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관위 국정조사' 합의... 45일간 진행, 위원장은 국힘

여야가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6·3 지방선거 당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을 규명할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하기로 16일 합의했다.
이날 여야 원내운영수석은 국회에서 만나 이와 같이 합의했다. 위원장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맡기로 했고, 위원은 여야 동수로 구성한다. 더불어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이다. 조사 기간은 45일로 정했으며 필요시 합의하에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명칭은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로 정했고 대상 기관은 중앙선관위 및 각급 지역선관위로 하기로 했다”고 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은 “증인 신청 관련해서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속 공무원, 시군구 관계 공무원의 증인 채택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한다고 여야가 합의했다”고 했다.




박상용 검사 "연어 술파티? 술 반입 절대 불가"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위증 혐의 국민참여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술을 반입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는 16일 이 전 부지사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에 대한 7일차 국민참여재판을 열었다. 이날 오전에는 당시 수사 검사였던 박 검사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 1313호 영상녹화실에서 이른바 ‘연어 술파티’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검찰은 “당시 검사실에 있던 피고인이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에게 술을 권유하며 지시를 하거나 자백한 사실이 있냐”고 물었고, 박 검사는 이에 대해 “없다”고 답했다. 박 검사는 술 반입에 대해 “전혀 허용되지 않는 일”이라며 “구속 피의자 양 옆에 교도관들이 있고, 그 교도관들과 공모하지 않고서는 술 제공이 불가능하다. 술을 따를 때 냄새가 안 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피고인 측 반대신문에서도 술 반입 여부에 대한 질문은 계속됐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생수인 것처럼 가장해서 소주를 들고 오면 모를 수 있지 않으냐”고 물었는데, 박 검사는 “모를 수 없다. 현장검증해보니 알겠지만 교도관들 다 있는데 (병을) 열면 (술) 냄새가 난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가 계속해서 주장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가 처음에는 연어술 파티 때 회유당해서 자백했다고 했는데, 이후 법무부 조사에서 연어덮밥인지 회덮밥인지가 1만원짜리로 나오니 진술을 바꿨다”며 “5월 17일경에는 자백을 한 때가 아닌데 뭘 축하하냐”고 했다.
이어진 이 전 부지사 측 반대신문에서 박 검사는 “(2023년 5월 17일) 회덮밥은 (주문한 사실을) 인정하는데, 연어인지는 모르겠다”며 “한 번도 (주문 사실을) 부인한 적 없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이 “사비까지 들여 특정한 수사 결과물을 얻어내려는 욕심이 있었냐”고 묻자, 박 검사는 “무슨 말이냐”며 “어느 정부기관이나 회사나 비용처리 시스템이 있다. 사적비용을 써서 영수증 결재 올리고 보전받는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는 박 검사를 직접 신문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법무부가 진술 회유 의혹과 관련해 박 검사에게 정직 2개월을 청구한 것에 대해 물었다. 박 검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 더 조사해봐야겠다는 게 법무부 결과였고, 9개월 수사했는데 하나도 사실로 드러난 게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난 게 지금 법무부, 대검, 서울고검의 결론”이라고 했다.



