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 野 "심각한 현실왜곡" 외8.

太兄 2026. 5. 25. 18:30

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 野 "심각한 현실왜곡"

"코스피 급등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
野 "곡학아세" "유체이탈 화법"

입력 2026.05.25. 16:17업데이트 2026.05.25. 16:44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3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중동 상황 등 비상경제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른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에 대해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며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심각한 현실왜곡”이라고 비판했다.

김 실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성공의 비용’이라는 제목과 함께 “기업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며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이 동시에 전개돼 시장과 여론은 위기 징후를 찾기 바쁘다”고 했다. 3고 현상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고환율 현상에 대해 ‘코스피 상승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 진단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외화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올해 코스피지수가 70% 이상 급등해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평가액이 2600조원으로 두 배가 됐고 전례 없는 외국인 매도세에 따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 올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으로, 환율 수준 자체보다 외화 자금의 수급 흐름과 유동성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할 때”라고 했다.

고금리 현상에 대해선 “유가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 정책의 긴축적 전환 가능성, 기준 금리 인상 기대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했다. 그는 “금리 상승 압력을 무조건 억누르는 접근도, 고금리를 방치하는 접근도 모두 위험하다”며 “지금 필요한 건 금리가 경제 펀더멘털을 과도하게 앞서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충격이 취약 부문에 집중되지 않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물가 문제만큼은 시장 기능에만 의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에너지 가격 안정조치, 담합 등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 취약계층 바우처 지원, 비축물량 탄력 조정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최근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으로의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곡학아세의 고민”이라며“현란한 말로 국민을 기만할 시간에 위기에 대처할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정책 책임자의 올바른 자세”라고 했다. 장 대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폭발적인 수출 증가를 기록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수출 품목들의 수출은 오히려 1.1% 감소했다”며 “반도체가 주춤하는 순간 우리 경제가 어떤 현실을 마주할지, 만약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라도 하면, 그 충격은 어떻게 감당할지 생각하기조차 두렵다”고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대출 이자에 허리가 휘는 소상공인과 장바구니 물가에 한숨짓는 서민들의 고통이 성공의 비용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결국 국민의 삶을 파고드는 실질적인 위기와 정부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전형적인 말장난이자 유체이탈 화법일 뿐”이라고 했다.

이같은 야당 비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3고라는 것은 주어진 현실 아니냐. 대외적 환경 자체가 그렇게 돼 있다”며 “(국민의힘 주장은) 해석을 잘못한 무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25일 “오늘자 환율 1515원인데 이재명 대통령, 지금 어디 보고 계십니까”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12일 삼성전자 노사(勞使)가 성과급과 관련해 이틀째 사후 조정 협상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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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환율 1515원인데... 李, SNS로 선거판만 살펴"

입력 2026.05.25. 16:14업데이트 2026.05.25. 16:45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25일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파크골프장에서 열린 부산어르신파크골프축제에 참석, 참가자들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25일 “오늘자 환율 1515원인데 이재명 대통령, 지금 어디 보고 계십니까”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고환율·고물가·고금리를 ‘도약의 마찰음’이라 부르며 위기를 성공으로 읽는 나라,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이재명 당대표가 했던 말을 기억하시냐”며 “2024년 4월, (환율) 1400원 돌파에 ‘국가 경제 위기 현실화’를 외쳤다. 2025년 2월엔 ‘국민 재산이 7%씩 날아갔다’며 전 정권의 실정으로 규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고환율 상황을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출범 당시 1395원이던 환율은 (현재) 1515원이 됐다”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수준이다. 숫자는 더 나빠졌는데, 위기의식은 왜 사라졌느냐”고 했다. 이어 “세계 주요국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지금, 유독 원화만 약세”라며 “이것이 국제 금융시장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지금 이 정부가 신경 쓰는 건 민생이냐 선거냐”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연일 SNS 공세로 지방선거 구도를 흔들 생각에 골몰하고 있다”며 “환율은 방어하지 않고, 민생은 챙기지 않고, 선거판은 살피는 정부. 국민이 다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저희가 알아서 하겠다. 대통령은 치솟는 환율을 방어하고, 민생에 올인해 달라”며 “부산 시민의 삶을 먼저 지키는 부산의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6·3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과 대구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역시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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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3일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했다는 ‘탱크 데이’ 이벤트로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코리아가 2년 전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

 

AI가 싹 바꾼 직장 풍경…새로 뜨는 직업은?

