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송영길 "정청래, 李 대통령과 싸우겠다고 출마하나" 외3.

太兄 2026. 6. 21. 20:03

송영길 "정청래, 李 대통령과 싸우겠다고 출마하나"

"정청래 나오면 내 출마 개연성 훨씬 커져"
"집권 여당은 정부와 한 몸 돼 국정 책임지는 정치 집단"
"장관보다 전당대회 중요…당 무너지면 대통령 레임덕"
우원식은 불출마 선언 "상처·분열 아닌 하나 된 민주당으로"

입력 2026.06.21. 14:19업데이트 2026.06.21. 17:44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송영길 의원이 21일 정청래 대표의 연임 도전 가능성과 관련해 “집권당의 대표가 지금 대통령과 맞서자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날 KBC광주방송에 출연해 “정청래 당대표 출마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정 대표가 나오면 제 출마 개연성이 훨씬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정말 광주·전남, 특히 전라북도에서 호남의 민심이 송영길에게 소명을 부여하는지 여부를 좀 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여론조사를 해보면 나오는 것”이라며 “흐름이 조금씩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서 제가 광주에서 지금 세 후보 중 1등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6.3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있다./뉴시스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출마의 권리가 있다”면서도 “과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정청래 당대표가 다시 출마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냐”고 했다. 진행자가 “정 대표가 나오면 송영길도 나간다는 것이냐”고 묻자 송 의원은 “그럴 개연성이 훨씬 커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지난해 8월 정청래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1년 만에 치르는 지도부 선거다.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새 여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라는 점에서, 당권 경쟁은 향후 당정 관계와 여권 내 세력 구도의 분기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유럽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 경기 성남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며 김민석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송 의원은 정 대표의 최근 발언과 행보를 두고도 우려를 나타냈다. 정 대표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 “당 운영은 당원이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송 의원은 “걱정이 된다”며 “우리 당원들도 다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아니, 집권당의 대표가 지금 대통령과 맞서자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고, 물론 의견이 다르면 조언하고 조율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집권 여당은 정부와 한 몸이 돼서 국정을 책임지는 정치 집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지금 엇나가고 있어서 걱정이 많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와 이 대통령의 관계를 둘러싼 이른바 ‘명청 갈등’ 논란이 전당대회 변수로 거론돼 왔다.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결과 평가, 공천 과정 책임론, 당 운영 방식 등을 놓고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 대표의 연임 여부가 당권 구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남강호 기자

송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귀국 행사에서 정 대표가 보인 이른바 ‘90도 폴더 인사’에 대해서도 “그렇게 과장된 행동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1주년 기자회견, 또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파장이 큰 발언을 이어가는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자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자기 정치라는 것도 지금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이재명 정부 성공과 같이 공조하면서 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전체보다 자기 측근과 계파의 이익을 앞세우게 되면 당의 에너지가 다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60명이 넘는 훌륭한 국회의원들을 가지고 당대표가 너무 운동장을 좁게 쓴다”며 “측근들 몇 명만 데리고 정치를 한다는 안타까운 평가가 많다”고 했다. 그는 “전체 국회의원들의 역량을 풀가동시켜 임무를 부여하고 국정과 민생을 챙기는 집권당다운 모습보다는 몇몇 측근들만 데리고 폐쇄적으로 당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은 이른바 ‘뉴이재명’ 흐름과 기존 친명·강성 지지층,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원 중심 노선의 관계 설정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송 의원은 ‘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등을 묶어 부르는 표현과 ‘뉴이재명’ 세력이 대립 구도가 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당내 자기 권력이나 자기 이해관계를 앞세우면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그렇게 낙인찍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며 “수많은 다양성이 있는데 뭐 하나 가지고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도 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뉴이재명을 논하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 대표가 실제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정청래 당대표께서 쭉 말씀하시는 분위기를 보면 다시 출마할 것 같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송 의원은 “대통령님의 생각이나 제 생각이나 많은 우리 당원들의 생각은 이번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승리로 인식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론조사도 오히려 국민의힘이 선전했다고 평가하고, 선거 결과 우리 민주당의 지지도가 국민의힘보다 더 뒤처지는 황당한 상황이 된 것”이라며 “그런데 정 대표는 ‘그래도 잘했다’, ‘이겼다’, ‘형식상으로 봤을 때 광역자치단체 많이 이긴 것 아니냐’는 시각”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시각의 근본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과 많은 당원들, 또 저의 인식과 큰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관련 장관 하마평에 대해서는 “지금은 전당대회가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송 의원은 “장관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당이 만약 무너지면 대통령 레임덕으로 가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이렇게까지 말씀했는데 정청래 지도부가 이것을 부정하고 정면으로 대통령과 싸우겠다고 출마를 하는데, 이것을 정리하지 못하면 집권당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장관이 문제가 아니라 전당대회에 집중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5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는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이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 전 의장은 SNS에 “누구를 위한 민주당인가, 무엇을 위한 전당대회인가”라며 “서로에게 상처를 내고, 상대를 조롱하고, 흠집을 잡고, 분열을 키우면서 전당대회를 치르고 나면 그다음에 우리 당에는 무엇이 남는 것이냐”고 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께 받은 경고, 그 뜻을 제대로 새기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21일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내 계파 갈등과 당권 경쟁이 격화하는 ...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마라”며 “같은 진영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이 아니라 전쟁을 해서야 ...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순방 귀국 브리핑에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갈등설에 대해 “더 잘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

