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李 "공소취소, 법대로 하면 돼... 잘못됐으면 시정하는 것" 외5.

太兄 2026. 6. 8. 20:08

李 "공소취소, 법대로 하면 돼... 잘못됐으면 시정하는 것"

檢보완수사권 부여엔 "악용 우려 많아"
"국회 의견 따를 것"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자신의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와 관련해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2026.06.08. 11:46업데이트 2026.06.08. 16:32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와 관련해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게 부여하는 내용의 ‘조작 기소 특검법’ 처리를 공언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사건 처리에 대해 “최소한 진상 규명은 해야 되겠다”며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이는 것들이 꽤 많다”고 했다. 이어 “내 입장에서는 내가 지휘할 수 있는 대규모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 하는 게 훨씬 더 낫고, 야당 입장에서는 중립적인 특검이 하는 게 낫지 않나”라며 “그럼 하지 말아요? 안 할 수는 없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까는 국회에서 고려해서 판단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럼 그 결과는 어떻게 할 거냐?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되겠다”라며 “법과 상식에 따라서 잘못됐으면 시정하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면 된다. 별로 어렵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소청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 등 검찰개혁 후속 입법과 관련해선 “권한을 배제해서 위험성을 제거해야 되는 건 맞는데, 그것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보면 되겠나”라고 했다.

그는 “극단적인 예로 공소시효가 다 돼 가는데.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좀 문제가 되고 인권 침해의 위험성도 전혀 없는 단순 사실관계 확인하는 길까지 완전히 봉쇄해야 돼야 하는가 하는 게 제 생각”이라며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치는 또 현실”이라며 “그것도 악용해 나쁜 짓 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이 국민들 속에 너무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결국은 결단의 문제”라며 “국회에 넘겨 그쪽의 의견을 따르는 쪽으로 정리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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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이마트·신세계프라퍼티 대표 맡는다... 스타벅스 논란에 '책임 경영' 강화

입력 2026.06.08. 15:43업데이트 2026.06.08. 17:01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이사를 맡는다고 8일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회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법적 등기임원 CEO로 완전한 책임경영을 실현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이마트 등기이사직에 복귀하는 것은 13년 만이다. 등기이사를 맡게 되면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과 보수 한도 등에서 주주들의 평가를 받게 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뉴시스

신세계프라퍼티는 곧 이사회를 열어 정 회장을 등기이사로 추천하고 이후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 선임안을 통과시키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시 이사회를 열어 정 회장을 각자대표로 임명하면 최종 선임된다. 이마트는 올해 정기임원 인사 때 정 회장을 각자대표로 내정한 후 내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5·18 스타벅스 마케팅 사태로 촉발된 ‘책임 경영’ 논란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 지분 67.5%를 보유하고 있으나, 정 회장은 이마트의 사내이사가 아닌 이마트 지분 28.85%를 보유한 지배주주였다. 당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 회장이 (이마트) 등기 이사 선임을 피해온 탓에 주주들은 그의 경영 성과에 대해 아무런 평가를 못 했다”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이마트,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가 되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그룹 내 계열사는 3곳이 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합작한 AG글로벌홀딩스(당시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초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고, 이마트 대표로도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그룹의 현재를 이끄는 이마트와 미래 사업을 이끄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쇄신을 직접 이끌고,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정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 전문 경영인 각자 대표로 이형천 전 개발본부장을, 스타벅스코리아는 신동우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오는 26일 직접 고개를 숙인다. 그룹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도 같은 날 공개...
 
경찰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으로 고발당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젠슨 황 "엔비디아-LG, '거대한 팀'...미래 휴머노이드·데이터센터 구현"

입력 2026.06.08. 11:35업데이트 2026.06.08. 14:52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를 방문,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포옹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LG그룹 본사를 찾아 “LG 파이팅”을 외치며 “엔비디아가 하는 모든 사업 영역에서 LG와 거대한 팀처럼 협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양사는 향후 로봇,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등 차세대 AI 산업 전반의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LG 거대한 팀”

황 CEO는 8일 오전 10시쯤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를 방문했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한 고기집에서 만난 지 사흘 만의 재회다. 구 회장은 1층 로비에서 포옹으로 황 CEO를 만난 뒤 권봉석 ㈜LG그룹 부회장, 류재철 LG전자 CEO 등과 함께 약 1시간가량 면담했다.

