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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트럼프를 구했다"... 피격 이후 지지자들 대결집 예상

太兄 2024. 7. 14. 16:27

"신이 트럼프를 구했다"... 피격 이후 지지자들 대결집 예상

4개월 앞 美대선 미칠 파장은
전당대회 불과 이틀 전 발생, 지지자 강력 결집
바이든은 곤혹, 국면 전환 쉽지 않을 듯

입력 2024.07.14. 12:53업데이트 2024.07.14. 15:36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총격을 받고 무대에서 퇴장하던 중 청중을 바라보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13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총격을 당한 가운데, 선거를 4개월 여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이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수 진영에선 선거 기간 최대 이벤트 중 하나인 전당대회를 불과 이틀 앞두고 벌어진 이번 일로 이른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이 결집, 폭발적인 컨벤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TV토론 참패 후 당 안팎의 퇴진 요구에 직면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 테러의 피해자가 된 트럼프 앞 국면 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총격 이후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아 무대를 내려가던 도중 청중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며 ‘나는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이름을 외치며 “싸우자”고 소리를 질렀다. 이후 트럼프의 생명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자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주먹을 쥔 트럼프 사진을 공유하며 “신이 트럼프를 구했다” “신이 승리한다” “트럼프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환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등 주요 인사들의 지지 선언도 잇따랐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믿을 수 없다”며 “하나님이 미국을 축복하시기를!”이라고 했다.

바이든이 닷새 전 “트럼프를 과녁의 중앙에 넣자”고 말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바이든이 고액 기부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본인 거취를 얘기하는 대신 트럼프를 공격하는 데 집중하자며 한 말인데, 강경 보수 인사들이 이 발언을 바이든을 공격하는 재료로 삼으며 지지자 결집을 유도했다. 유력한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 캠프의 대전제는 트럼프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할 권위주의적 파시스트라는 것”이라며 “이런 수사(修辭)가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로 이어졌다”고 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 라시비타는 “바이든을 투표로서 심판해달라”고 했고, 마이클 콜린스 하원의원은 사건이 벌어진 버틀러카운티의 공화당 소속 검사가 “바이든을 암살 선동 혐의로 기소하라”고 했다.

오는 15일(현지시각)부터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릴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한 컨벤션 센터 젼경. /AP 연합뉴스

트럼프는 15~18일 경합주 위스콘신의 밀워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때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당원과 지지자들 입장에서 보면 바이든 정부의 ‘탄압’을 받아온 트럼프가 날아오는 총알도 피해가며 살아남아 ‘대관식’을 갖는 완벽한 서사 구조가 갖춰졌다. 트럼프가 첫날 발표할 부통령 후보에도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며 나흘간 강력한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으로 뉴욕 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을 때도 성난 지지자들이 결집하며 후원금이 48시간 만에 7000만 달러(약 960억원) 이상 쏟아진 적이 있다.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탄압을 위해 법과 제도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 측과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다. 전당대회를 주관하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는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입장에선 TV토론 이후 당 안팎에서 3주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후보 교체론’이 잠시나마 잦아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바이든이 가장 공을 들여온 곳 중 하나인 경합주 펜실베니아에서 일어났고, 테러의 피해자가 된 트럼프가 누릴 정치적 효과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트럼프가 이런 프레임으로 선거 캠페인을 끌고 갈 경우 바이든이 국면 전환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말을 맞아 델라웨어주에 머물던 바이든은 트럼프 총격 후 백악관으로 긴급 이동해 상황을 챙겼고, 백악관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통화가 이뤄졌다”고 했다. 바이든 캠프는 언론에 “트럼프를 비판하는 내용의 지지자 메시지 발송을 일시 중단하고, TV 광고도 최대한 빨리 내릴 예정”이라고 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의원들은 이날 총격 사건으로 백악관으로 가는 트럼프의 길이 쉬워진 것은 물론, 상·하원 선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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