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정부 주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업계 "용인·평택 증설로 충분, 시황 보고 결정해야" 외7.

太兄 2026. 7. 1. 21:15

정부 주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업계 "용인·평택 증설로 충분, 시황 보고 결정해야"

AI가 바꾼 메모리 산업 공식
수퍼사이클에도 "용인·평택만으로도 충분"
호남 전공정 팹, 최적 해법일까

입력 2026.07.01. 06:00업데이트 2026.07.01. 10:50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 급증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호남권에 첨단 메모리 전공정 팹을 포함한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면서 업계 안팎에서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최첨단 평택 캠퍼스에 P4, P5 등 '괴물급' 생산 공장에 용인 클러스터 가동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에 호남 클러스터 추가 투자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한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서버용 D램 수요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기 남부 일대에 구축 중인 메가 클러스터만으로도 상당한 수요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과, 장기적인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신규 거점 확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광주 북구와 장성면 일대에 AI 중심 도시로 조성 중인 첨단3지구 공사현장./뉴스1

◇ AI가 바꾼 메모리 산업 공식

정부가 신규 거점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AI가 촉발한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서버 한 대당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HBM은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5년 2000억달러에서 2030년 8000억달러로 확대되며 5년 만에 4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확산 속도를 HBM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메모리가 AI 시대 핵심 병목 요소로 부상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확장과 함께 최첨단 메모리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메모리 업황의 구조적 변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위원은 "HBM과 AI 서버용 메모리 비중이 확대되면서 메모리 수요처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다"며 "메모리 사이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 PC나 스마트폰 중심의 D램 시장과는 성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 공급계약이 확대되고 고객 맞춤형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과거처럼 단순 생산량 확대를 위한 대규모 증설보다 기존 첨단 생산라인의 효율적 운영과 기술 고도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팹(공장)이자 EUV(극자외선) 공정이 적용된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삼성전자 제공

◇ AI 수요 폭증에도 "용인·평택이면 충분"

다만 업계에서는 수요 증가 전망이 곧바로 신규 클러스터 건설의 필요성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투자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약 360조원을 투입하는 용인 국가산업단지에는 총 6개의 첨단 반도체 팹이 들어설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22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4개의 대형 팹을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의 핵심 확장 라인인 P4와 P5까지 감안하면 생산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P5는 클린룸 6개를 갖춘 3층 구조로 계획돼 있어 기존 P4보다 생산 공간이 약 1.5배 큰 초대형 라인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생산 거점은 평택 P4와 P5를 우선순위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돼 왔으며, 시황과 수요에 맞춰 투자를 집행한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평택 캠퍼스의 완성판은 P4와 P5"라며 "두 라인이 모두 본격 가동될 경우 최첨단 D램 생산능력이 경쟁사 대비 2.5~3배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면 2027년, 늦어도 2028년에는 P4·P5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시점이면 AI 인프라 수요가 지속되더라도 메모리 수급은 점차 균형을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용인 10개 팹과 평택 증설 계획이 모두 완료될 경우, AI 시대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더라도 기존 메가 클러스터 증설만으로 상당 부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용인과 평택에서 계획 중인 생산능력만 해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라며 "우선은 기존 메가 클러스터를 완성한 뒤 실제 수요 증가 속도를 보면서 추가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수도권 클러스터 조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용인 국가산단의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 지원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용인 클러스터의 조기 조성이 향후 국내 메모리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1100조 청사진, 현실화 조건은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방 거점을 다변화하고 국가 차원의 산업 기반을 선제적으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수도권에 생산시설이 지나치게 집중될 경우 자연재해나 대규모 정전 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좌교수)은 "반도체 인프라 구축에는 통상 7년 안팎이 걸리는 만큼 산업단지와 기반시설은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대만 역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뒤 실제 수요에 맞춰 투자를 집행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프라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제 팹 투자 여부는 향후 수요와 시장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호남권 전공정 팹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미 추진 중인 용인 클러스터조차 토지 보상과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 클러스터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 국가 인프라 자원과 전문 인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류 효율성 역시 변수다. 정부 계획대로 호남에 전공정 팹이, 충남 천안·온양에 후공정 시설이 들어설 경우 웨이퍼 이동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생산 거점 간 이동 과정에서 물류 비용 증가와 공급망 운영 효율성 저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메모리 업사이클이 5년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전공정과 후공정, 협력사 생태계까지 고려하면 우선 기존 메가 클러스터를 계획대로 완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1100조원 규모의 투자 청사진이 제시된 만큼 향후 집행 과정에서 호남권 전공정 팹이 산업적으로 경쟁력 있는 생산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정량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AI 수요 증가 전망뿐 아니라 기존 수도권 메가 클러스터의 증설 여력, 전문 인력 수급, 전후공정 간 물류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文 "집안 단합" 李 "외연 확장"... 靑오찬서 미묘한 온도차