AI 제품, 고객사에 이식하는 ADE·FDE 직무 뜬다

입력 2026.05.25. 16:51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제미나이

미국의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방대한 조직을 이끌면서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임원 모임인 고위임원팀(SLT)을 해체했다. 대신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PO)를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된 전사 차원의 경영 조직을 꾸렸다. 또 현장 중심의 소규모 수평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수평 조직은 여러 단계의 복잡한 보고 체계를 거치지 않고 엔지니어와 연구자·개발자·디자이너 등이 직접 협업한다. 이는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조직 형태다. 이는 AI가 업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인원이 많은 대규모 조직이나 팀의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AI와 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이기도 하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AI 시대에 MS의 거대한 조직은 큰 약점이 됐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가 기업의 조직 행태와 핵심 구성원의 직무를 바꿔가고 있다. 인간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를 넘어 이젠 AI를 중심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람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AI로 대체돼 사라지는 직무가 생겨나고, 반대로 AI 시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직무도 쏙쏙 생겨나고 있다. 코딩을 하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는 AI로 대거 대체되지만, 기업의 AI 전환과 조직 개편을 돕는 업무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AI를 위한 조직 개편

AI 이후 조직 개편의 두드러진 방향은 소규모화다. AI가 이미 많은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과거만큼 사람이 필요 없고, 사람의 업무는 AI가 하는 업무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게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또 AI로 한층 가속한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의사 결정 단계를 최소화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이 기존 위계 조직에서 벗어나 중간 관리자를 줄이고, 더 작은 기술 기반 팀 중심으로 조직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도 최근 조직을 효율화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8000명을 정리해고했다. 저성과자를 해고하는 성과 기반 구조 조정이 아닌 AI 중심의 구조 전환이었다. 동시에 7000명을 AI 클라우드 인프라와 내부 AI 에이전트 조직으로 전보하고, 일부 매니저(관리자)를 실무 역할로 전환하며 중간 관리층을 줄였다.

◇AI 시대 뜨는 직무는

조직 효율화·소규모 기조 속에서도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직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이 AI를 어떻게 도입할지 설계하는 ‘솔루션 아키텍트(Solution Architect)’다. 고객사의 기존 시스템과 데이터, 보안 규정, 업무 흐름을 살펴본 뒤 어떤 AI 모델과 클라우드 구조를 쓸지, 어떤 부서부터 적용할지, 전체 시스템을 어떻게 연결할지 설계하는 일을 맡는다. 솔루션 아키텍트가 설계한 AI 시스템을 기업에 직접 배치하는 것은 ‘포워드 디플로이드 엔지니어·(FDE)’, ‘AI디플로이드 엔지니어(ADE)’가 한다. 엔지니어가 현장에서 어떤 업무에 AI를 붙일지 찾고, 데이터를 연결하고, 프롬프트를 조정하고, 성능을 테스트해 실제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과거 코드를 잘 짜는 엔지니어의 수요가 높았다면 이제는 고객과 실제로 만나 문제를 해결하는 엔지니어가 중요해졌다.

이 외에도 AI로 기업 업무·조직을 재설계하는 AI 컨설턴트, AI로 인해 생겨난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AI 보안 전문가 등 직무도 생겨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AI 관련 채용은 2020년 초와 비교해 지난해 말 130% 늘어난 반면 전반적 채용은 둔화하면서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치사율 최고 90% '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의 귀환… 안전지대는 없다

입력 2026.05.25. 15:23업데이트 2026.05.25. 15:58
23일 콩고민주공화국 르왐파라 공동묘지에서 적십자 요원들이 에볼라 희생자 시신을 매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에서 발생한 분디부교형 에볼라 유행에 대해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선포한 가운데, 현지에서는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AP 연합뉴스

한때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러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렸던 에볼라가 다시 국제 보건 위협으로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7일 콩고민주공화국(DRC)과 우간다에서 발생한 분디부교형 에볼라 유행에 대해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선포했다. WHO는 “팬데믹 수준은 아니지만 국제적 대응이 필요한 비상 상황”이라고 밝혔다.