서울 투표지 부족 대란 78%가 국힘 강세 지역... 민주당 텃밭은 4곳뿐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내 행정동 32곳 중 78%(25곳)가 국민의힘 지지 성향이 강하거나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사회탄력회복성연구실 장민수 연구원은 서울 행정동별로 투표용지 부족 현황을 분석했고, 이번 사태는 지역별 유권자 편차와 본투표 증가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 참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장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6·3 지방선거 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서울 행정동 단위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상황 평가)’ 논문을 내달 한국정당학회 학술 세미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 논문은 작년 대선 통계를 바탕으로 서울 지역별 정치 성향을 4단계로 분류했다. 논문에 따르면, 서울 425개동 중에서 선거 당일 본투표 용지가 부족했던 곳은 32개동이었다. 이 중 ‘국민의힘 강세 지역’은 강남·서초·송파·광진·동작구 내 21개동(65.5%)이었다. ‘국민의힘 경합·우위 지역’을 포함하면 78%(25개동)까지 늘어났다. 반면 ‘민주당 강세 지역’은 4개동(12.5%)에 불과했다. ‘민주당 경합·우위 지역’은 3개동(9.3%)이었다.
이런 격차는 보수 유권자들이 사전 투표보다 본투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논문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 용지 부족이 발생한 지역 상당수는 2022년 지방선거 때도 평균 본투표율이 40%가 넘어 투표 용지 부족을 겪지 않은 지역(30% 이상)보다 높았다”고 했다. 이전부터 본투표 유권자가 많은 ‘본투표 고수요 지역’들이란 것이다. 장 연구원은 “정치적 의도를 가정하지 않더라도 이처럼 불균등한 분포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 용지 부족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경우, 송파구 선관위는 본투표 용지 하한선을 평균 51%로 잡았다. 송파구 선관위는 잠실3·4동은 하한선을 60%로 찍기로 했다. 하지만 이 두 개동에서도 투표 용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202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여야 후보 간) 평균 여론조사 격차는 18.84%포인트였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 때는 4.67%포인트로 그 격차가 대폭 좁혀졌다”며 여론조사 격차가 줄어들수록 선관위가 선거 당일 본투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을 미리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가 과거 본투표 수요와 선거 전 경합도 등을 반영해 고위험 지역에 더 많은 용지를 배분하는 ‘위험 기반 차등 기준’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육사 총동창회, 사관학교 통합 반대… "졸속 추진 멈춰야"
총동창회장 "절차 무시하고 헛돈 쓰는 행위"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가 16일 국방부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원점에서부터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했다.
육사 총동창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의 졸속 추진 방식이 가져올 국가 안보 약화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동창회는 “단순히 과거의 전통에 얽매여 변화를 거부하거나 정부의 국방정책에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사관학교 통합을 넘어 전체 장교양성체계의 혁신으로 우리 군의 실질적인 전투력 강화를 위한 합리적 개혁 추진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객관적인 연구나 군사학적 검증,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진지한 소통을 결여한 채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국방부 장관 산하에 국군사관학교를 두고 1~2학년은 육·해·공군을 통합해 기초 소양을 가르치고, 3~4학년은 각 사관학교에서 전공 심화 과정을 다룬다는 것이 국방부의 구상이다. 육·해·공을 통합하는 합동성 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각 군이 각자 사관학교를 운영하며 조직과 인력, 교육 과정이 중복돼 왔다는 문제 의식도 있다.
하지만 총동창회는 섣부른 통합성 교육은 각 군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획일화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1~2학년 공통 교육은 소속감에 기반한 군 정체성 형성을 방해한다고도 했다.
총동창회는 육군 사관생도들의 3~4학년 교육을 전남 장성군에서 진행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 노원구 태릉에 있는 육사 교정을 장성군으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다만 국방부 측은 “교육 장소 등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총동창회는 “태릉 육사 부지는 지난 80년간 대한민국을 수호해 온 군 리더를 양성해 온 호국간성의 요람이자 안보의 거점”이라며 “이 중요한 지역을 한낱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너무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육사 36기)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대 경험이 없다보니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절차를 무시하고 헛돈을 쓰는 행위를 모두 추적해서 나중에 손해배상청구를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엔 육사 생도를 자녀로 둔 학부모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사관학교 통합·이전으로 자녀들의 진로 선택권과 교육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육사 생도 학부모가 주축인 ‘국방의 미래를 지키는 시민연대’는 성명에서 “우리 아이들은 친구들이 누리는 자유로운 대학 생활 대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다짐으로 사관학교의 문을 두드렸다”며 “생도 등 당사자들에게 합리적인 명분과 납득할 수 있는 사유를 설명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전임 육군참모총장 13명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과거 일부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의 부정적 행적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검증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 졸속으로 통합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방부 측은 “국군사관학교 창설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미래 정예 장교 양성이라는 중대한 사안임을 고려, 최고의 명품 교육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국민들께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년 절반 "한국 떠나고 싶다" 집값과 노조가 만든 현실