1일 靑 회동서 '통합' 한목소리, 각론에선 달라
文, "당내 단합이 출발점" 내부 결집 강조한 듯
李, "구조적 다수 향한 확장" 외연 확장에 방점
8월 전당대회 과열에는 모두 우려

입력 2026.07.01. 14:08업데이트 2026.07.01. 15:41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한목소리로 ‘통합’을 외쳤다. 다만 이를 풀어 가는 해법과 지향점을 두고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갈등의 과열 양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하면서도, 문 전 대통령은 ‘포용을 통한 당내 결집’을, 이 대통령은 ‘정권 중심의 외연 확장’을 각각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오찬 회동에 입장하고 있다./뉴스1

◇ 文 ‘집안 단합이 먼저’ vs 李 ‘외연 확장’

문 전 대통령은 통합의 출발선을 ‘당 내부’로 뒀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려면 역시 어떤 당내의 단합, 이게 이제 출발점”이라며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서 민주 개혁 진영, 그리고 빛의 혁명(촛불 혁명)을 함께했던 그런 세력들과의 더 큰 단합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명(비이재명)계나 친문(친문재인)계가 소외되는 걸 우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당의 뿌리를 형성해 온 전통적 주류 세력들을 전방위로 아울러야만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 대통령은 당내 역학관계의 조율보다는 세력의 ‘외연적 팽창’에 무게를 실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민주 정부가 이제는 국가 전체를 책임져야 할 주요 세력이 됐다”며 “아무도 걱정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함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또 그 기반 위에서 우리가 구조적 다수를 향해서 좀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당내 계파 배분보다는 현재의 주류 세력을 중심으로 ‘뜻을 같이하는’ 지지층을 넓혀, 차기 대선과 국정 운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구조적 다수’를 형성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정서가 깔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에 앞서 차담을 하고 있다./뉴시스

◇8월 전당대회 과열은 모두 우려

두 사람이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도 ‘단합’을 거듭 강조한 배경에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걷잡을 수 없이 과열되고 있는 계파 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 친명과 친청(친 정청래)의 감정적 골까지 깊어지면서 자칫 전당대회가 ‘진영의 축제’가 아닌 ‘공멸의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문 전 대통령은 내부 다툼으로 국정 동력이 상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대통령에게 “더 큰 리더십으로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고, 이 대통령 또한 “속이 단단해야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두고 이구동성 찬사… “재생에너지 인프라 덕분”

두 사람은 최근 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서남권(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를 두고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전 대통령이 “이번 광주·전남 행사를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우리 정부 때 서남해 지역에 신재생에너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많이 구축해 둔 것이 기반이 되어 대형 반도체 프로젝트와 RE100 산단이 그리로 가게 됐다”고 축하를 건넸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전 정권(윤석열 정부)의 실책을 꼬집으며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유산을 높이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전적으로 문 대통령께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해 놓으신 덕분이다. 그 인프라가 없었다면 새롭게 시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적대화하고 의심해 수사하는 등 박해했지만, 결국 이어져 온 민주 정부의 성과가 새로운 과실로 나타난 것 같아 참 다행스럽다”고 짚었다.