콩고민주공화국 보건 당국과 WHO에 따르면, 24일 기준 에볼라 의심 환자는 904명, 확진 환자는 101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의심 사례 기준 119명에 달한다. 우간다에서도 확진 환자 5명, 사망자 1명이 확인됐다. WHO는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앞서 2014~2016년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 대유행 당시 감염자는 2만8000명 이상, 사망자는 1만1300명에 달했다. 이번 유행이 아직 그 규모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WHO는 콩고민주공화국 내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다시 고개 든 ‘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는 고열과 극심한 피로, 구토, 설사, 출혈 등을 일으키는 치명적 감염병이다. WHO에 따르면 에볼라의 평균 치명률은 약 50% 수준이지만, 과거 유행 때는 25~90%까지 차이가 컸다. 코로나의 전 세계 평균 치명률이 대체로 0.5~1%란 점을 감안하면 수십 배에 이르는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에볼라는 오랫동안 가장 두려운 감염병 중 하나로 꼽혀왔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투과전자현미경(TEM) 사진. /미 CDC

이번 유행의 원인은 초기 유행 때 악명을 떨친 자이르형이 아니라 분디부교형 에볼라다. WHO는 과거 분디부교형 유행의 치명률이 30~50% 수준이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자이르형과 달리 분디부교형에는 아직 승인된 백신이나 특정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국제 보건 당국은 실험적 백신과 치료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에볼라가 공기 중으로 쉽게 전파되는 감염병은 아니라는 게 의학계 설명이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에볼라가 일반적으로 공기 전파 질환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감염자나 사망자의 혈액·분비물·체액과 직접 접촉할 때 주로 전파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의료진 보호 장비 부족, 장례 과정에서의 접촉, 지역 주민 불신과 치료 센터 공격 등이 겹치면 확산 차단이 어려워진다.

◇도대체 어디서 왔나? 침팬지냐 박쥐냐

에볼라가 어디서 처음 인간에게 넘어왔는지를 밝히는 일도 중요하다. 에볼라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오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과일박쥐를 유력한 자연 숙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숙주 종은 아직 완전히 특정되지 않았다.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도 인간 감염의 중간 매개가 될 수 있지만, 이들도 에볼라에 감염되면 높은 치명률을 보인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영장류를 바이러스를 장기간 퍼뜨리는 ‘자연 숙주’라기보다는 중간 숙주에 가깝게 보는 시각이 많다.

23일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 부니아의 중앙시장에서 방역 요원이 염소 소독제를 뿌리며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유행에 대해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선포한 가운데 현지 당국은 시장과 병원 등을 중심으로 방역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아프리카 열대림 개발과 산림 파괴가 에볼라 같은 바이러스의 인간 전파 위험을 키운다는 연구도 꾸준히 나온다. 숲이 파괴되고 인간 활동이 깊숙이 들어가면 박쥐 등 야생동물과 사람의 접촉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2017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아프리카 산림 단절과 에볼라 바이러스병 발병의 연관성’ 연구 등은 산림 손실과 에볼라 발생 사이에 통계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강 건너 불 아니다”

WHO는 현재 이번 유행의 세계적 확산 위험은 아직 높지 않다고 평가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미국 내 확산 위험은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경을 넘는 이동이 일상화된 시대에 에볼라를 특정 지역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미국은 콩고·우간다·남수단 관련 여행자에 대한 공항 검역을 강화했고, 인도도 관련 지역 여행 주의보를 냈다.

22일 미국 버지니아주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동·중앙아프리카 지역 에볼라 유행이 악화하자 일부 국제선 입국자를 대상으로 공항 검역과 건강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AFP 연합뉴스

2014년 서아프리카 대유행 때도 에볼라는 미국과 스페인 등으로 유입된 사례가 있었다. 이번 유행 지역은 무장 반군 활동과 의료 체계 취약성이 겹친 콩고 동부다. 치료센터 공격과 의료 인력 부족, 주민 불신까지 겹치며 방역망이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유행이 이미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에볼라 사태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에볼라는 코로나처럼 공기 중으로 쉽게 퍼지는 바이러스는 아니다. 하지만 감염되면 치명률이 높고, 의료 체계가 무너진 지역에선 순식간에 통제 불능으로 번질 수 있다. ‘죽음의 바이러스’의 귀환이 세계 보건 당국을 긴장시키는 이유다.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의 진원지인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부의 한 마을에서는 당국 통제에 불만을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방역 당국이 검역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적은 누구' 질문에 답 못하는 與 후보들