 

신임 민정수석에 '文정부 블랙리스트' 수사했던 한찬식

민정수석에 또 검찰·김앤장 출신
홍보수석 성기홍, 사회수석은 민주노총 출신 김경자
안보1차장 강건작, 3차장 송기호
강훈식 실장 "중폭 이상 개편, 개혁 의지 표명한것"

입력 2026.06.21. 10:05업데이트 2026.06.21. 16:33
 

청와대는 21일 민정수석과 홍보소통수석, 사회수석, 국가안보실 1차장과 3차장 등 수석급 5명을 교체하는 참모진 개편 인사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년을 지나 청와대 개편을 예고해 왔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이번 인사는 지난 1년의 성과를 토대로 국정 2년 차 비전인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 성기홍 신임 홍보소통수석, 김경자 신임 사회수석

신임 민정수석에는 수원지검장과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지낸 검찰 출신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등을 담당할 민정수석에 봉욱 전 수석에 이어 검찰 출신을 임명했다. 봉 전 수석과 한 신임 수석 모두 검찰을 나와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으로 있다가 민정수석에 발탁됐다.

한 수석은 과거 서울동부지검장 재직 때,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했다. 여권에서 나오는 반발에도 수사가 계속됐고, 문재인 정부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균형인사비서관 등이 기소됐다. 김 전 장관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한 수석은 서울동부지검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강 실장은 한 수석에 대해 “법 집행의 엄정성과 인권 감수성을 균형 있게 추진해온 법조인”이라며 “국정 2년 차 공직 사회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중수청과 공소청 신설 등 검찰 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저격했던 인사를 민정수석에 임명한 건 도발 행위”,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반발이 나왔다.

신임 홍보소통수석에는 성기홍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사장이 임명됐다. 성 신임 수석은 연합뉴스 기자 출신으로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연합뉴스TV 보도국장과 사장, 연합뉴스 사장을 지냈다.

강 실장은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향한 국민 목소리를 세심하게 살피고 정부 성과를 국민이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대국민 소통, 충실한 뒷받침이 기대된다”고 했다.

신임 사회수석에는 김경자 우석대 교양대학 객원교수가 임명됐다. 김경자 신임 사회수석은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기금운용위 위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노동과 연금, 교육, 복지 등을 담당할 사회수석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출신을 임명한 것이다. 약사인 김 수석은 인하병원 해고자 출신으로 성남시의료원 설립에도 역할을 했다. 성남시의료원 설립은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때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강 실장은 “김 수석은 약사 출신의 보건 의료 전문가이자 노동 운동가로 우리 사회 변화를 이끈 리더”라고 했다.

강건작 신임 안보1차장, 송기호 안보 3차장

안보실 차장은 3명 중 2명이 교체됐다. 안보실 1차장에는 6군단장 등을 지낸 강건작 대통령직속 미래국방전략위 위원이 임명됐다. 강 실장은 “강 차장은 육군 장성 출신으로, 군의 정치적 중립과 자주 국방 역량, 그리고 군 구조 개혁에 대해 일관된 문제 의식과 현실적 대안을 꾸준히 제시한 안보 전문가로서 국가 안보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전문가”라고 했다.

