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젤렌스키 소개하며 "푸틴 대통령"…해리스엔 "트럼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지칭하는 실수를 한 뒤 급하게 정정했다. 뒤이은 기자회견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부르는 실수를 했다. 지난달 TV 대선 토론 ‘참패’ 이후 고령 이슈가 전면에 불거진 가운데 미 언론들은 또 다시 그의 인지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이를 보도하고 있다. 대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소한 실수도 그의 건강 우려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11일 바이든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의 일환으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인사말을 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넘기면서 “신사·숙녀 여러분, 푸틴 대통령”이라고 잘못 소개 했다.
그는 “이제 저는 결단력만큼이나 용기를 가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이 자리를 넘기고 싶다”며 “신사 숙녀 여러분, 푸틴 대통령입니다”라고 한 뒤 실수를 깨달았다.
연단을 떠나려던 그는 “푸틴 대통령?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패퇴시켜야 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어 “푸틴을 패배시키는데 너무 집중했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젤렌스키는 “내가 더 낫다”고 웃으면서 받아쳤고, 바이든도 “훨씬 더 낫다”고 했다.
실수를 곧바로 정정하긴 했지만 고령 문제로 인한 ‘인지력 논란’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바이든이 푸틴의 이름을 부르자 대형 스크린으로 상황이 실시간 중계되던 나토 정상회의 기자실에서는 “오 마이 갓(Oh my God)” 등 기자들의 탄식 소리가 잇따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보다 더 부적절한 타이밍은 없었을 것”이라며 ABC, CBS, NBC 등 주요 방송 등이 모두 해당 영상을 저녁 뉴스에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이날 미국 시각 오후 5시 30분에 자신에게 제기된 ‘고령 리스크’로 인한 ‘후보 교체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지만 2시간 가까이 진행되지 않다가 7시30분쯤 시작됐다. 바이든은 이 기자회견 초반에도 해리스의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해리스의 잘못)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애초에) 부통령으로 뽑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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