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비는 푸른색, 왕세자비는 붉은색 옷…태극기 상징하는 ‘컬러 외교’
데일리 텔레그래프 “왕비와 왕세자비의 현명한 외교적 메시지” 평
21일 영국 런던의 호스 가드 광장(Horse Guards Parade)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 환영식에서 눈길을 끈 것 중 하나는 커밀라 왕비의 짙은 청색의 코트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Pricess of Wales)가 입은 진홍 빛 망토와 드레스가 이루는 조화였다.
국빈을 환영하는 행사는 영국의 고위 왕족들이 참여하는 공식 의무 중에서도 가장 정점(頂點)에 있는 행사로, 가장 왕족처럼 보여야 하는 행사다. 물론 빨간 색과 파란 색은 태극 문양의 색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케이트 왕세자비의 국빈 방문 환영 의상은 현명한 외교적 메시지로, 왕비와 왕세자비가 서로의 의상을 조율했다”고 평했다.
이 신문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는 “군주로 믿어지려면, 그렇게 보여야 한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평소 금언에 동의하듯이, 이날 국빈 방문 환영식장인 호스 가드 광장에 멀리서도 확연히 눈에 띄는 빨간 색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왕세자비는 챙이 넓은 모자부터 드레스와 매듭(bow)으로 모은 망토(cape), 구두, 지갑까지 모두 다홍색(scarlet) 차림이었다.
왕세자비는 2021년 말 자신이 주최한 한 크리스마스 캐롤 행사에서도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적이 있지만, 이번엔 망토(cape)를 걸쳤다.
그의 의상은 런던 첼시의 디자인 아틀리에인 캐서린 워커의 작품으로, 이 디자인 아틀리에는 케이트 미들턴이 왕국 왕실의 일원이 된 이래로, 또 그 이전에는 다이애나 공주(왕세손비ㆍ윌리엄 왕세자의 어머니)의 공식 행사 의상을 담당했다고 한다. 챙이 넓은 빨간 모자는 제인 테일러의 작품이다.
텔레그래프는 “케이트의 진홍빛 의상은 카밀라 왕비의 푸른색 의상과 조화를 이루고 두 색은 태극 문양과 우주의 음양(陰陽)의 조화를 의미한다”며 “이날 왕세자비 의상은 지금까지 공개 석상에서 보인 의상 중에서 가장 성숙해 보이는 의상의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왕세자비는 이 의상에 다이애나 공주가 소유했던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착용했다.
영국의 색상 전문가인 줄스 스탠디시는 이 신문에 “커밀라의 고요하고 차분한 의상과 케이트의 열정적이고 즐거운 룩(look)은 멋진 조화를 이루며, 강력하고 멋진 환영 인사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의 이날 의상을 디자인한 사이드 사이러스는 과거 이 신문 인터뷰에서 “고객이 세계 무대에서 입는 의상은 전적으로 의도를 담아 디자인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다이애나 공주가 1986년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에는 매의 문양이 수놓아진 드레스를 입었다. 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조(國鳥)다. 디자이너 사이드 사이러스는 과거 텔레그래프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와도 그 일화를 나눴고, 국제 무대에서 입는 의상에서는 나라마다 상징을 발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둔 준비 과정에서 그런 논의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저녁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선 커밀라 왕비는 붉은 색 벨벳 드레스를,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는 흰 색 드레스를 입었다. 커밀라 왕비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때 제작된 붉은 버마산(産) 루비와 다이아몬드들이 박힌 왕관(tiara)을 썼다. 커밀라 왕비가 이 왕관을 쓴 것은 처음이며, 또 빅토리아 여왕의 부군이었던 앨버트 공이 아내를 위해 디자인한 붉은 빛의 루비 목걸이를 착용했다.
영국의 보석 전문가이자 역사가인 로런 키어너는 피플 지에 “붉은 색이 한국의 국가 색 중 하나인 것을 고려할 때 적절한 선택이었고, 전체적으로는 앞선 두 군주 시대의 역사성을 보석의 형태로 표현했다”고 평했다.
무궁화 수놓은 캐시미어, 처칠 연설집, 위스키…찰스3세가 尹대통령에 준 선물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찰스 3세 국왕이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연설집과 위스키, 무궁화를 수놓은 파시미나(최고급 캐시미어) 등을 선물했다고 더타임스등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과 찰스 3세는 영국 버킹엄궁에서 오찬을 하고 선물을 교환했다. 찰스 3세는 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영국 총리의 연설집 ‘조류를 막으며(Stemming the Tide)’를 윤 대통령에게 건넸다. 처칠의 1951~1952년 연설문 모음집으로 헌정 라벨이 부착됐다고 알려졌다.
찰스 3세는 또 윤 대통령에게 스코틀랜드 아일라(Islay)의 싱글몰트 위스키 ‘라프로익’을 선물했다. 찰스 3세가 2008년 라프로익 증류소를 방문했을 때 서명한 통에서 숙성한 한정판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찰스 3세는 로열 사이퍼(Royal cypher·국왕 이름 이니셜)와 국빈 방문 날짜가 새겨진 크리스털 소재 위스키 디캔터, 윤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견 이름들이 수놓아진 파시미나 등을 선물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시사 일반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옷 주머니에 틀니비용 넣은 프란체스카…며느리 “어머님의 스위스 비밀 은행” (0) | 2023.11.22 |
---|---|
尹 “영국엔 비틀즈·베컴, 한국엔 BTS·손흥민” 英의회 영어 연설 (0) | 2023.11.22 |
北 “정찰위성 성공적 발사, 궤도에 정확히 진입” (0) | 2023.11.22 |
전두환 대통령의 유해 11월 ''23일''안장 (0) | 2023.11.21 |
- 저기 야산 신작로 굽어도는 길 - (0) | 2023.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