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탄핵 공신에서 내란 혐의자로... 홍장원 前국정원 차장의 추락 외4.

太兄 2026. 5. 18. 21:44

탄핵 공신에서 내란 혐의자로... 홍장원 前국정원 차장의 추락

특검, 입건해 수사 중... 곽종근도 비슷한 처지 전락

입력 2026.05.18. 14:07업데이트 2026.05.18. 20:06
 

2차 종합특검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직후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고, 당시 국정원이 여기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3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특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전 원장과 홍 전 차장 등 국정원 정무직 출신 6명을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달 국정원 서버를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4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비상계엄 당시 조 전 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난 뒤 국정원에서 정무직 회의와 부서장 회의를 진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외교부와 국정원 라인을 통해 국제사회에 계엄 선포가 정당했다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국정원이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중앙정보국(CIA)을 접촉해 계엄을 옹호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시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지미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원 서버를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40여 명을 조사했다”며 “계엄 당시 조 전 원장이 윤 전 대통령을 만난 후 (국정원에서) 정무직 회의와 부서장 회의를 진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특검은 계엄 당시 국정원이 CIA와 접촉해 메시지 전달을 시도하는 과정에 해외 파트를 담당했던 홍 전 차장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조 전 원장에게 19일, 홍 전 차장에게 22일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홍 전 차장은 “CIA 관련 해외부서가 제 담당이었던 것은 맞지만 계엄 관련 메시지 같은 건 전혀 기억이 안 난다”며 “그런 지시를 내린 적도, 관련 사항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2024년 12월 계엄 선포 며칠 후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싹 다 잡아들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은 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들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 체포 명단도 공개했다.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과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이같이 증언했고, 이는 윤 대통령 탄핵과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무기징역 선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홍 전 차장은 작년 6월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의원과 함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실력자로 꼽혔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홍 전 차장은 2차 특검에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된 것이다.

한편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도 홍 전 차장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국회 문을 부수고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지만, 특검은 그를 군형법상 반란 혐의로 입건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윤 전 대통령이 ‘문짝을 부수고서라도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이었다.

그러나 특검은 곽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수전사령부 소속 군인들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투입해 폭동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지난 14일 곽 전 사령관을 군형법상 반란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계엄 당시 국회 등에 군 병력이 투입된 행위를 국가기관에 대한 반란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도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했다. 특검은 신 전 실장과 김 전 차장이 계엄 선포 직후 안보실 외교비서관 등을 통해 ‘종북 좌파와 반미주의에 대항하는 입장을 견지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우방국에 전파하려 했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도 김 전 차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차장은 홍장원 전 차장과 서울 마포고 동문이다.

한편 특검은 오는 24일 1차 수사 기간(90일)이 종료됨에 따라 이번 주 안으로 대통령과 국회에 수사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법상 특검은 수사 기간을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두 차례 연장이 모두 이뤄지면 특검 수사 기간은 최대 150일까지 늘어난다.

 

삼성 파업 방식에 제약 둔 법원.... "평시 수준 유지하라"

법원 '삼성노조 위법쟁의 가처분' 대부분 인용… "인력·가동 규모 등 지켜야"

입력 2026.05.18. 10:59업데이트 2026.05.18. 14:00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삼성전자 2차 사후조정회의에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 행위 금지 가처분에 대해 18일 법원이 대부분 인용했다. 법원은 노조가 쟁의 행위 기간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 가동 시간 등에 대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재판장 신우정)는 이날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 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채무자들(노조 측)은 쟁의 행위 기간 중 안전보호시설이 평상시(평일 또는 주말·휴일)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 가동 시간, 가동 규모, 주의 의무로 유지·운영되는 것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거나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작업 시설 손상 방지 작업,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 등이 쟁의 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 시간, 가동 규모, 주의 의무로써 수행되는 것을 방해하거나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수원법원종합청사. /뉴스1

이와 함께 초기업 노조와 최승호 위원장에 대해선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는 행위와 시설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근로자의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의무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위반 행위 1일당 노조는 1억원, 지부장은 1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앞서 삼성전자 측은 두 노조가 안전 보호 시설과 보안 작업 등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시설 점거 등을 하지 못 하게 해달라며 지난달 16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측 의견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로 노조는 주요 시설을 점거하는 등의 방식으로 파업을 할 수는 없게 됐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약 5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정부 중재로 성과급 갈등을 둘러싼 협상을 하고 있다.

