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반도체로 번 돈, 부동산으로?... 김용범, 보유·양도세 꺼냈다 외6.

太兄 2026. 6. 20. 23:13

반도체로 번 돈, 부동산으로?... 김용범, 보유·양도세 꺼냈다

200자 원고지 40매 분량 글에서 주장
"역대급 호황 진짜, 과세 정상화 위해 조정 필요"

입력 2026.06.20. 13:16업데이트 2026.06.20. 17:50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0일 한국 경제 상황을 ‘역대급 호황’이라고 평가하면서 부동산 과세 정상화 차원에서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대한민국 프레스센터에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200자 원고지 40페이지 분량의 글 ‘명목 10% 후반 경제의 환희, 낯섦, 그리고 두려움’에서 “주가와 영업이익, 세수, 경상수지라는 숫자들이 일제히 좋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니고 진짜”라며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가 되면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며 “성과급이 지급되고 임금 인상이 현실화하고 수출 대금이 국내로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진다.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고 했다.

김 살장은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며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인상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로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과 취약 계층, 미래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호황은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을 함께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달에도 “인공지능(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이 끌어낸 결과가 아니다”라며 초과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기 위한 ‘국민 배당금제’를 제안한 바 있다.

수도권 아파트 공급 부족과 집값 상승이 겹치면서 ‘아파텔’을 대체재로 눈여겨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파텔은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부동산 문제는 결국 도시의 문제입니다. 좋은 도시가 있어야 좋은 주택도 있고 좋은 부동산도 있습니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 원장은 18일 세종...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와 AI 산업 간 유기적인 연결을 강조하며 비수도권 지역에 관련 설비를 마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김 실장...

 

"안규백 국방장관 탄핵" 국민청원 5만명 채웠다

사흘만에 100%... '3군 사관학교 통합' 등 반발
관련 국회 상임위에서 해당 청원 다뤄야
'육사 통폐합 및 이전 반대' 청원은 73%

입력 2026.06.20. 10:15업데이트 2026.06.20. 13:54
 

‘안규백 국방장관 탄핵’ 국회 국민 청원이 20일 5만명을 넘기며 필요 인원을 달성했다. 육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지방 이전 추진 중단 청원도 3만6000여 명을 넘겨 곧 필요 인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군방첩사령부 해체, 3군 사관학교 통합 등 현 정부 국방 정책에 대해 국회 국민 청원을 통한 반발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후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교수 및 훈육관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국방부

국회전자청원에 따르면, 18일 올라온 ‘안규백 국방부장관 탄핵에 관한 청원’은 청원서 공개 사흘 만인 20일 오전 10시 현재 5만902명을 기록했다. 5만명 이상 참여하면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해당 청원을 다루게 된다.

청원자는 “국방부 장관은 헌법상 국가 안전 보장과 국토 방위의 책무를 수행해야 할 최고 책임자”라며 “방첩사령부 해체와 핵심 기능 분산, 예비군 사망 사건 등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부족으로 국가 안보와 장병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회가 국방부장관의 직무 수행 적정성을 철저히 조사하고 탄핵을 청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 헌법 제65조가 규정한 헌법 또는 법률 위반 행위가 확인될 경우 국회는 탄핵 소추를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안 장관은 지난 10일 방첩사를 해체하고 핵심 기능을 국방방첩본부, 국방보안지원단, 국방부조사본부 등에 이전하는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을 발표했다.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창설됐던 방첩·보안 전담 사령부가 49년 만에 해체되는 것이다. 군은 조직 개편 작업을 다음 달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 포천에서 20대 예비군이 숨진 사고와 관련,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국민께 사실 그대로를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지난 2일 말했다. 청원자는 이와 관련해 안 장관의 조치를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6일 청원서가 공개된 ‘육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지방 이전 추진 중단 촉구에 관한 청원’은 20일 오전 10시 기준 3만6378명이 동의했다. 청원 동의는 다음 달 16일까지 가능해 달성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청원자는 “육사 통폐합 및 지방 이전 논의는 국가 안보와 군 교육 체계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와 전문적인 검토 없이 추진될 우려가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졸속 개편은 장교 양성 체계의 혼란과 국가 안보 역량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12일 오전 10시 50분 제2연평해전의 영웅 고(故)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씨(오른쪽부터)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반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양인성 기자

