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폭풍우 함께 헤쳐갈 파트너" 다카이치 "印太 안정 중추 역할"
안동서 한일 정상회담
李 "공급망 파트너십·조세이 탄광 DNA 실무협의 등 미래 향해 숨 가쁘게 전진"
다카이치 "어려운 국제사회 속 인태 지역 안정화 위해 일한 양국 중추적 역할 중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오후 경북 안동 시내의 한 호텔에서 한일 정상 확대 회담을 개최하고, 공급망 위기 대응 및 글로벌 현안 공조 등 양국 관계 도약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한 데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을 찾으며 성사됐다.
◇4개월 만에 ‘고향 답방’ 성사… 李 “한일 셔틀 외교의 진면목”
오후 3시 10분경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회담장에 공동 입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장에 들어와 일장기와 태극기에 차례로 목례를 한 뒤, 이 대통령과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자리에 착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먼저 제 고향인 안동을 찾아주신 존경하는 다카이치 총리님과 대표단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지난 1월에 총리님의 고향인 나라에 방문해서 참으로 각별한 환대를 받았는데, 오늘은 제가 나고 자란 이곳 안동에서 우리 총리님을 모시게 돼서 참으로 뜻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총리님께서 작년 10월에 취임하셨는데 취임 후 벌써 네 번째 이렇게 만나게 된다”며 “그야말로 한·일 간의 셔틀 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급망·경찰 협력 등 미래 향해 하루도 쉬지 않고 전진”
이 대통령은 “우리 한·일 관계는 미래를 향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숨 가쁘게 전진하고 있다”며 “각 부처 장차관들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를 방문하며 양국 간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구체적 성과로 “지난 3월에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을 체결해서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한 태세를 갖추었고, 양국 경찰청 간 협력 각서를 체결하여 스캠 범죄 대응 협력을 제도화했다”고 했다.
또한 “조세이 탄광 DNA 감정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진행해서 유족들의 염원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됐고, 공통 사회 문제 협의체에서는 사회 발전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새로운 협력의 영역에 밝은 빛을 비추고 있다”고 했다.
◇국제 정세 공조… “서로 비행기 좌석 내주며 우정 빛나”
이 대통령은 “지금 국제 정세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때”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를 위해 우리 두 나라는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이니셔티브와 국제사회의 각종 결의 등에 함께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리께서 직접 주도하신 아시아 탄소중립공동체 플러스 정상회의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여해서 공조를 이어나갔다”며 “중동에서 발이 묶인 국민들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서로의 비행기 좌석을 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불과 4개월 만에 총리님과 제가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게 됐는데 이는 한일관계 역사상 최초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이처럼 전례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교감의 폭을 넓혀나가면 실용적이면서도 획기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 “일한 양국, 인태 지역 안정화에 중추적 역할 해야”
다카이치 총리는 “대통령님 그리고 한국 여러분의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린다”며 “이번에는 이렇게 이재명 대통령님의 고향인 이곳 안동에서 셔틀외교를 실천할 수 있게 돼 아주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중동 정세를 비롯해 지금 국제사회는 대단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그러한 가운데 대통령님과 저의 리더십을 통해 양호한 한일 관계의 기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화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측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역내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강훈식 비서실장 등이 배석했으며, 일본 측에서는 오자키 마사나오 내각관방 장관, 이치카와 케이치 국가안전보장국장,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 등이 참석했다.


중노위원장 "삼전 노사, 양보 중... 합의 가능성 일부 있다"

19일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노사 합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점심 휴게시간 뒤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조정안 제시 전 노사 합의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될 가능성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한두 가지 쟁점이 정리가 안 되고,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노사가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양측은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등을 놓고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후조정에서는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노위가 양측 입장을 반영한 조정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노사 한쪽이라도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협상은 종료된다.
