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에 혐한 글… 교토부 지사 "차별 삼가라"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23일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일컬어지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현지 일부 네티즌이 혐한 글을 쏟아냈다. 이에 교토국제고가 소재한 교토부 지사가 직접 혐한 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교토부의 니시와키 다카토시 지사는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차별적인 투고는 있어서는 안 된다. 용서받지 못하는 행위”라며 “삼가라”고 했다. 이어 “소셜미디어 운영사 측에 차별적인 내용 등이 포함된 4건에 대해서는 이미 삭제 요청을 했다”며 “담당 부서가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니시와키 지사가 이런 언급을 한 건 교토국제고 우승 후 X 등에 혐한에 가까운 글이 다수 올라왔기 때문이다. 일본의 일부 네티즌들은 “교토국제고를 고교야구연맹에서 제명하는 것을 요구한다” “역시 한국어 교가는 기분이 나쁘다” “왜 다른 나라 학교가 나왔나” 등 단지 교토국제고가 한국계 학교라는 점을 문제 삼아 공격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교토국제고가 2021년 여름 고시엔 본선에서 4강에 처음 진출했을 때도 소셜미디어에 혐한 글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당시에도 교토부가 13건의 혐한 글 삭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엔 학교에 한국어 교가를 문제 삼는 협박 전화도 걸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 단체가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의 후신이다. 1958년 교토한국학원으로 재편해 한국 정부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로부터도 정식 학교로 인가를 받아 지금의 교토국제중·고교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일본인 학생 비율이 훨씬 높지만, 교가는 한국어로 돼 있다. 이번 교토국제고 우승 이후에도 고시엔 전통에 따라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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