안보실 3차장에는 송기호 청와대 경제안보비서관이 임명됐다. 민변 출신인 송 차장은 현 정부 출범 때 국정상황실장에 임명됐다가 3차장 산하 경제안보비서관으로 이동했는데, 이번 인사에서 차장으로 승진했다.

송 3차장에 대해선 “지난 1년간 미국 관세 정책 변화 및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 등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며 “앞으로도 경제 안보 정책 연속성, 안정성 유지하면서 새로운 안보 위협에 능동적이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인사 발표로 5명의 수석급 교체가 이뤄졌고, 공석인 AI미래기획수석이 채워지면 총 6명의 수석이 바뀌게 된다. 강 실장은 “(교체된 수석급 인사가) 전체의 3분의 1이 넘고, 2분의 1에 가까운 숫자”라며 “중폭 이상의 청와대 개편이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좀 더 개혁하고,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해석하면 된다”고 했다.

 

'미국 추천, 일본 동의'로 한국 G7 회원국 될까

[이하원의 외교·안보 막전막후 <116회>]

이재명 대통령, 프랑스 G7도 '초청 손님'으로 참석
日 의원 "일본 추천으로 한국, 호주 넣어 G9 만들자"
캐나다·이탈리아 못지 않은 경제력, 자격은 충분
다카이치 日총리는 한국 G7 가입에 어떤 입장인가

입력 2026.06.21. 05:30업데이트 2026.06.21. 07:44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초청국 정상들이 1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초청국 환영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매년 G7 주최국에 따라 대통령이 초청받거나, 초청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한국의 G7 가입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뉴스1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초청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 후 18일 귀국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식 초청을 받아 G7 정상들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가고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도 환담 시간 가졌습니다. 올해 상반기 외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한국은 G7 회원국이 아니라 초청받아야만 참석할 수 있는 국가입니다. 회의에는 참석할 수 있지만 의사 결정 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초청 여부 자체가 개최국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22년 G7 독일 정상회의와 2024년 G7 이탈리아 정상회의에는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초청받아서 함께 사진은 찍을 수 있지만 핵심 논의는 여전히 원래의 7개 회원국이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합니다.

“G7, 가입국 늘려 중국 부상에 대응해야”

그렇다면 한국은 G7 정식 회원국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 정부는 오래전부터 G7 가입 가능성을 타진해 왔는데, 제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 도쿄 특파원 시절이었습니다.

2020년 당시 지인의 소개로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정조회장 대리였던 야마우치 고이치(山內康一) 의원을 만났습니다. 그는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출신으로 원래 고노 다로 의원의 지원을 받아 자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당시 4선 의원으로 중의원 외무위원회 간사와 입헌민주당 외교부회장을 맡고 있는 외교안보 전문가였습니다.

그 무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7 확대론을 꺼내 들었습니다. 한국·호주·인도·러시아를 추가로 초청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만난 야마우치 의원은 뜻밖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와 인도까지 포함한 확대는 G20처럼 이해관계가 지나치게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신 한국과 호주를 포함한 G9 체제를 제안했습니다.

“일본의 중요한 이웃인 한국과 호주가 G9에 참가하는 것은 일본의 국익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한국은 경제 규모에서 캐나다를 앞서고 인구도 더 많습니다. 자격은 충분합니다.”

순간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일본은 G7에서 유일한 아시아 회원국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G7 가입에 일본이 부정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중진 정치인이 한국과 호주를 포함한 G9 구상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나선 겁니다.

야마우치 의원은 G9 체제가 되면 유럽에 편중된 현재 구조를 보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힘을 모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국력이 커진 중국을 개별 국가가 일대일로 상대하기는 어렵다. 민주주의와 같은 경제 체제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회담 첫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더 흥미로운 대목은 일본의 역할이었습니다. 그는 “G9 구상에서 중요한 것은 일본이 먼저 한국의 참여를 제안하는 것이다. 한국에 강경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런 제안을 한다면 일본 우익도 쉽게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G9 국가들이 일한 관계의 보증인이 된다면 양국이 합의했다가 다시 충돌하는 일이 반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저는 그의 동의를 얻어 이 내용을 기사화했습니다. 그러자 기사가 나간 날 아침 국민의힘의 중진 정치인이 국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일본 내 한국의 G7 관련 동향을 물어보며 야마우치 의원을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만큼 당시에는 파격적인 이야기였습니다.