2차 회의 이날 오후 7시에 종료될 예정이지만, 논의가 길어질 경우 종료 시각이 늦어지거나 총파업 전날인 20일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前차관도 '두 국가론' 비판... "정동영, 정부 밖에서 주장하라"
오락가락 통일부, '평화적 두 국가' 논란 확산에 오전엔 "정부 전체 입장 아냐" 오후엔 "통일부가 주무부처"
김천식 전 통일연구원장은 19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 “(평화적) 두 국가 관계가 장관의 소신이라면 정부 밖에서 주장하라”고 했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북한 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며 “통일을 지향하기 때문에 특수관계이고, 특수관계이기 때문에 통일을 지향한다”고 했다.
김 전 원장은 1991년 남북이 남북 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로 규정한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당시 실무자로 참여한 통일 전문가다. 지난해 11월 임기 8개월을 남겨 놓고 “통일을 지우려는 정부에서 통일을 연구하는 국책연구기관장으로서 계속 앉아 있는 것이 불편하다”며 사의를 표명해 화제가 됐다.
김 전 원장은 이날 “두 국가론은 특수관계를 폐기하는 것이고 이는 통일포기와 공존관계를 고착화한다”고 했다. 평화공존은 결국 통일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취지다. 김 전 원장은 “그래서 (평화적 두 국가론은) 반통일 주장이고 반민족 행위”라며 “두 국가 관계가 정동영 장관의 소신이라면 정부 밖에서 주장하라”고 했다. 김 전 원장은 “통일부 공무원이 되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배치되고 통일부의 존립을 위협하는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남북이 1991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는 남북 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로 규정했다. 역대 정부는 대북·통일 정책을 입안·이행하면서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남북 특수 관계론’ 원칙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여러 차례에 걸쳐 ‘평화적 두 국가론’을 주장했고 현 정부의 첫 ‘통일 백서’에도 자신의 주장을 그대로 담았다. 통일부가 발간한 ‘통일백서’는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해 남북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정부가 발간하는 ‘통일백서’에 남북을 “사실상의 두 국가”로 기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발간하는 통일백서에 남북을 “사실상의 두 국가”로 기술한 내용이 포함되자 야권에서는 정 장관의 즉각적 경질을 요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북한이 ‘두 국가 헌법’을 만들자 이재명과 정동영이 ‘두 국가 통일백서’로 화답했다”며 “김정은의 교시가 대한민국 헌법 위에 올라앉았다”고 했다. 장 대표는 “(통일백서가) ‘통일 지향’이니 ‘평화적’이니 수식어는 달았지만, 핵심은 ‘두 국가’”라며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수식어와 무관하게 남북 관계를 특수 관계가 아닌 ‘별개 국가’로 규정하는 순간, 통일 정책의 근간은 무너진다”며 “장관 개인의 대북관을 국가 공식 문서에 투영한 것은 직권 남용이자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일 백서에 반영된 ‘평화적 두 국가론’은 정부 전체의 입장이 아니라 통일부의 구상”이라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평화적 두 국가 관계는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의 목표 중 하나인 남북 간 평화 공존 제도화를 위해 통일부가 검토 중인 구상 중 하나”라며 “이것이 북한을 법적인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했다.
통일부는 이날 재차 ‘평화적 두 국가’가 헌법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설명 자료를 냈다. 통일부는 “통일부의 ‘평화적 두 국가’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과 전혀 다른 것”이라며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는 남북 간 특수관계성을 포기하고 남과 북을 외국으로 주장하며 통일을 부정하는 것이지만 통일부의 ‘평화적 두 국가’는 남북 간 특수관계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며 북한을 외국으로 보지 않고 통일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본질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했다.
당초 오전에 평화적 두 국가가 정부 전체 입장은 아니라고 설명했던 통일부는 오후에는 “평화적 두 국가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목표인 ‘남북 간 평화공존 제도화’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전략”이라며 “이러한 이행 전략은 주무부처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마련해서 추진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中企 축제에도 속 타는 중소기업… "40여년간 지금처럼 힘든 적 없었다"

산업용 볼트를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는 신진화스너공업 정한성 대표는 “40년 넘게 기업을 운영했지만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는 미국과 유럽 수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데, 두 시장 모두 수출 여건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미국은 철강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유럽은 중동 전쟁 직후 운송료가 30% 넘게 오른 데다 수출 선박을 잡는 것조차 어려워졌다”고 했다. 국내로 눈을 돌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주 52시간 근무제는 대기업은 대응할 수 있어도, 비용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앞날을 생각하면 막막한 것을 넘어 화까지 난다”고 했다.