◇李 “윤석열 정부 때, 文 정부 성과 많이 훼손”

이 대통령은 “제가 (집권한 지) 1년 남짓 됐는데, 그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님께서 5년 동안 만든 성과가 많이 훼손됐다. 외교·안보·남북관계·경제·문화 할 것 없이 너무 많은 것들이 망가졌다”며 “이를 정상화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께서 하신 일과,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만든 것들은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큰 성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잘 못 느끼다가 많이 훼손되고 나니 느껴진다. 그래서 계속 열심히 복구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남북 관계와 관련, “해외 정상들을 만나고, 남북관계를 대하며 느낀 게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남북관계가) 망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적대감과 대결 의식이 한두 해 정성을 들이거나 입장을 바꿔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특히 지금 계속 (조사) 결과들이 나오긴 하지만 이 군사 쿠데타·친위 쿠데타를 위해 북쪽을 이 군사적으로 압박한 게 정말 너무 컸던 것 같다. 너무 많이 쌓여 있다”면서도 “민주 정부들이 해왔던 햇볕정책 등 남북 평화 공존 정책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 잘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격무에 시달리는 이 대통령의 건강을 염려하며 “대통령의 건강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공재”라며 한숨 돌릴 것을 권했고, 이 대통령은 과거 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치과 치료 일화를 유쾌하게 꺼내 들며 화기애애하게 화답했다. 이날 20여 분간 공개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비공개 대화로 전환해 논의를 이어갔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을 하고 최근 민주 진영 내의 강성 지지층 간 갈등과 관련해 가짜 뉴스와 조롱 섞...
 
8월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송영길 의원이 1일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 회동과 관련해 “단합과 확장...
 
이재명 대통령이 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민어탕과 비빔밥 등을 함께한다. 청와대는 ‘통합의 밥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

 

반도체 클러스터 "정권 임기 내 완공", 52시간 규제부터 풀라

조선일보
입력 2026.07.01. 00:20
대한민국 제1호 광역행정통합 자치단체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이 7월 1일 0시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3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청사에 반도체 투자를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이번 정부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도전할 것”이라며 “일본 구마모토 사례처럼 2년 안에 기반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은 파격적 보조금과 원스톱 행정 지원으로 공사 기간을 5년에서 28개월로 줄인 초고속 완공의 상징이다. 국가 미래가 걸린 반도체 전쟁에서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미 벌여 놓은 용인·평택 클러스터부터 마무리하고 호남 클러스터도 속도감 있게 실행에 옮겼으면 좋겠다.

당초 삼성전자의 300조원 규모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의 120조원 규모 일반산단, 그리고 이미 가동·증설 중인 삼성 평택캠퍼스를 합친 용인·평택 라인은 세계 최대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로 반도체 패권을 위한 핵심 기지다. 그러나 부지 조성 절차 조율, 주민의 토지 보상 반발, 남한강 공업용수를 둘러싼 지자체 간 갈등 등이 중첩되면서 첫 삽을 뜨는 데만 무려 6년이 지연된 상태다. 강 실장 말대로 반도체 클러스터를 임기 내 실현해 보이려면 기존 용인·평택 클러스터 진행을 막고 있는 장애물들을 신속하게 제거해야 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용인 일반산단은 국가산단이 아니란 이유로 인프라 국비 지원이나 특별법상의 특례 대상에서 소외돼 있다. 기존 프로젝트의 발목은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에 묶어둔 채 새로운 청사진만 추진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다.

정부가 속도전의 롤모델로 제시한 일본 구마모토나 대만 가오슝의 TSMC 공장 사례는 결코 정부의 구호만으로 이루어진 기적이 아니다. 가오슝과 구마모토는 원래부터 물과 전기가 남아돌던 입지였고, 여기에 지자체가 명문 외국인 학교나 이중언어 국립실험고 같은 최고 수준의 맞춤형 교육 시설과 주거 여건을 통째로 지원했기에 핵심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뭐니해도 반도체 조기 완공의 핵심 동력은 24시간 3교대로 밤낮없이 현장을 돌려 공기를 파격적으로 단축한 노동의 유연성이었다. 우리는 엄격한 주 52시간제 틀을 그대로 두고 있다. 진정 속도전을 원한다면 반도체 건설 현장과 핵심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 예외 규정을 과감하게 적용해야 한다. 막혀 있는 용인·평택의 규제 매듭을 풀고, 노동 규제 혁파라는 진짜 카드를 꺼내 들지 않는다면 800조원의 거대한 약속은 허황된 정치적 수사로 표류할 뿐이다.