현재 국방부는 3군 사관학교 통합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최근 3군 사관학교를 잇달아 방문하며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달 27일 육사, 지난 10일 해사, 지난 15일엔 공사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지난 18일 안 장관을 만나 육사를 전남 장성군으로 이전할 것을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당초 국방부는 한국국방연구원의 사관학교 통합안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해당 안은 발표하지 않은 상태로 3군 사관학교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3 비상계엄에 다수의 육사 출신 고위 장성이 기획·가담했다는 것에 대한 조치 성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탄핵에 관한 국회 국민 청원에 20일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며 요건을 달성했다. /국회 홈페이지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가 16일 국방부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원점에서부터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했다...
 
국방부가 10일 국군방첩사령부를 해체하고 핵심 기능을 국방방첩본부, 국방보안지원단, 국방부조사본부 등에 이전하는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안’...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4일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올해 연말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

 

땅에 지으면 '전기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바다에 띄운다

[산업X파일] 조선사들, AI시대 새 항로 뚫다

입력 2026.06.20. 08:00업데이트 2026.06.20. 20:09
삼성중공업이 개발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조감도. /뉴스1

최근 HD현대중공업은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엔진인 ‘힘센’ 엔진 공장 증설을 내부 검토 중이다.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한 이 엔진은 원래 선박용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전환 속 틈새 시장을 발견했다. 지난 4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 업체 에이페리온 에너지 그룹에 총 6200억원 규모 힘센 엔진 기반 발전 설비를 공급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에이페리온은 힘센 엔진을 가져다 미국에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지만 대표적인 ‘전기 먹는 하마’이기도 하다. AI 경쟁을 위해 빠른 증설이 필요하지만, 전력 인프라 구축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HD현대중공업은 선박에 쓰던 엔진을 개량해 데이터센터 운영용으로 바꿔, 빠르게 에이페리온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아예 데이터센터용 힘센 엔진을 하나의 미래 먹거리로 보고 증설 등을 통해 사업을 키울 계획을 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HiMSEN)의 모습. /뉴스1

K조선 ‘빅3’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은 아예 데이터센터 자체를 바다 위에 띄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설비와 냉각 장치를 갖춰야 해 넓은 땅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요 도시와 산업 거점 주변에서는 부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서버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는 데 드는 전력과 물 사용량도 부담이다.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를 선박이나 해상 구조물 위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육상 부지를 새로 매입할 필요가 적고, 해수나 하천수를 냉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해양 플랜트와 선박 건조 기술을 디지털 인프라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클린 에너지 캐리어스, 영국 로이드선급과 부유식 데이터센터 설계 협력을 위한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설계와 건조 기술을 맡고, 선주사와 선급은 사업 발굴과 인증 분야에서 협력하는 구조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AI 서버 전문업체 수퍼마이크로와도 해상 환경에서 AI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중고 선박을 데이터센터로 개조하려는 시도도 나온다. 일본 대형 해운사 ‘미쓰이OSK라인’(MOL)은 일본의 전력·전자기기 기업인 히타치 등과 손잡고 중고 선박을 부유식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세 회사는 2027년 이후 운용 개시를 목표로 수요 검증, 기본 사양 검토, 운영 절차 점검, 사업성 검토에 들어갔다. MOL은 선박 개조와 항만 당국 협의, 계류·정비 등 해상 운영 요건을 맡고, 히타치 측은 데이터센터 설계와 설치, 네트워크·보안 등 IT 인프라 요건을 검토한다.