면담을 마치고 1층 로비에 다시 나타난 구 회장과 젠슨은 어깨동무를 하며 ‘고(Go) LG’를 외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황 CEO는 취재진을 향해 “LG와의 파트너십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는 LG와 로보틱스 및 AI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하는 모든 영역, 로봇 시스템부터 현재와 미래의 AI 팩토리까지 LG와 하나의 거대한 팀처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LG는 로보틱스 등 미래 중요한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회사이고, 놀라운 AI 연구 역량을 갖췄다”며 “모터·기계 시스템 분야에서도 협력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미래 로보틱스를 함께 구현할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와 LG가 미래형 AI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설계 분야에서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에는 냉각, 전력 공급, 전체 설계와 건설에 극한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LG는 이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춘 만큼 미래 데이터센터 구조를 함께 연구 중”이라고 했다.

구 회장 역시 “젠슨과 미래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AI 시대를 가속화하기 위해 LG그룹과 엔비디아의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부족해 디테일한 내용까지 논의하지 못했다”며 “(대신) 젠슨이 캘리포니아로 초대해 주겠다고 했다. 거기서 추가로 이야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특유의 쇼맨십으로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직원들에게 호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직원이 사인을 요청하며 펜과 종이를 건내자 구광모 회장에게 같이 사인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 LG, AI·인프라 기술에 데이터까지 갖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난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LG그룹도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피지컬 AI 분야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이나 제조 설비처럼 실제 물리 공간에서 움직이고 판단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LG는 가전·전장·로봇·스마트팩토리에서 쌓은 제조 데이터와 생산기술이 풍부해 엔비디아의 파트너로 낙점됐다는 평가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 아이작(Isaac), 휴머노이드용 AI 모델 그루트(GR00T), 월드모델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기반으로 차세대 로봇 개발 협력을 더 본격화하기로 했다. LG전자는 휴머노이드와 물류 로봇 개발에 참여하고, LG이노텍은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을, LG CNS는 제조·물류 현장용 로봇 플랫폼 고도화를 맡는다.

AI 인프라 분야에서는 LG전자의 냉각수 분배장치, 콜드플레이트, 액침 냉각 등 데이터센터 열관리 기술과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설계 플랫폼을 결합한다. LG유플러스와 LG CNS는 차세대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 저장장치 협력을 논의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LG의 차량용 하드웨어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결합해 차세대 자율주행 보조시스템과 모빌리티 AI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LG AI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와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체 AI 모델 엑사원의 성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기업을 넘어 로봇·공장·차량을 아우르는 현실 산업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LG는 엔비디아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제조·로봇·인프라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의 초입에 있으며 미래는 매우 밝다”며 “피지컬 AI의 시대가 마침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한다. 기존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을 넘어 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번 방한에서 종횡무진의 행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투표도 못하는 나라' 2030 분노 터졌다

잠실 개표소에서 사흘째 항의 "이념 떠나 참정권 되찾기 운동"
李 "신뢰 잃은 기관, 존재 의미 없어… 검경이 선관위 합동 수사"