 

동탄·기흥·구리 뒷북 규제, 집값 못 잡고 풍선 효과만

조선일보
입력 2026.07.01. 00:10업데이트 2026.07.01. 09:44
그래픽=백형선

정부가 경기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 구리시를 주택 거래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한꺼번에 묶은 지 8개월 만에 규제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이번 추가 지정은 정부 스스로 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지난해 경기 하남과 성남, 용인 수지 등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규제를 받지 않는 동탄·기흥·구리 집값이 뛰었다. 기존 규제지역 집값도 대책 발표 후 두세 달 주춤했을 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규제가 집값을 잡기는커녕 새로운 과열 지역을 만들어내는 풍선 효과만 낳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규제지역 지정이 정부의 유망 지역 보증서”라는 냉소적 반응까지 나온다.

정부의 고질적 뒷북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구리·동탄·기흥의 지난 2~4월 집값 상승률은 각각 4.16%, 3.04%, 2.7%로 모두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정부는 4월 통계가 공개된 5월 15일부터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었지만, 한 달 넘게 손을 놓고 있었다. 그 사이에 삼성 반도체 성과급 노사 협상이 타결되고 1인당 5억원 사내 대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이 많이 사는 이들 지역 집값이 급등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불리한 규제지역 지정을 미뤄 집값 폭등을 방치했다는 의심이 든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인 공급 부족에 대한 대책 없이 대출 규제나 세금 인상, 갭투자 금지 같은 수요 억제책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 주택 보급률은 102.9%였지만, 서울은 93.9%로 전국 최저였다. 게다가 서울 주택의 28%는 지어진 지 30년 넘은 노후 주택이다. 소득 수준 상승으로 양질의 주택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뒷받쳐주지 못하니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주택시장은 안정돼야 한다. 하지만 세금이나 대출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면 전 세계 모든 정부가 성공했을 것이다. 정부는 시장에 끌려다니며 규제지역을 늘리는 뒷북 처방에서 벗어나 정책의 중심을 공급 확대로 전환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그린벨트 해제 등 그동안 금기시했던 정책 수단까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다.

 

4번째 상임위장 일방 선출, 대통령 만찬 일정 때문에 서둘렀나

조선일보
입력 2026.07.01. 00:00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 구성 강행 규탄대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3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제사법위원장 등 11개 상임위 위원장에 자기당 의원들을 선출했다.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했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일방적으로 상임위원장을 뽑은 것이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은 이번이 4번째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에는 18개 상임위를 모두 독식했고, 2024년과 작년에는 국힘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임위원장을 뽑았다. 민주당은 이날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도 강행했다. 김민석 총리에 이은 두 번째 일방 처리다. 민주당 출신 조정식 국회의장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해줬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은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었다. 6·3 지방선거 전에는 6년 전처럼 상임위 18개를 모두 가져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6·3 선거에서 민주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두면서 조금은 바뀌지 않겠는가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이 “성공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결과”로 평가했고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민의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살피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 주말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일방적으로 작성해 국힘에 통보했을 때만 해도 야당을 압박하려는 제스처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을 일방 통과시키는 폭거를 또 다시 되풀이했다.

설사 합의를 기대하기 힘들다 할지라도 며칠이라도 더 시간을 두고 타협하려는 자세를 보일 수 없었나 아쉽다. 집권당의 조급함과 야박함이 도드라져 보인다. 오늘로 예정된 대통령과 민주당 원내대표의 만찬 때문에 강행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설명도 들린다. 대통령에게 향후 원내 대책을 보고하는 자리에 상임위 구성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참석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집권당이 대통령을 받드는 자세가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도출하는 통합의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뜻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정당을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불러 왔다.

 

충무로역 인근 세운지구, 999가구·개방형 녹지 갖춘 복합단지로

입력 2026.07.01. 15:50업데이트 2026.07.01. 16:27
세운 6-4-1구역 조감도. /서울시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제6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4-1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일 밝혔다.

대상지는 충무로역 인근 일반상업지역으로, 서울시는 이 일대를 대규모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판매시설, 생활SOC, 개방형 녹지를 갖춘 주거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세운지구 남측의 새로운 주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1만9418.2㎡ 규모의 촉진구역을 새로 지정하고 주거·업무·상업 기능이 결합된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데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이곳에는 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999세대가 들어선다. 특히 지상 1층에는 판매시설을 배치하고 인근 도심공원과 개방형 녹지공간을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공공임대산업시설을 마련해 기존 도심산업 세입자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등 기존 산업 종사자와의 상생 방안도 계획에 담겼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세운지구 남측의 노후 저이용지를 도심 주거, 녹지, 산업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질의 도심 주거와 녹지 공간을 확충하고 기존 도심 산업과의 상생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종묘의 가치 훼손을 이유로 종로구 세운4구역 개발을 반대하면서 태릉 앞 노원구 태릉골프장(태릉CC)에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
 
세운4구역 주민들이 “정부가 개발 사업 계획에 제동을 걸어 손해를 보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지난 26일 국가와 ...