MOL은 중고 선박을 활용하면 대규모 육상 부지를 새로 매입할 필요가 없고, 개조 기간도 약 1년으로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 개발보다 최대 3년가량 짧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해상에서 서버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염분과 습도, 진동, 전력 공급, 통신망 연결 문제를 해결하는 것 등이 과제다.

인공지능(AI) 모델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의 연산 능력을 원유, 금 같은 원자재나 탄소배출권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AI 시장조사...
 
일본이 LNG 운반선 건조 산업을 2035년 부활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한국과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은 에너지 수송 능력을 확보하는...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고위험·비정형 작업이 많은 조선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실증이 추진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

 

"스스로 방위 책임질건데… 전작권 왜 美가 갖고 있나"

李 "전작권 전환은 너무 당연한 것"
트럼프 1기 안보수장은 "정치인이
전작권 개입할 때마다 엉망이 돼"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럽·G7 순방 결과 브리핑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우리 돈 내면서 방위를 스스로 책임질 건데 전시 작전권을 미국이 왜 갖고 있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G7(7국) 정상회의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작권 전환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얘기할 필요가 없다. 너무 당연한 거니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권 국가로서 한반도 방위는 우리 스스로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전시 작전권 반환 얘기는 일부러 안 했다”고도 했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을 전작권 전환 시점으로 잡고 있다. 이 대통령 발언은 이런 기조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전작권 전환이 ‘국방 주권’이나 ‘정치적 성과’로 다뤄지는 데 대한 경계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18일(현지 시각) “정치인이 개입해 전작권 문제를 군의 전문 영역 밖으로 끌어낼 때마다 일이 엉망이 되는(screw up)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한미일 경제·안보 민관 네트워크인 ‘트라이 포럼’이 워싱턴DC에서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이 일을 신중히 진행해 중국, 북한, 러시아 같은 적대국들이 악용할 수 있는 공백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치적 일정이 준비 태세를 좌우해선 안 된다’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입장에 동의한다고도 했다.

오브라이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했을 당시 “엄격한 일정 기반 접근 방식을 택해 안타깝게도 좋은 결과로 끝나지 않았고, 아프가니스탄과 미군은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며 “(전작권 전환이란) 아이디어는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시간이 아닌) ‘조건’에 기반한 방식으로 사려 깊게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는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한국 측이 속도를 내려하면서 주한미군 등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석한 데이비드 와이레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 부차관보는 “현장의 작전 현실을 우리 군 장병들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전작권 이양 과정에서 “군의 의견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고 했다.

 

합수본 수사, 선관위 어떻게 뜯어 고칠지 해답 찾는 과정 돼야

조선일보
입력 2026.06.20. 00:10
조현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가 19일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수뇌부 12명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유다. 진상규명위는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 감찰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선관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외부 견제 없이 운영됐고, 수차례 문제가 드러나도 감사원 감찰 등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조직과 시스템이 망가질 지경에 이르렀음을 진상규명위도 인정한 것이다.

선관위는 1~2년마다 치러지는 선거가 사실상 업무의 전부다. 그런 선관위가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를 적게 준비해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했다. 경기·전북 교육감 선거에선 개표 사무원이 결과를 잘못 입력하는 개표 오류도 있었다. 충북 청주에서는 선거 당일 1000여 명의 선거인 명부가 누락됐다.

선관위의 이 같은 부실 선거 관리는 조직의 총체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노태악 전 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 해외 출장을 배우자와 함께 갔고, 그 비용은 선관위에서 댔다. 선관위는 외부에 공개되는 사후 보고서에서 이런 사실을 숨겼다. 자신들 스스로 떳떳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부실 선거 관리로 국민적 지탄을 받을 때도 성과급은 100% 가까이 집행했다고 한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수십 명 포상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적발된 채용 비리는 1000여 건이 넘는다. 선관위 전·현직 직원 자식까지 부정하게 채용됐다.