정원오·박찬대·하정우 등
답변 피하거나 "내란 세력"

입력 2026.05.25. 00:50업데이트 2026.05.25. 08:20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부산 북구 구포대교 사거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유세차에 올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6.5.21/뉴스1 발언하는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인천 미추홀구 옛 시민회관 쉼터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1 soonseok02@yna.co.kr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오른 21일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1 pdj6635@yna.co.kr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대한민국 주적(主敵)이 누구냐’를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출직 공직자가 안보관도 밝히지 못한다면 대국민 기만”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분법적 이념 전쟁”이라고 맞받았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2일 한 유튜버가 “대한민국 주적이 북한이 맞느냐”고 묻자 “선거운동을 하는데 이렇게 물어도 되는 거냐”며 답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질문에 하 후보는 “국방부 백서에 나와 있다”고 답했다. 국방 백서에선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문구가 문재인 정부 때 삭제됐다가 윤석열 정부 때 다시 쓰여졌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하 후보의 안보관은 완전히 파탄 났다”며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무장 집단 북한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는 자가 어떻게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겠나”라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도 “북한은 우리의 분명한 주적”이라며 “하 후보는 자기 생각이라는 것이 없느냐”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도 지난 16일 주적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내란세력 아니에요?”라고 반문한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됐다. 이에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측은 “북한이라는 진짜 주적을 감춘 것”이라고 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주적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 장면이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에서 “북한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우리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주적으로 간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보관 논쟁은 선거 때마다 벌어지고 있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됐던 건 2017년 대선 TV 토론회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이 주적이냐’는 질문에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는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일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대한민국 국군이 누구로부터 나라를 지키는지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있을 수 있는 모든 병폐 드러내는 교육감 선거

조선일보
입력 2026.05.25. 00:20
22일 경기도 고양시 MBC 일산드림센터에서 열린 선관위 주최 TV 토론회에 앞서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만중, 조전혁, 정근식 후보.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가 이번에도 고질적인 병폐를 드러내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장에 가는 경우가 허다한 대표적인 ‘깜깜이 선거’다. 이번에는 16개 시도에서 교육감 후보 58명이 출마했다. 특히 서울은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최대인 8명의 후보가 난립한 상태다. 정당 공천이 배제된 선거라서 대부분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성향도 알지 못한다. 엊그제 서울교육감 후보 8명이 TV 토론을 했지만 아무 관심도 끌지 못했다.

서울교육감 후보 난립은 진보·보수 진영 할 것 없이 경선 불복과 단독 출마 강행이 이어진 결과다. 진보 진영 경선에선 대리 등록과 참가비 대납 의혹이 제기됐고, 후보들이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보수 진영에서도 경선 탈락자들이 등록 마감일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교육감 선거가 저질 정치판 선거처럼 변질된 것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경선 불복은 흔한 일이고,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사람이 반납해야 할 선거 비용 대부분을 미납한 상태에서 다시 출마하는 일도 있었다. 그동안 교육감 선거에서 세 번, 두 번 떨어지고 이번에 또 출마하는 ‘습관성 출마’ 후보들도 있다. 교육감 선거는 중립성 확보를 명분으로 정당 공천을 배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보수·진보 진영 후보들이 정당과 유착 관계 속에서 후보를 선출하고 선거를 치른다. 그러다 보니 국회의원 등을 지낸 사람이 교육감 선거에 나서 정치적 연명을 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러니 선거에서 교육 이슈는 사라지고 교육감 후보들은 ‘초중고생 등하교 교통비 지원’ ‘고3 운전면허 취득비 지원’ 같은 현금 지원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교육감 후보들이 이런 공약을 낼 수 있는 것은 매년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받는 지방교육교부금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이 교부금이 반도체 호황으로 머지않아 80조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부금은 매년 늘어나 돈 쓸 곳을 못 찾는 지경인데 앞으로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죄의식 없이 현금 살포를 공약하고 있다.

2007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이미 실패로 판명 났다. 유권자들 무관심 속에 부작용만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선거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병폐를 빠짐없이 선보이고 있다.