노조는 ‘연봉 50%’인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는 지급안을 명문화하라고 요구한다. 사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대규모 파업(21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 단체들이 “노조 파업은 국가 핵심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며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면 정부는 긴급 조정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대응 수...

 

'남북교류' 중단 이후 집행된 '남북협력기금' 1824억원의 행방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2026.05.18. 17:00

[월간조선 심층분석] 교류 단절에도 인건비·유지비로 집행되는 남북협력기금의 실상

2020년 6월 16일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李在明) 정권이 남북협력기금 용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작년부터 “남북협력기금은 지금 수십 년째 예산 편성만 하고 전혀 집행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평화통일 기반 조성에 기여하는 사업이라면 꼭 북측과 합의되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지난해 10월, ‘기금 운용 범위의 포괄적 확대’를 골자로 한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국회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에 상정돼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남북협력기금은 노태우(盧泰愚) 정부 당시인 1990년 8월 1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 시행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과 같은 해 10월 1일 시행된 ‘남북협력기금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노태우 정부는 남북 사이의 상호 교류·협력 사업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991년 3월 해당 기금을 설치했다. 기금이 집행되는 사업 분야는 크게 ▲인적 왕래 지원 ▲사회문화 교류 지원 ▲교역 및 경제 협력 지원 ▲인도적 지원 사업 등이다.

 

양대노총, 삼성전자 파업도 노동 권익 문제라고 보나

조선일보
입력 2026.05.18. 00:20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도중 회의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중앙노동위 사후조정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에 대한 사측 입장 변화가 없으면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김민석 총리는 대국민담화에서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총리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식 시사한 것이다. 청와대도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고, 현명하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양대 노총은 삼성전자 파업을 감싸고 있다. 한국노총은 논평에서 “성과급 논쟁은 단순히 과도한 요구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며 “기업이 창출한 이윤을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최근 성명에서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경제 논리로 위축시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정당한 교섭 요구를 방치한 채 파업 가능성만을 문제 삼지 말라”고 노조를 옹호했다.

이번 사태가 노동자의 정당한 몫을 따지는 단순한 임금 인상문제가 아닌 것을 양대 노총도 잘 알 것이다. 반도체 등 기술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선 다음 기술 개발과 생산을 위해 이익 대부분을 재투자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요구는 이런 기업의 장기 투자를 막는 일이다. 노동계에도 부정적인 연쇄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카카오, 현대차 등 산업계 전반에서 같은 요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58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1인당 수억 원씩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인 노동권익 확보로 해석되기 어렵다. 다른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일이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이번 파업을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노조가 회사 이익의 특정 비율을 정해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영업이익 처분은 미래 투자 등 고도의 경영 상의 판단 영역이라 노동법상 쟁의행위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해외 경제 석학들은 “근로자들이 호황기 파격적 보상을 원한다면, 불황기 낮은 임금과 정리해고 같은 고용 유연성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대 노총이 삼성전자 파업을 지지한다면 보상과 리스크를 주고받을 용의가 있는지도 밝힐 필요가 있다.

 

이란 전쟁으로 북한 핵 문제가 실종됐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또 건성으로 다뤘다면 北 오판 부를 수 있어
이른바 '전략적 인내'가
북핵 고속질주를 허용한 뼈아픈 교훈 잊지 말아야

박인국 前 주유엔대사, 최종현학술원 초대원장
입력 2026.05.17. 23: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에서 대화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미국 대통령이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이란 전쟁 종식과 미·중 무역 분쟁 해결의 분수령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당장 가시적 성과는 미미했다. 다만 9월 유엔총회, 11월 APEC 정상회의, 12월 G20 정상회의 등 후속 회담이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위기 상황을 관리할 기반이 마련된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지난해 6월 이란을 겨냥한 ‘한밤의 망치’ 작전이 성공하고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축출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서도 손쉬운 정권 교체를 예상한 듯하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승부수로 던져 봤으나, 호르무즈 해협 인질 사태는 국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심화라는 새로운 위기를 불러왔다. 이란 전쟁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교훈이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전쟁이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이다.