입력 2026.06.08. 00:56업데이트 2026.06.08. 14:20
6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민 3만6000여 명(경찰 추산)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재선거를 촉구하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을 개표한 곳이다. 7일에도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3만8700여 명이 모였다. /박상훈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잠실 참정권 시위’가 주말인 6~7일에도 이어졌다. 지난 5일부터 사흘째 시위가 이어진 서울 송파구 잠실 개표소(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는 7일 오후 8시 기준 3만87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대부분 2030세대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투표 중단 사태를 보며 분노와 함께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7일 잠실 개표소를 찾은 대학생 이유민(23)씨는 이틀 뒤 기말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이씨는 “참정권이 침해당하면 앞으로 더 많은 기본권이 무시당할 수 있다”며 “시험은 다시 보면 되지만, 원칙이 허물어지면 다시 회복할 수 없다”고 했다. 충남 천안에서 온 대학생 윤성현(24)씨는 “보수·진보 등 이념을 떠나 민주 시민이면 분노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잠실 개표소에 모인 2030세대 상당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소식을 듣고 현장에 왔다고 했다. 시위를 주도하거나 지휘하는 집단이나 조직은 없었다. 그럼에도 시위는 질서 정연했다. 개표소 주출입구(1-3게이트) 앞에는 시민 300여 명이 자발적으로 물품을 나르고 “재선거”라고 쓰인 흰 종이를 나눠줬다. 한 시민은 “이 집회는 잃어버린 참정권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라며 “정치색이 드러나는 피켓은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안내했다. 한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일부 정치인과 유튜버가 합류하려 했지만 “정치화하지 말라”는 시민 반발에 모두 자리를 떠났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칙이 무너졌다는 2030의 분노와 위기감, 그리고 이슈가 생길 때마다 기성세대가 진보·보수 양 극단으로 쪼개져 이념 싸움을 하는 모습에 대한 반감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신뢰를 잃은 독립기관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며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오후 3시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 4부 요인과 회동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7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부 유권자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참정권 시위’의 주축은 2030 대학생과 직장인들이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서울뿐 아니라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사퇴했지만 정치권은 7일 “몇몇의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관위 ...

 

참정권 침해에 맞선 2030, 그들의 분노에 귀 기울여야

조선일보
입력 2026.06.08. 00:20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의 투표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참정권 침해에 항의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투표소에서 시작된 집회는 투표함이 이송된 올림픽공원 개표소로 장소를 옮겨 계속되고 있다.

이번 집회는 20~30대 청년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선관위 잘못으로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 참정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한다. 모든 유권자가 동등한 투표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선거’ 구호를 외치지만 이들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 ‘재선거 이외 정치 구호 금지’를 내걸고, 정치색이 드러나는 피켓, 시위 도구 사용도 금지했다.

일부 참가자가 과격한 행동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민의 기본 권리가 이렇게 침해당하기 시작하면 나중엔 더 많은 권리가 당연하게 무시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했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선관위는 물론,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기성세대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부 인사들이 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지만 참가자들에 의해 번번이 제동이 걸리고 있다. 국민의힘 강경파를 중심으로 “청와대로 진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청년들은 “가면 안 된다”고 막았다. 유튜버 전한길 씨가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된 구호를 외치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윤 어게인’ 세력도 나타났지만 청년들은 “(정파적 인물과) 섞이지 말자”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집회를 선거 패배 책임을 부인하는 소재로 쓰고 있다. 그는 당 내부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며 “제 거취를 말씀 하시는 분은 (집회가 열리는) 올림픽공원에 나가보시라”고 했다. 청년들의 ‘참정권 항의’를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에 활용하고 있다.

친민주당 유튜버는 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를 겨냥해 “전두환 식으로 온라인에서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 채널 출연자는 2030 세대를 향해 “몽둥이를 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설득이 아니라 권력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했다. 막말에 가까운 폭언이었지만 스타벅스 ‘탱크데이’ 문구에 격분했던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아무 대응 없이 침묵을 지켰다.

‘투표도 못 하는 나라’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에 투표지 부족 사태의 본질이 담겨 있다. 국정조사, 특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고, 해체에 가까운 선관위 개편을 통해 선거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여야는 청년들의 항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플라톤도 당황할 한국 대통령의 말

투표 독려하며 "최악의 저질들"
플라톤의 취지를 잘못 인용했고
갈라치기 화법은 너무 감정적…
더 신중하고 품위있게 말하기를

입력 2026.06.07. 23:38업데이트 2026.06.08. 11:52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플라톤의 말대로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투표 하셨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 캡처

오늘 기자회견을 하는 대통령에게 당부한다. 말이 간결하고 곧았으면 한다. 말재간을 자제하시고, 거친 말을 삼가시길 바란다. 그동안 대통령의 말은 품위의 하한선을 넘나들 때가 있었다. 스타벅스의 이벤트 논란과 관련, 대통령은 ‘저질 장사치’ ‘비인간적 막장 행태’ ‘인간의 탈’ 같은 과한 표현을 했다. 말도 힘 빼고 쳐야 멀리 간다. 상대를 비판할 땐 겸손해야 한다.