올해로 37회를 맞은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중소기업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중소기업인과 근로자에 대한 정부 포상 92점도 이뤄졌다. 김민석 총리는 “대기업의 AI 기술이 제조 중소기업에 확산되고, 대기업 수출 성과가 중소기업 매출 증대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개회사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경제 대도약의 주체가 되려면 혁신 성장과 지역 균형 성장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호황인데…중기는 소외
업계 최대 행사인 중소기업인대회 현장은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가득했지만 무대 아래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들의 이야기는 사뭇 달랐다. 반도체 호황에 증시가 들썩이고 일부 대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중소기업 대표들은 “다른 나라 이야기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5월 77.6으로 두 달 연속 하락하며 80선이 무너졌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인데, 70선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문을 닫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법인 파산 신청은 580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파산이 이뤄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약 30% 많았다.
체감 경기가 이런데도 정부 정책에서는 뒷전으로 밀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곽인학 광스틸 대표는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가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대표로서는 직원들에게 뭐라도 더 해주고 싶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며 “생산성을 높인다며 정부가 인공지능(AI) 도입을 지원한다지만, 대부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이야기여서 중소기업엔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해외에서 활로를 찾으려 해도 녹록지 않다.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미국에서 제품을 팔려면 안전·구조 인증 등이 필수인데, 인증 한 건을 받는 데 수억 원이 든다”며 “대기업·중견기업은 비용의 절반 이상을 정부에서 지원받지만, 중소기업은 매출 기준에 못 미쳐 지원조차 받지 못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정부 출범 때만 해도 중소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대기업 중심이어서 소외감을 느낀다”고 했다.
◇위기 앞에서 손 놓을 수 없어
중동 전쟁이 부른 피해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동 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접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난 13일 기준 799건에 달했다. 원자재 가격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 등에 쓰이는 PP(폴리프로필렌)는 중동 전쟁 전 톤당 140만원에서 지금은 245만원까지 올랐다. 한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석유화학 업체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가격을 낮추겠다고 했지만, 인하는커녕 가격 인상 통보가 매달 이어지고 있다”며 “말뿐인 상생인 셈”이라고 했다.
대내외 환경이 쉽지 않지만, 기업들은 위기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있다. 곽인학 대표는 “미국에 공장을 짓는 국내 대기업을 따라 현지 시장을 직접 두드리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표는 “예전에는 어려워도 다시 일어설 길이 보였는데 지금은 그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버텨온 시간이 있으니 이번에도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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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국 요원·전직 경찰 등 매수해 활동
‘올드 베일리(Old Bailey)’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 중앙형사법원은 지난 7일 중국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홍콩 민주화 운동 인사 동향을 감시하는 등 비밀 경찰 활동을 해온 혐의로 기소된 두 중국계 영국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영국 이민국 직원 웨이즈량(40)과 런던 홍콩경제무역대표부 간부 위안쑹뱌오(65)다.