첫째, 이번 이란 전쟁은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국이 핵심 국가 전략으로 추진한 ‘Pivot to Asia’, 즉 안보 중심축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긴다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이 이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배후로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를 지목한다. 네타냐후 입장에서는 미국의 전략 중심축을 다시 중동으로 되돌리는 기회를 확보했다. UAE 등 걸프 산유국들이 미사일 방어망 강화와 이란에 대응할 안보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면 이스라엘의 전략적 역할이 강화되고 이를 토대로 중동 질서의 개편까지 시도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중동 회귀 정책은 오바마의 ‘Pivot to Asia’는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 전략과도 모순돼 귀추가 주목된다.

둘째,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핵심 방공 미사일과 정밀 타격 미사일을 대량 소모했다는 내부 보고서들은 심각한 경고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개전 이후 39일 만에 4대 핵심 미사일 체계가 절반 또는 그 이상 사용됐고, 복원까지 1~5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도 일부 핵심 무기 재고가 한 달 안에 바닥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패트리엇 미사일로 5000만원대 이란 샤헤드 드론을 방어해야 하는 심각한 ‘비용 역전 현상’이 우리에게도 중요한 과제로 다가온다. 북한의 이른바 ‘섞어 쏘기’식 대량 공격에 대비할 저비용·고효율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북한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항일빨치산 결성 90주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인화성-17형을 공개했다.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은 최대 사거리 1만 5000㎞의 다탄두 미사일로 미국 전역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은 이날“우리 핵무력의 기본 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해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셋째, 이번 이란 전쟁은 전통적인 1대1 국가 간 전쟁이 아니라, 블록 전쟁으로 진화했다. 전쟁 수행 범위, 특히 미사일 공격 사정거리가 대폭 확장됨에 따라 여러 국가가 동시에 전장에 포함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한반도 유사시 한국은 서태평양 멀리 떨어진 외딴섬처럼 지정학적 고립을 면치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가 지난달 서울 방문에서 강조한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군수물자 상호제공)의 조속한 체결과 우리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한다. 이번 전쟁 중 정확도와 사거리 면에서 국제사회를 놀라게 한 이란의 주력 탄도미사일은 주로 북한의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넷째, 국가 안보에서 기밀 유지와 보안 시스템 강화는 기본이다. 특히 한반도에서는 우주 분야에서 한·미·일 간 위성 영상 정보 공유와 이에 기초한 미사일 대응 체제 공동 구축이 미래 전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한국이 미·일의 감시 정찰 정보뿐 아니라 미국 정지궤도 위성의 탄도미사일 감시 자료까지 공유하게 되면 북한 핵 전력 무력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다만 군사 기밀 유지에 대한 한·미 양국 간 신뢰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가 맺고 있는 Five Eyes 같은 국제 정보통신 감시망과 유사한 협력체제 구축이나 한·미·일 원자력 잠수함 기술협력을 위한 협력체제(가칭 KOJUS)를 만들어 가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다섯째, 이란 전쟁은 북한 핵 문제의 실종 가능성을 높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주도로 타결된 이란과의 핵 합의(JCPOA)를 2018년 탈퇴한 주요한 이유는, 비핵화를 목표로 한 북한 핵 협상과 달리 이란 핵 협상은 15년간 우라늄 농축의 범위를 제한하는 일시적 합의라는 점에 큰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를 묵인하면 향후 이란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통제 역시 어려워질 것이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결국 아무 조치 없이 북한 핵 무장을 방관하며 북핵 고속질주를 허용했던 뼈아픈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25년 미국 국가안보전략에서 북핵 문제가 누락돼 북한 비핵화 문제의 실종을 우려했는데,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건성으로 다뤘다면 북한은 국제사회가 북핵을 묵인한다고 오판해 또 다른 형태의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내일 개최되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이슈가 실종되지 않고 글로벌 어젠다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한국이 주요 7국 정상회의(G7)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힘을 합해주기를 기대한다. 한국이 G7 정식 멤버가 되면 중국과 러시아의 방해에 영향을 받지 않고 북핵 문제를 국제사회의 최우선 어젠다로 유지하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