대통령의 투표 독려는 심했다. “투표 포기는 (…) 공동체를 해치는 그들을 편드는 것”이라 했다. 누굴 거명하진 않았으나, ‘공동체를 해친다’는 건 무서운 말이다. 한 발짝 더 나가면 ‘반국가 세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제 현충일 추념사에서도 대통령은 ‘공동체’란 말을 6번 썼다. “공동체를 배반한 이들을 단죄” 같은 표현이다. 이 말은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부당 축적한 재산” 같은 표현으로 이어졌다. 대통령은 취임사 때부터 ‘대동 세상’ ‘공동체’를 강조해 왔고, 최근엔 ‘약탈 금융’이란 말도 하던데 운동권 콤플렉스로 오해받기 좋다.

대통령은 5월 31일 “투표 포기는 (…) 국민을 속이고 사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며 나와 가족의 삶을 망치는 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 했다. 어금니를 앙다문 말투였는데 논리 구성이 요령부득이다. 지금 ‘사익을 챙기고’ ‘권력을 남용’할 수 있는 쪽은 집권 세력이다. 권력이 있어야 남용을 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대통령은 플라톤을 인용했다면서 “정치 무관심의 대가(代價)는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 말했다. 순간 뜨악했다. 같은 편이면 선량하고, 반대편은 최악 저질인가. 마치 내부의 적을 상정한 듯 감정적이었다. 갈라치기를 해서 ‘정치적 스파크’를 일으키는 수법은 대통령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는 플라톤 인용이 어색했다는 점이다. 플라톤이 쓴 ‘국가’에서 관련 대목은 플라톤의 발언이 아니다. 소크라테스가 글라우콘과 대화 중에 한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사람들이 스스로 통치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최대의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통치를 당하는 것일세.”(‘국가’ 제1권 347c)

그런데 대통령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최악의 저질’로 바꿨다. 영문법으로 지적한다면 ‘비교급’(worse)을 ‘최상급’(the worst)으로 바꿔 놓았다. 표현이 강하다고 메시지가 강력한 건 아니다. 억지 ‘최상급’보다 ‘진실’만을 말할 때 전달 효과가 크다.

게다가 플라톤은 ‘모든 시민이 꼭 투표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 대화를 전한 것이 아니었다. 플라톤은 참여 민주주의가 아니라 ‘철인 정치’를 주장했다. 플라톤이 전한 소크라테스의 말은 “통치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를 외면하면 자신보다 못한 부적격자들이 권력을 잡게 된다”는 맥락에서 나왔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본투표 당일까지 “플라톤의 말대로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투표하셨나요?”라고 했다. 제발 적당히 하면 좋겠다.

대통령 메시지에는 이런 표현도 있다. “선출된 그들이 (…) 충직한 머슴이 될지, (…) 악성 지배자가 될지는 주권자의 손에 달려 있다.” 옛날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3월 초 꼬맹이들에게 말했다. “내가 앞으로 순한 양이 될지 무서운 호랑이가 될지는 너희들 손에 달렸다.” 대통령이 국민을 초등생 취급한 건 아니겠지만,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말이 지나치면 화가 되어 돌아온다. 아무쪼록 오늘 회견을 하는 대통령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말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시기 바란다. 알고 있는 부분만 정직하게 답하면 된다. 그리고 비유법 좀 안 쓰면 좋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추념사에서 대통령은 ‘공동체’란 말을 6번 썼다. “공동체를 배반한 이들을 단죄” 같은 표현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