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도 찜찜?… 허미미 꺾고 금메달 딴 선수 "유도 바뀌어야 한다"
‘독립투사 후손’ 허미미(22)가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결과였다. 허미미의 상대 선수 역시 심판의 모호한 판정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허미미는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유도 57㎏급 결승전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반칙패를 당했다.
허미미는 총 세 번의 ‘지도’를 받았다. 첫 번째는 소극적인 모습,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위장 공격이 이유였다. 허미미와 데구치는 경기 초반 탐색전을 이어갔고, 심판은 56초 두 선수 모두에게 지도를 부여했다.
허미미는 이후 줄기차게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분 4초쯤 심판은 허미미에게 두 번째 지도를 부여했다. 유도는 상대의 공격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시도하면서 쓰러지는 동작을 취하기도 한다. 이를 위장 공격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선수가 그 상황을 면피하고자 ‘방어를 위한 공격’을 했을 때 위장 공격 지도를 준다. 실제 허미미는 결승에서 업어치기를 시도할 때 몇차례 한 팔밖에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허미미는 두 번째 지도를 받은 이후 유의미한 공격을 많이 해냈다. 상대를 향해 전진하고 어깨를 넣고 팔을 잡아당기며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심판은 연장 2분 38초 허미미에게 세 번째 시도를 꺼내 들었다.
반칙승을 거둔 데구치는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잠시 허공을 바라봤고, 매트에서 내려와 코치의 축하를 받고 나서야 미소를 지었다. 이후 데구치는 시상식이 끝난 뒤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데구치는 ‘지도 판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어려운 질문”이라고 했다. 이어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지도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바꿔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위장 공격에 대한 판정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온라인에서도 심판 판정을 향한 불만이 나왔다. 허미미가 계속 공격하자 당황한 데구치가 심판을 바라본 장면을 두고 “누가 심판을 간절하게 바라보는지 싸움인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경기를 주도한 것처럼 보였던 허미미에게 지도를 준 결정에 대해서는 “유도 룰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재미가 없어졌다”고 했다.
조구함 SBS 해설위원은 “왜 데구치에게 지도를 안 주는지 모르겠다”며 “왜 적극적으로 공격한 허미미에게만 지도를 주냐”고 말했다. 김미정 한국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도 “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미미가 절대 위장 공격을 들어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미미가 주저앉고 안 일어난 것도 아니고 계속 일어나서 공격했는데…”라며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당사자인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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