선관위가 구체적으로 왜 부패하게 됐고, 그로 인해 어떻게 부실 선거를 치렀는지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는 단순 책임자 처벌을 넘어 선관위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앞으로 그 문제를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실마리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관위가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선관위에 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먼저 나서서 선언적 개헌부터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합수본 수사는 선관위가 무엇이 잘못됐고 그 잘못을 고치려면 어떻게 뜯어 고쳐야 하는지 해답을 찾는 과정이 돼야 한다.

 

사전투표 대신 본투표 이틀, 선거불신 해소방안 될 수 있다

조선일보
입력 2026.06.20. 00:00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뉴스1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사전 투표를 폐지하고 본투표를 이틀로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본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유권자는 사전에 신고한 경우 선거일 4일 전부터 이틀간 미리 투표할 수 있게 하는 ‘부재자 투표’를 재도입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들은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로 인해 사전 투표 등 선거 관리 전반에 회복하기 어려운 불신이 누적돼 극심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발의에 동참했다.

사전 투표제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돼 투표율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선거일을 휴일로 사용할 수 있고, 사전 투표는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전 투표 후 본투표까지 4~5일 정도 간격이 있는 것은 제도의 맹점으로 지적돼 왔다. 모든 유권자는 동등한 환경에서 투표해야 하는데 본투표 유권자와 사전 투표 유권자 간에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사전 투표 후 본투표 전 후보 신상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사전 투표한 사람은 이런 사정 변화를 전혀 반영할 수 없다. 또 본투표에 임박해 후보 단일화 같은 일이 벌어지면 사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두 후보의 득표율 또는 득표수가 똑같이 나오는 경우가 유독 사전 투표에서 많이 발생한 것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제1 야당 대표까지 비슷한 주장을 했다.

투표와 개표 사이 기간이 길어지는 데 따른 문제도 있다. 사전 투표함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관·이송하는 과정에서 선관위의 관리 부실로 인한 사건·사고가 반복됐다. 관외 사전 투표는 투표지를 우편으로 주소지 개표소로 보내게 된다. 우체국이 그 관리를 맡는데 선관위나 투표 참관인이 감시할 수 없는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새 법안에 따르면 본 투표일이 이틀로 늘어난다. 이틀 중에도 투표를 못하는 부득이한 경우는 부재자 투표를 활용할 수도 있다. 선거일을 휴일로 쓸 수 있는 사전 투표의 장점을 살리면서 투표율 저하도 막을 수 있다. 이 방향으로 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좋겠다.

 

잠실 봉쇄에 '남의 칼' 빌렸지만... 오상욱, 펜싱 아시아선수권 우승

입력 2026.06.20. 10:35업데이트 2026.06.20. 11:09
19일 아시아선수권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 딴 오상욱 / 국제펜싱연맹

한국 펜싱의 간판 스타 오상욱(대전시청)이 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정상을 탈환했다. 장비를 빌려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값진 성과다.

오상욱은 19일 인도 델리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뤄샤오퉁(중국)을 15대8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2024년 이후 2년 만에 따낸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이다.

펜싱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한펜싱협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이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비롯된 시위로 봉쇄되며 업무가 마비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상욱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칼을 포함한 개인 장비를 반출하지 못해 각자 소속팀에서 빌리는 등 어렵게 대회에 나섰다.

오상욱은 이번 대회 32강에서 카란 싱(인도)을 15대11로 물리쳤고, 16강전에선 이슬람베크 아브다조프(우즈베키스탄)를 15대6으로 꺾었다.

8강에선 고쿠보 마오(일본)를 15대12, 4강에서는 지난해 이 대회 개인전 우승자인 도경동(대구시청)을 15대9로 눌렀다. 도경동은 동메달을 목에 걸며 2년 연속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메달을 따냈다.

오상욱(윗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도경동(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9일 아시아선수권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 동메달을 따낸 뒤 시상대에서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대한펜싱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