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확성기 튼 게 중대한 法위반? 野, 헌법 65조 우롱"
"尹탄핵 청문회 위헌" 비판 제기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예정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정쟁(政爭)을 위해 헌법 65조를 농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는 야당 단독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 청문회 실시 계획서와 김건희 여사 등 39명을 청문회 증인으로 부르는 안건을 처리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헌법 65조와 국회법 등을 위반한 위헌·위법적 요소가 많다”는 비판이 나왔다.
헌법 65조는 고위 공직자 탄핵과 관련된 조항이다. 대통령 등에 대해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어떤 행위가 탄핵 소추가 될 만한 ‘헌법·법률 위배’에 해당하느냐가 관건인데, 법조인들은 “이번에 청문회 대상이 된 의혹 5개 모두 탄핵 소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청원에 올라온 5가지 탄핵 사유는 해병대원 사건 수사 외압, 명품 가방 수수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일본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부정,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전쟁 위기 조장,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방조다.
법조인들은 “대통령 탄핵이 장난도 아니고 일단 청문회를 열어 놓고 망신 주기를 하자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심리하면서 대통령 탄핵 사유 요건에 대한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헌재는 대통령 재직 중에 이뤄진 법 위반 행위만이 소추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직무 행위로 인한 모든 사소한 법 위반을 이유로 파면해야 한다면, 법익(法益) 형량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모든 법 위반의 경우가 아니라,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를 말한다”고 했다.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대북 확성기 재개 같은 사유가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하느냐”며 “이건 위헌 청문회”라고 했다.
이번 청문회가 국회법 위반이라는 해석도 많다. 국회법 123조에는 ‘재판에 간섭하는 내용’의 청원은 접수하지 않는다고, 청원법 6조에는 수사·재판 등의 사안은 처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윤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 5개 가운데 상당수는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다. 윤 대통령이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일도 있다.
절차적 위법성도 문제라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탄핵은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뒤에 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에 회부해 조사할지를 의결해야 하는데 이번 민주당의 청문회는 이런 절차를 다 위반했다는 것이다. 헌법학자인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탄핵 소추는 국회의 행정부 견제를 위해 마련됐지만, 대통령의 경우 국정의 지속성과 안정성 때문에 소추 요건이 일반 공무원보다 훨씬 엄격하다”면서 “민주당이 청문회를 열 수는 있을지 몰라도, 지금 민주당의 공세는 헌법의 취지를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10일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은 국회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이 처리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 건은 청와대 청원이고 이번 건은 국회 청원이기에 국회에서 국회법대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위법한 청문회라 증인들은 출석 의무가 없다”며 “민주당이 불출석한 증인들을 고발하거나 겁박한다면 정청래 위원장과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무고·강요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헌재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헌법 65조
헌법 제65조는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 등 주요 고위 공직자에 대한 탄핵 소추의 요건과 절차, 효과 등을 규정한 조항이다. 대통령에 대해서는 다른 고위 공직자의 경우와 달리 재적 의원 과반수 발의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탄핵 소추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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