 

이유도 안 밝힌 대통령의 소방청장 감찰 지시

조선일보
입력 2026.05.25. 00:10
김승룡 소방청장

이재명 대통령이 김승룡 소방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22일 저녁에 밝혔다.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이 소방청장에 대한 즉각적인 진상 확인을 지시했다”고 밝혔지만 감찰에 착수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는 “더 이상의 구체적 설명은 곤란하다”고 했고, 소방청 관계자들도 “아무도 감찰 사유에 대해 모른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무 추진비나 갑질 의혹, 관용차 이용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 등이 감찰 사유라는 말도 나왔지만 김 청장은 “감찰 사유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했다.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감찰은 수시로 이뤄져야 하고, 감찰 결과에 따라 분명한 신상필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직 기강이 바로 서고 대형 비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의 감찰 지시는 공직 감찰과 관련된 일반적 상식에 크게 어긋난다. 감찰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감찰 결과가 아닌 지시가 먼저 공개되며 순서가 역전됐다. 대통령의 감찰 지시가 먼저 공개되면, 감찰을 통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소방청장은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힘들다. 대통령에게 이미 ‘낙인’이 찍힌 것으로 확인된 기관장 지시가 제대로 먹혀들기 힘들 것은 뻔한 이치다. 감찰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들도 대통령의 감찰 지시가 먼저 공개되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기 힘들 것이다. 공직자들의 업무가 끝난 저녁에 갑자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청와대가 감찰 지시를 공개할 만큼 이 문제가 긴급 사안인지는 대통령만 알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감찰 지시 이틀 전인 20일 국무회의에서는 “올겨울 대형 산불을 막아 아주 큰일을 했는데, 이런 엄청난 성과를 왜 성과 보고서에 안 썼느냐”며 소방청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취임한 지 두 달 된 소방청장이 공개 칭찬 이틀 뒤 감찰 대상에 오르자 소방청은 물론 공직 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사고뭉치를 골라내 책임을 물어야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존중받는다”며 ‘불시 감찰’을 강조했다. 이유도 없고 갑작스런 이번 대통령의 감찰 지시는 그래서 더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도 넘은 스타벅스에 도 넘은 정부 대응

조선일보
입력 2026.05.25. 00:00
22일 오후 광주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5.18 유가족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스타벅스코리아가 2년 전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사이렌 머그잔’을 출시했다며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라고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4년 4월 16일 ‘사이렌 클래식 머그’라는 새로운 머그잔 시리즈를 출시했다. 사이렌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배를 난파시키는 존재인데, 이를 알고도 일부러 세월호 참사 날에 맞춰 이 상품을 내놓은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에도 스타벅스코리아가 ‘탱크데이’ 마케팅을 진행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며 공개 비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의도성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그렇다고 비판을 면할 수는 없다. 특히 5월 18일에 5·18을 폄훼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홍보 수단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그 자체로 책임을 묻게 된다.

이 대통령이 비판한 ‘사이렌’ 상품은 2023~2025년 80개 이상 출시됐다고 한다. 사이렌은 1971년 스타벅스 창립 당시부터 로고로 사용된 상징물이며 여러 상품 명칭에 활용돼왔다. 특정 날짜에 출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하고 있지만, 조금 더 신중했으면 논란을 피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모 회사인 신세계그룹도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한다. 사건 직후 대표를 경질했고, 정용진 회장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공격은 오히려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이 얘기를 꺼냈고, 정부 부처까지 나섰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촉구했고, 다른 부처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일선 스타벅스 직원들은 신변 안전 위협까지 느낀다고 한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일반 소비자를 비판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 뮤지컬 배우는 스타벅스 매장 방문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출연 중인 뮤지컬에서 하차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미 서울경찰청 수사를 받고 있다. 하루빨리 수사해 잘못이 있으면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다만 정권 전체가 한 기업을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도를 넘는다는 느낌을 준다.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

 

한국식 기업 규제와 후진적 정치 관행부터 없애라

ALC에서 다룬 쿠팡 이슈
글로벌 스탠더드 벗어난
포퓰리즘이 진짜 문제였다

대기업은 한국 정치의 표적
원칙 없이 다수에 휩쓸리면
가짜 엘리트가 득세한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2026.05.24. 23:55업데이트 2026.05.25. 00:20
202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엘 모키어 교수는 ALC 강연과 대담에서 인류의 발전을 낙관하면서도 걱정할 만한 요소로 포퓰리즘을 꼽았다. 특히 “엘리트를 배척하는 포퓰리즘은 발전의 싹을 자르고 대개 형편없는 가짜 엘리트에게 자리를 준다”고 우려했다. /박성원 기자

지난주 이틀간 진행된 제17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ALC)는 지혜 나눔의 장이었다. 먼저 고민하고 경험한 사람들이 깨달은 바를 같은 공간에서 생생하게 전파하는 현장이었다. 필자는 사전 행사였던 채텀하우스 토론회부터 공개·비공개 모임과 세션에 여러 개 참석했는데, 혼자 알기 아까운 경제 안보와 발전에 대한 ALC의 교훈을 키워드로 제시하고 나누고자 한다.