2020년 당시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정조회장 대리로 활동 중이던 야마우치 고이치(山內康一) 의원은 G7은 한국과 호주가 추가돼 G9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하원 기자

문재인, 윤석열 정부 거치며 G7 관심 높아져

대한민국은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이 추진하던 것을 대부분 깔아뭉개버립니다. 이념 체계가 같은 정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G7 가입 문제는 다릅니다. 2010년대부터 이 사안은 정권을 가리지 않는 국가 목표가 됐습니다.

한국의 ‘G8 국가’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제시한 정부는 문재인 정부입니다.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은 G7 확대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한국·호주·인도·러시아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2021년 영국 G7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받자 한국이 사실상 G8 반열에 올라선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2022년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이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정상화와 함께 한국의 G7 가입 가능성을 중요한 외교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박 장관은 G7 국가 외교장관들과의 접촉을 늘리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2023년 10월 박장관은 서울에 주재하는 G7 국가 대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습니다.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사, 아이보시 고이치 일본 대사, 콜린 크룩스 영국 대사 등 G7 대사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박 장관이 건배를 제안하며 말했습니다.

“G7에 한국을 더하면 무엇이 됩니까.”

박 장관의 의도를 감지한 한 외국 대사가 웃으며 답했습니다.

“G8입니다.”

박 장관은 얼마 후 프랑스·독일·캐나다 외교장관이 일본 나가노에서 열리는 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시아로 올 때도 이들을 한국으로 초청, 회담을 가졌습니다. 박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요한 행사에서 한국의 G7 진입을 빈번하게 거론했습니다.

2023년 12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이 니어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주요 7개국(G7)은 충실한 민주주의와 선진 경제를 달성한 한국과 호주 같은 나라들의 지원과 참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헤리티지 재단 “한국 G7 가입 자격 충분”

최근 국제사회에서 G7의 역할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엔 안보리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미·중 경쟁이 격화하면서 G20 역시 공동 입장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 선진국 협의체인 G7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한국은 G7 회원국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한국은 이미 경제력과 민주주의, 군사력, 문화적 영향력 면에서 세계 정상급 국가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2023년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의 G7 가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 G7 회원국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경제 규모도 뒷받침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드물게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이른바 ‘30-50 클럽’ 국가입니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G7 회원국들입니다.

한국의 위상은 무역 규모에서도 확인됩니다. 2025년 한국의 교역액은 1조3414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G7 국가인 이탈리아와 캐나다를 앞서거나 비슷한 수준이며, 프랑스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한국은 세계 10대 수출국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입니다.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방산,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G7 가입 관건은 미국과 일본

G7에는 별도의 가입 절차도, 사무국도 없습니다. 결국 미국이 추천하고 일본이 동의한다면, 다시 말해 일본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G7 가입은 가능하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특히 상당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국 G7가입의 관건은 미국보다 일본”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G7의 유일한 아시아 회원국이라는 상징적 지위를 유지해 왔습니다. 일본의 국제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상황에서 ‘아시아 유일의 G7 회원국’이라는 타이틀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자민당 보수파 일각에는 여전히 한국을 자신들과 동등한 위치로 인정하는 데 거부감이 존재합니다.

한 전직 주일대사는 “일본이 지금도 자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국제적 위상 중 하나가 아시아 유일의 G7 회원국이라는 점이다. 일본 보수 정치권이 과연 그 지위를 한국과 나누려 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국의 G7 가입을 지지하는 대가로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한국의 G7 가입은 크게 미국과 일본, 두 나라의 선택에 달려 있는데 과연 미국이 추천하고 일본이 동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 한국의 G7 회원국 진입 가능성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국 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G7 확대 방침을 밝혔다는 점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 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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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정부는 시장을 이겼는가?

