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은 대남 정치 심리전, 강력하되 냉정한 대응을
북한이 5일 오전 9시부터 두 시간에 걸쳐 서해 백령·연평도 쪽으로 200여 발의 포사격을 했다. 모두 NLL 이북 해상에 떨어졌다.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은 6시간 뒤인 오후 3시쯤 이뤄졌다. 북의 2배인 400여 발을 쐈다지만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북한 도발 시 ‘선조치 후보고’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더니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북이 새해 벽두부터 무력 시위에 나선 것은 김정은이 지난달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북한은 대남 도발로 우리 사회에 부담을 지워 존재를 과시하고 향후 협상 국면에서 우세한 위치에 서려고 한다. 휴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는 대남 전략이다. 그런 도발 시점으로 가장 좋은 것이 한국의 선거다.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한 것도 우리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였다. 4월 총선을 앞두고도 우리 사회에 안보 불안 심리를 증폭시키고 그 책임을 정부에 돌리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천안함 공격과 같은 은밀한 군사 도발, 사이버 공격, 전술 핵탄두 실험, 투개표 시스템 해킹 등이 예상된다. 11월에는 미국 대선이 있다. 태평양을 향해 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하는 도발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한·미의 주요 정치 일정을 겨냥한 북의 도발이 이어질 경우 우리 사회에 다시 ‘전쟁이냐, 평화냐’ 같은 남남(南南)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북이 바라는 결과다. 북의 도발 목적은 군사적 전과라기보다는 이와 같은 대남 정치, 심리전이다. 북은 우리 군의 본격적 반격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우리 군이 그런 반격에 나서게 될 선을 넘지는 않으면서 대남 정치적 심리적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이 의도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강력하게 대응하되 냉정함을 유지해 북의 의도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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