취업난과 치솟는 집값에 좌절하는 청년 세대의 실태를 다룬 본지 기획에서 20·30대 응답자 48%가 “기회가 된다면 해외 취업·이민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어렵게 일자리를 얻어도 소득만으로는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는 것이다. 청년 절반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국가의 미래가 어둡다는 경고다.
청년들의 절망 뒤에는 심각한 고용 절벽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5월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줄어 코로나 사태 이후 최악의 감소 폭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1분기 명목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었지만 일자리는 도리어 쪼그라드는 ‘고용 없는 성장’이 뚜렷해진 것이다.
AI(인공지능) 확산 등 일자리 시장의 상황이 바뀐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막강한 기득권 노조의 득세로 기업들이 고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노조들이 파업을 무기로 올리는 임금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노조 투쟁의 혜택은 소수 노조원만 차지하고 대다수 청년들은 취업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기업들이 하는 해외 투자의 절반이라도 한국에 왔다면 지금 같은 고용 절벽은 없을 것이다.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은 이런 노조들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와 연합군을 형성해 한국 노동 시장의 양극화 모순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그 결과가 지금의 고용 절벽이다. 기업들은 정규직의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느라 신규 채용을 줄이고, 청년들은 단기 계약직을 전전하거나 스펙 쌓기에 매달려 사회 진출이 늦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기의 일자리 상실은 평생에 걸친 소득 감소와 자산 형성 기회 박탈로 이어진다. 1990년대 일본 거품 붕괴 후 사회에 나온 ‘잃어버린 세대’ 1700만명은 첫 일자리를 놓친 대가로 중년이 된 지금까지 비정규직을 전전한다. 한국은행은 구직이 길어진 청년이 경력을 쌓을 기회를 잃어 생애 소득 전체가 깎이는 ‘상흔(傷痕) 효과’를 경고했다. 청년이 가난해지면 결혼과 출산이 줄고 소비가 위축돼 국가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 투기 열풍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도 청년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 집이 대량 공급된다는 확신만 생기면 집값은 안정되기 마련이다. 민주당 정권들은 이 상식을 거부하고 수요 억제책만 내놓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청년 문제의 해법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다. 억대 연봉의 기득권 노조가 더 이상 기업들을 쥐고 흔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 혁명적인 규제 개혁으로 신산업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해야 한다. 기업들이 마음 놓고 새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반기업적 법들도 바꿔야 한다. 재건축이든 재개발이든 규제를 과감히 풀어 집이 쏟아진다는 확신을 시장에 줘야 한다. 하지만 많은 일이 민주당 정권에 의해 거꾸로 가고 있다. 그러니 청년들이 한국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이란 다음은 11월 美 선거용 '김정은 쇼' 인가

미국과 이란이 19일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다. 트럼프는 SNS를 통해 ‘이란과의 종전 및 비핵화 합의’를 공개한 직후 8년 전인 2018년 6월 12일 미·북 1차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싱가포르 호텔에서 나란히 걷는 사진을 올렸다. 이란 다음은 북한이란 의미일 수 있다.
트럼프의 이란전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핵심 명분이던 ‘이란 핵 완전 제거’도 추후 협상 결과를 봐야 한다. 100일이 넘는 전쟁 동안 미국민은 고유가와 고물가에 시달려야 했고 트럼프 지지율은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대로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트럼프로선 8년 전처럼 김정은과 이벤트를 성사시켜 외교·안보 성과로 포장하고 싶을 수 있다.
김정은도 이란 다음이 자신이 될 것이란 점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김정은이 최근 ‘북핵 폐기는 절대 없다’는 것을 몇 번이고 못을 박는 것은 트럼프와 만나더라도 ‘북한 비핵화’는 꺼내지도 말라는 사전 통보와 같다.
이미 트럼프는 북한을 ‘핵 세력(nuclear power)’으로 부르고 있다. 김정은은 미국과 대화 조건으로 ‘핵보유국 인정’을 내걸고 있는데 트럼프가 호응하는 취지의 언급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가 북한에 핵보유국 인정과 대북 제재 해제라는 선물을 주고 그 대가로 미국을 위협하는 장거리 미사일 폐기와 북핵 일부만 축소하고서 이를 성과로 포장해 11월 미국 선거에 이용할 수 있다. 우리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트럼프·김정은 쇼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중·러가 이미 북핵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며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고 있어 김정은 입장에선 트럼프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 도리어 북한 내에 미국과 한국에 대한 환상이 퍼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성격상 11월 선거를 앞두고 어떤 극적 장면을 연출하려 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지금 우리 국내엔 이를 견제하고 안보를 지킬 정치 세력은 없다시피 하다.
[김대중 칼럼] 커지는 '북·중·러', 작아지는 '한·미'
맥도날드 입점한 나라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지만
미·중은 '작은 전쟁' 가능해
한미관계는 하향곡선인데
북한은 중·러 믿고 기고만장
훈련축소 등 대북 유화정책
北에 잘못된 신호 보내

