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전조인 구름 나타나"... 日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정보 확산
‘거대 지진 주의’가 발령된 일본에서 “지진 구름[地震雲]이 생겼다” “곧 대지진이 온다” 등 과학적 근거 없는 가짜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어로 ‘지신구모’라고 하는 지진 구름은 대지진 발생 직전에 나타난다는 특이한 모양의 구름을 일컫는다. 지진학(地震學)에서는 비과학적 추정에 불과하다고 보지만 지난 8일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南海)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평상시보다 여러 배 높아졌다”는 주의를 내린 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불안감을 부추기는 글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12일 오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한 계정에는 “지금 나가사키현인데요, 이건 지진 구름?”이라는 글과 함께 전봇대처럼 곧게 선 듯 보이는 구름 사진이 올라왔다. “아침 6시 20분 도쿄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이상한 구름을 발견했네요. 모든 구름이 옆으로 흐르는데 딱 하나만 종단하는 모양입니다. 지진 전조가 아니길 빕니다”, “사이타마현 남부의 아침 6시 하늘입니다. 동서로 길게 뻗은 구름이 보입니다” 같은 글도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일본 소셜미디어에는 9일 이후 ‘#지진구름’ 해시태그를 붙인 글과 사진이 하루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8~10일 구글의 ‘지진 구름’ 검색량은 미에현·오이타현·미야자키현 순으로 많았다”며 “(난카이 해곡과 가까워) 대지진의 불안감이 큰 곳일수록 검색량이 많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8월 14일에 난카이 대지진이 일어납니다”처럼 아예 일시나 장소를 특정한 글도 적지 않다. 조회 수 200만회를 넘는 ‘가짜 예고’ 게시물도 있다. 일본 정부는 9일 라인야후, 엑스, 메타(페이스북), 구글 등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 4곳에 “지진과 관련한 가짜 정보에 적절히 대응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현대의 과학 기술로 지진 발생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일본 기상청이 발령한 ‘거대 지진 주의’도 공식 명칭은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다. 특정 기간에 대지진이 발생한다고 예고한 게 아니라, 통계를 근거로 발생 확률이 높아졌음을 알렸다는 의미다. 1904~2014년 전 세계에서 규모 7 이상 지진은 1437번 발생했고, 이후 진앙으로부터 50㎞ 이내 지점에서 규모 7~8 이상 지진이 7일 이내에 또다시 발생한 경우는 여섯 차례였다. 기상청은 지난 8일 난카이 해곡의 남서쪽 끝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여러 배 높아졌다고 알린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일시와 장소를 특정한 지진 예지 정보는 모두 헛소문이며 걱정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지진 구름과 관련해서도 “구름은 대기 현상이고 지진은 대지(大地) 현상으로 둘은 전혀 다르다. 지진이 구름의 영향을 받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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