주식시장의 성공은
이기겠다며 규제 쏟아낸
부동산시장서 실패 부추겨

주가 유지와 환율 방어에
국민연금 동원해 더 불안…
이 지경이 되니 묻게 된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2026.06.19. 23:55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고가주택에 대한 세금·금융 규제 강화 등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이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했을 때, 취임사에서 강조한 ‘실용적 시장주의’는 이미 버려졌다. 시장을 굴복시키겠다는 이 문장 하나로 대통령은 시장을 이기고 지는 싸움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대통령의 자신감은 주식시장 상승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위와 같이 SNS에 글을 쓰고 며칠 만에 한국 대표 주가지수 코스피가 5000을 돌파했다. ‘코스피 5000’은 핵심적인 대선 공약이었다. 소액 주주 권익을 강화하는 일련의 상법 개정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탈출의 촉매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코스피가 5000 돌파 후 4개월 만에 8000을 넘긴 것을 보면, 상법 개정이 아니었더라도 반도체 수퍼사이클의 혜택은 받을 것이었다. 게다가 이번 반도체 산업 호황은 AI의 급속한 발전이 야기한 것이라 이란 전쟁에도 꿋꿋했다.

역설적인 것은 정부가 이길 대상으로 보지 않은 주식시장에서의 성공이, 반드시 이기고자 했던 부동산시장에서의 실패를 부추긴다는 사실이다. 올해 1~4월 매매된 주택의 매수 자금 중 주식이나 채권을 판 자금이 3조7000억원을 넘었다. 이 금액의 91%가 서울 및 경기도 주택 구매에 쓰였다. 특히 20~30세대가 강남 3구에 주택을 구입한 경우 전체 매수 자금 중 주식 및 채권 매각 대금이 10%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극도로 막혀도 집값이 다시 오르는 데에는 주식시장 성공이 한몫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돈 벌어 주택을 구입한 경우는 정부 입장에서는 얄미워도 개인적으로는 성공이라 할 것이다. 불안한 상황은 전세가 부족해 월세로 내몰린 세입자들이 수중에 돌아온 전세보증금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경우다. 전세담보대출을 제한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에서는 임대를 낀 매매가 막히면서 임대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 거래는 작년 1월~6월 10일과 비교하면 올해 같은 기간에 30% 이상 감소했고, 월세 거래도 줄었지만 임대 거래 중 월세 비율이 늘었다. 다세대·연립도 월세 비율이 압도적이다.

서울의 고가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정부가 추가 규제를 예고해 집 주인들이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뉴시스

더 큰 불안은 주식시장이 정부가 투입하는 장작으로 활황을 유지하는 것 같은 데서 온다. 지난 5월 말 정부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을 14.9%에서 20.8%로 올렸다. 지난 1월에 목표 비율을 초과하게 되자, 비율을 맞추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는 ‘리밸런싱’을 유예하는 결정을 한 후,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아예 목표 비율을 올린 것이다. 더구나 20.8%도 꼭 지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 배분’ 허용 범위를 명시하지 않고 확대하여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지 않을 명분을 만들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율은 이미 3월 말에 21%였다. 코스피가 5000을 약간 넘었을 때다. 이후 코스피가 70% 정도 올랐으니 목표 비율은 훨씬 더 멀어졌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률이 올라가 기금 고갈 시점이 늦춰질 것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는 지금 주가 수준 그대로 주식을 팔아 연금으로 지급할 때나 가능한 얘기다. 인구 구조상 나가는 연금이 들어오는 보험료보다 많아지는 때부터는 주식을 팔 수밖에 없고, 그때 코스피 하락이 겹친다면 재앙적 상황이 될 수 있다. 뻔히 예견되는 미래를 만드는 것은 배임 아닌가.

더구나 정부는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을 높이느라 국내 채권 목표 비율은 24.9%에서 21.8%로 낮췄다. 많은 선진국에서 재정 악화로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최근 우리 채권 시장에서 국채를 비롯해 채권 가격이 하락한 것에는 국민연금의 결정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게다가 주식 시장이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예금이 부족해진 은행들이나 빚더미의 한전, LH 같은 공기업도 채권을 계속 발행하고 있다. 채권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 결국 시장 금리가 올라가는 여파가 주택 담보대출 금리부터 회사채 금리까지 일파만파다.

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당분간 팔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손실 없이 한국 주식을 처분하여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 그 돈은 바로 달러로 환전되어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린다. 환율이 올라가면 곡물부터 석유까지 수입해야 하는 국내 물가가 불안해지니, 환율 방어에 국민연금이 다시 동원된다.

이 지경이 되니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정부는 시장을 이겼는가. 이 상황이 바라는 결과였나. 솔직한 답변은 안 들어도 좋으니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