‘맥도날드 평화론(平和論)’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주장한 일종의 가설(假說)이다. 즉, 맥도날드가 입점해 있는 나라끼리는 전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산층이 생성돼 있고 자본주의 체제가 운용되며 세계화 또는 여행 자유가 보장된 나라끼리는 비록 국가 간 이익 충돌 상태에 있어도 전쟁으로 얻는 이득보다 손해와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 주장이 정확히 현실과 부합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지금 세계에서 전쟁(또는 무력시위)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우크라이나와 이란, 그리고 레바논이다. 러시아와 이란에는 맥도날드가 없다. 레바논에는 있지만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만 판매한다.
여기서 굳이 맥도날드 평화론을 거론하는 것은 과연 언젠가 미국과 중국이 대만, 그리고 더 나아가 한반도에서 충돌할 가능성, 아니 위험성이 있는지를 짚어보고 싶어서다. 중국에는 당연히 맥도날드가 있다. 본거지인 미국 다음으로 많다. 맥도날드 평화론대로라면 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력으로 충돌할 위험성은 낮다. 미국과 중국이 직접적으로 무력 충돌하면 그것은 곧 3차 세계대전을 의미한다. 지금 미·중에 축적된 무력은 1·2차 세계대전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인류 파괴적이다. 전쟁 나면 ‘나도 죽지만 너도 죽는다’다.
하지만 국지전 또는 대리전은 있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동안 이어져 온 냉전 체제는 이제 수명이 다하고 있다. 2차 대전의 최대 승자인 미국의 기능과 역할이 한계에 오고 각 나라의 실력이 축적되고 재편되면서 세계의 판도도 재편될 시점에 왔다. 또 그동안 축적돼 온 전 세계적 군사기술의 발전, 무기의 첨단화, 그리고 무엇보다 군수산업이 지니는 고용의 문제는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신무기의 축적과 재고 누적은 비등점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2차 대전으로 소진됐던 전 세계 화약(火藥)이 다시 재고로 쌓이기 시작했고 세계 평화 무드 속에서 침체했던 군수산업이 똬리를 틀면서 전 세계의 화약은 지금 분출구를 찾아 용트림하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그 분화구는 공멸을 불러올 ‘큰 전쟁’ 대신, 국지전이라는 ‘작은 전쟁’으로 분화(分化)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전쟁, 중동 전쟁들이 바로 작은 전쟁이다. 그리고 그 작은 전쟁의 아시아판이 대만일 수 있고 한반도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아시아판 작은 전쟁’의 국면에 미묘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기해 미국의 대만 방어 공약에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은 대만 탈환에 올인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한발 뒤로 뺀 느낌이다. 물론 한국과 대만은 그 비중이 다르다. 미국은 한국과 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그런데 한국보다 더 철통같아 보였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도 한발 빼고 있는 트럼프가 동아시아의 ‘작은 전쟁’에서 얼마나 굳게 방위공약을 지킬지에 관한 불안감이 한국 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전쟁도 한반도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은 어제 107일 만에 종전에 합의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은 막강하다는 미국 군사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트럼프의 굴욕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미국은 국지전의 문턱을 넘나드는 강소국들에 더 이상 ‘무장 경찰’이 아니며, 이것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도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됐다. 나토에서 빠지고 중동에서도 밀리는 미국은 어쩌면 북한에 ‘종이 호랑이’로 비칠 수도 있다.
그보다 더 심각한 불안은 미국 쪽이 아니라 우리 국내에서 일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긴장 완화와 평화 공존이라는 미명 아래 한미 연합군사훈련 취소, 군 작전 통제권 인수, 독자 방위역량 확대 등 미국과의 합동 능력에도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수 있는 대북 유화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이 정부의 장단에 맞춘 것인지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한국의 국방비 증액 약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미 군사훈련 축소에 맞장구를 쳤다.
이런 현실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특히 한미 관계가 하향 곡선상에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관계를 돈독히 하며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는 등 기고만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충돌은 이런 불균형한 상태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평양에 맥도날드가 입점한다면 또 모를까.
서해 공무원 사건 위증 혐의… 제주해경청장 등 2명 대기발령

박상춘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과 박홍식 강릉해양경찰서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위증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대기발령 조치됐다.
16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고위공직자수사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부터 이들에 대한 수사 개시 통보가 있었고, 곧 대기발령 조치가 이뤄졌다.
박상춘 청장과 박홍식 서장은 지난 4월 국회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로 고발됐다.
해경은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건과 관련해 “월북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6월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번복했다.
당시 인천해양경찰서장으로 번복 브리핑을 했던 박상춘 청장은 지난 4월 국정조사 특위에서 윤성현 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이 폭로한 내용과 관련해 “기억에 없다”고 말하는 등 번복에 대한 ‘윗선 개입설’을 부인했다.
윤성현 전 국장은 국정감사 등에서 박상춘 청장이 번복 브리핑 전날 “굳이 발표 형식으로 할 생각이 없는데 청장이 시켜서 한다. 지금까지 수사해 본 적도 없고, 수사의 ‘수’ 자도 모르는데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번복 브리핑 당시 해경청 형사계장이었던 박홍식 서장도 국정조사 특위에서 “인천해경에 전화해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을 챙겼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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