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결과 예단 말고 모든 가능성 대비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107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그는 “당과 국가를 위해 도전을 포기한다”고 했다. 바이든은 지난달 27일 트럼프와 한 첫 TV 토론에서 인지력 문제를 노출한 이후 하차가 예상돼 왔다. 후보 공식 지명만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은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 13일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총격을 당한 지 8일 만에 미 대선 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바이든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미 대선 승패를 가르는 경합주 6~7곳에서 해리스가 트럼프와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민주당은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다. 지금 미국은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분열이 극심하다. 미 대선은 막판까지 ‘시계 제로’일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사퇴는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의 대외 정책은 대부분 바이든 행정부와의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 했다. 작년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린 데는 한·미 정상 간 신뢰가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바이든 사퇴로 윤석열·바이든 공조가 재개될 가능성 자체가 사라졌다. 트럼프 재선보다는 영향이 적겠지만, 민주당 새 후보도 바이든의 외교·안보·통상 정책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벌써 반도체·배터리 보조금 축소를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보조금을 약속한 바이든이 사퇴하자 우리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 경제’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민주당 새 후보가 이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다. 푸틴 손을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침략이 보란 듯 성공하면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새로운 ‘미·북 쇼’를 재개한다면 우리 안보의 불확실성은 더 커진다. 미국 민주당 새 후보 역시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바이든과는 차별화된 다른 대외 정책을 들고나올 수 있다. 정부는 모든 경우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국가안보실·외교부·국정원뿐 아니라 경제 부처와 대규모 투자로 미국 내 영향력이 커진 대기업들의 지혜를 모아 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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