두 사람에게는 국가보안법상 외국 정보기관 협력 혐의가 적용됐다. 영국 법정에서 중국 스파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영국 외교부는 유죄가 나온 직후 주영 중국 대사 정저광을 초치해 항의했다. 내무부 안보담당 부장관인 댄 자비스는 “영국 주권을 침해한 행위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이 해외 각국에서 당사국 허가 없이 화교단체나 식당 등으로 위장해 운영해온 국외 경찰 조직 실체가 사법 절차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불법 비밀 경찰서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계 미국인 루젠왕(74)에 대해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작년에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반체제 인사와 범죄 도피자 본국 송환을 위한 중국 ‘여우 사냥’ 작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뉴욕 경찰관과 중국계 영주권자 등 3명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시장 망치는 무원칙 에너지 정책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에너지 가격 결정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 점점 당연한 풍경이 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부는 5차 석유 최고 가격을 또다시 동결했다. 세 번 연속 동결인 가운데, 누적 인상 요인은 휘발유 200원, 경유 400원, 등유 600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민생 안정과 물가 관리를 명분으로 시장의 가격 신호를 억눌렀다. “2주마다 국제 가격 변동을 반영해 최고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설명은 대체 왜 한 걸까.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분을 분기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겠다며 2021년 1분기부터 시행 중인 ‘연료비 조정 단가’ 제도 역시 무력화된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올라간 국제 연료비가 낮아져 한국전력은 올해 2분기 전기 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1.2원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전에 ‘현상 유지’를 지시했다. 4년 전 연료비 급등기 때 전기료를 억제한 탓에 천문학적 부채가 쌓여 있어 이를 메워야 한다는 이유였다. 한 번 스텝이 꼬이니 올려야 할 때도 못 올리고, 내려야 할 때도 못 내리는 엇박자가 반복된다.
SK가스, E1 등이 수입해 오는 LPG(액화석유가스) 국제 가격은 3월에서 4월 사이 50%가량 치솟았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5월 LPG 가격을 누적된 미인상 분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에서 올렸다. ‘LPG는 택시나 가정에서 쓰는 서민 연료란 사실을 잊지 말라’는 정부 압박 탓이다. LPG 업계 관계자는 “기업도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으나, 수익성 악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푸념한다.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은 4년 전 2000억원 미만에서 어느덧 13조3000억원으로 67배 폭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가격 왜곡이 국민의 소비 행태까지 바꿔놓는다는 점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를 줄이라’는 시장의 강력한 경고다. 그러나 정부는 인위적 개입으로 이 경고음을 소거해버린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는 여름철 가게 문을 활짝 열고 에어컨을 틀거나 겨울철 실내에서 반소매를 입고 난방을 돌리는 에너지 과소비 문화가 뿌리내렸다. 가격 신호가 사라지니 자원 빈국인데도 모두가 에너지를 펑펑 쓴다. 서민 보호를 명분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일괄 억제하고 있지만, 그 혜택의 상당 부분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보다 대형 세단을 타는 고소득층에게 돌아가는 ‘역진적 분배’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원칙을 아예 무시한 채 정권의 정무적 판단만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가 굳어져선 안 된다. 정부는 에너지 가격의 시장 연동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안보 역시 시장의 경고를 수용하고 가격 정상화라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때 가능해질 것이다.
"삼성 멈추면 고덕도 멈춘다"… 평택 상권도 들고 일어났다
21일 총파업 예고, 소상공인 "파업 강행 시 집단소송 불사"

오는 21일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평택캠퍼스 배후 상권인 고덕국제신도시 소상공인과 주민들이 19일 일제히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거대 노조의 파업이 인근 골목 상권의 생존을 직접 위협한다는 것이다.
고덕동 소상공인협의회 송윤숙 회장은 이날 소상공인연합회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평택캠퍼스와 인접한 고덕동 상권은 삼성전자 임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발걸음으로 명맥이 유지되는 곳”이라며 “식당·카페를 비롯한 골목 점포의 주 고객층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 직원들이며, 상권 전체가 평일 유동 인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생태계”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실제 파업에 돌입해 사업장 출퇴근 인력이 급감하면 고덕동 상권 매출은 반 토막이 날 것이며, 이는 곧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권 위협과 연쇄 폐업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고덕국제신도시 시민연대 측도 “삼성이 멈추면 고덕도 멈춘다”며 노조에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고덕국제신도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함께 성장해온 상생 공동체”라며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반복적인 생산 차질과 갈등은 결국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과 협력업체, 자영업자들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대기업 노조는 단순한 사내 이해관계를 넘어 사회적 책임 또한 함께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며 “성과와 권리의 주장만큼이나 국가 산업과 지역 공동체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 역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소공연은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 등은 상당수 소상공인에게 깊은 박탈감을 안겨주는 처사”라며 “골목상권 생존을 위협하는 파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용필 평택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파업으로 소상공인 경영 차질이 장기화되면 삼성전자를 상대로 집단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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