첫 번째 키워드는 쿠팡이다. 경제 안보에 대한 비공개 토론에서 튀어나온 쿠팡 이슈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소 다양한 사안들을 보고받을 때 사안마다 한 장짜리 요약문을 보는데, 한국에 대한 요약문을 볼 일이 생긴다면 거기에는 쿠팡 이슈가 상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두 가지가 놀랍다. 쿠팡이 미국 정부와 의회를 그토록 성공적으로 설득했다는 것이 하나고, 미국 정치권력의 가장 상부에서 일개 기업의 민원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 다른 하나다.

발단은 쿠팡이 전직 직원에게 해킹당해 이용자 정보가 3000만건 이상 유출된 사고였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여서 그 자체로 변명의 여지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고가 현재 한·미 관계에 불편한 이슈로 커진 데에는 작년 말 국회 청문회가 컸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문회에 참석한 쿠팡 임시 대표의 태도가 불쾌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알맹이 없이 감정으로 점철된 미국인 망신 주기였던 것이다. 또한 이후 여당에서 추진하는 집단소송법 소급 적용이 쿠팡을 표적으로 한다는 인식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불만이 백악관까지 설득한 이유는 한국 정치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파격의 연속이라 글로벌 스탠더드가 중요한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 무대에서 일상의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규준은 건재하다. 예전보다 비즈니스가 정치와 훨씬 더 엮이게 되었지만, 그럴수록 외국과 갈등의 소지가 있을 사안은 냉철하게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우리가 떳떳한 것이다. 그럴 때 역차별 논란이 일지 않으려면 한국에만 있는 K기업 규제, K정치 관행을 먼저 없애는 게 맞다.

쿠팡 이슈에서 연결되는 두 번째 키워드는 포퓰리즘이다. 이제 K정치 현장 어디서도 대중에 영합하는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202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엘 모키어 교수는 ALC 강연과 대담을 통해 인류의 물질적 발전을 낙관하면서도 걱정할 만한 요소 중 하나로 포퓰리즘을 꼽았다. 특히 “엘리트를 배척하는 포퓰리즘은 발전의 싹을 자르고 대개 형편없는 가짜 엘리트에게 자리를 준다”고 우려했다. 포퓰리즘이 배척하는 엘리트에 개인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대기업은 정치권의 가장 쉬운 표적이 되곤 했다.

모키어 교수는 잘나가는 기업에 대한 대중의 적대감을 피하기 위해 간접적인 소통이 활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독일을 예로 들며 기업이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사안을 공개적으로 밝히면 정부가 이를 접수하고 필요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 한국에서 그러한 소통이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 간접적인 소통은 주로 경제단체들을 통해 이뤄졌다. 그런데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속세와 관련한 다소 무리한 주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낸 직후 대통령이 이를 직접 비판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모든 단체들이 얼어붙었다.

원칙 없이 다수에 휩쓸리면 기회는 순식간에 위기가 된다.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6%이고, 전기 대비 1.7% 성장률은 주요국 중 최상위 수준이었다. TSMC를 보유한 대만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성장했다. 1년 성장률이 아니라 3개월 성장률이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AI 수퍼사이클로 이어진다는 낙관론이 큰 한편, 물가 불안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거품이 걷힐 것이라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반도체 덕분에 여유가 생길 때 ‘반도체 때문에’를 대비해야 하는데, 모두들 파이 나누기에만 몰두하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남과 소통에 희망이 있다고 느낀다. 조선일보의 초청으로 무료 참관한 700여 명의 대학생·대학원생을 포함해, 많은 국내외 청년이 콘퍼런스 현장에서 보인 몰입도와 젊은 에너지에는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공감이 있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체화하고 포퓰리즘에 맞서는 미래가 그들로부터 나오길 기대한다.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청년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