'李 명예훼손 혐의' 모스탄, 검찰 송치

변호인단 "출국 정지 연장은 적법절차·비례의 원칙 위배"

입력 2026.07.01. 18:07업데이트 2026.07.01. 18:50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24일 개표소 봉쇄 시위가 열리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발언하는 모습./뉴스1

이재명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청 사이버수사대는 탄 교수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탄 교수는 그동안 한국의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옹호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살인 사건에 연루돼 소년원에 수감됐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됐다.

한편 이날 탄 교수 변호인단은 “대한민국 법무부가 모스 탄 전 대사에 대한 출국 정지 처분은 7월 31일까지 재연장했다”며 “법률적·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부당한 공권력 남용으로 규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경찰은 법무부에 탄 교수에 대한 출국 정지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출국 정지는 6월 30일까지였는데, 이번에 재연장된 것이다.

입장문에서 변호인단은 “이미 수사 절차가 종료되었음에도 출국 정지를 재연장하는 것은 헌법상 적법 절차 원칙과 비례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했다. 이어 “미국 고위 공직을 역임한 인사를 장기간 부당하게 억류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인권 보장 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외교적 오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최근 비공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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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선관위 맹폭 "가족 채용 소굴… 안 부끄럽나"

김남희 "청년들 불공정하다고 느껴, 첫 한 표 지키지 못했다"

입력 2026.07.01. 17:43업데이트 2026.07.01. 18:10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투표용지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침해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여야는 1일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 관리로 국민 참정권 침해 상황이 벌어졌다며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다만 사전투표제 폐지나 올림픽공원 점거 사태 등의 이슈를 놓고는 이견을 보였다.

이날 2차 기관보고에는 지난달 1차 기관보고 때와 달리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 증인 55명과 참고인 3명이 대거 출석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에서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선거 당일 상황실로 접수된 항의 전화 또는 민원 상세 내역을 달라고 했더니 접수 관리하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고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서범수 의원도 “오늘 보고를 앞두고 전날 오후 6시 18분에 2권의 자료가 왔다. 확인하기 위해 선관위에 연락하니 일과시간 후라는 자동 응답 소리만 들렸다. 여전히 철밥통”이라고 맹비난했다.

여야는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 관리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질의하는 김남희 민주당 의원. /뉴시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이번 개표소 시위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양상을 보였다. 6월 6일과 7일 잠실 핸드볼경기장 앞에 모인 시위대 2만 6000명에서 4만 4000명 중 절반 가까이가 20·30대였다“며 “청년 세대는 절차적 공정성을 의심받았고, 그 절차를 책임지는 헌법기관이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이 선관위가 청년 세대에게 보여준 ‘공정성의 실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청년 세대는 “우리 세대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이다. 그들이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 제도를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민주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그는 “2023년 권익위 조사로 (선관위의 조직적인) 경력 채용 부정이 드러났다”며 “선관위가 가족 채용 소굴인가. 청년 세대에게 안부끄럽나”라고도 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선관위 보고체계가 카카오톡 채팅방 말고는 없는데 선거일 오후 2시부터 투표용지 부족 경고등이 켜졌다는 얘기가 있다. 각 투표소에서 고충이 심각한데 전혀 답변을 못 했다. 관리가 하나도 안 됐다”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선관위와 수의계약을 한 업체가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일주일 뒤 선관위 전 직원을 채용한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 선관위 직원이 퇴직 후 재취업을 통해 이익 공생관계가 형성된 것”이라며 전수조사와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질타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일부 증인들은 꾸벅꾸벅 졸거나 아예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대고 자기도 해 논란이 일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국가계약법을 어기고 계약 대부분을 수의 계약으로 체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1일 “권익위가 할 수 있는 일...
 
“성비를 맞춰야 한다”며 면접 점수를 조작해 여성 대신 남성 지원자를 합격시킨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기소됐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이재원...
 
더불어민주당이 29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 특검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