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박상용 '정직 2개월' 징계 청구에 정성호 법무장관 "다툼 여지…국민 눈높이 맞게 처분" 외6.

太兄 2026. 5. 15. 21:16

박상용 '정직 2개월' 징계 청구에 정성호 법무장관 "다툼 여지…국민 눈높이 맞게 처분"

입력 2026.05.15. 17:19업데이트 2026.05.15. 20:41
정성호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등 검찰 고위 간부들이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안장된 박현숙 열사의 묘역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청구한 것을 두고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대검 판단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다만 ‘정직 2개월’이라는 징계 수준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 장관은 15일 오후 구 대행 등 검찰 고위 간부들과 함께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행사가 끝난 뒤 정 장관은 “박 검사에 대한 대검의 징계 청구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다고 생각하냐”는 언론 질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법무부에서 다시 기록을 보고 있다”며 “신중히 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적절한 처분을 하겠다”고 했다.

앞서 구 대행은 대검찰청 감찰위원회가 박 검사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를 권고한 지 하루 만인 지난 12일 “부당하게 피의자의 자백을 요구하고, 외부 음식물을 정당한 사유 없이 제공했다”며 법무부에 박 검사 징계를 청구했다. 다만 대검은 ‘연어 술 파티’ 의혹과 관련해 “(박 검사의) 관리 소홀로 술 반입·제공을 방지하지 못한 점은 감찰위 의견을 존중해 징계 청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정 장관은 “박 검사가 국회 국정조사에 응하지 않은 채 야당의 유사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언론에 출연해 정치적 견해를 밝힌 부분도 같이 보고 있다”고 했다. 박 검사는 지난달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A4 용지 7장 분량 소명서를 제출했지만, 여당 측 요구에 의해 국정조사장에서 퇴장했다. 이후 같은 달 7일에는 국민의힘이 별도로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했다.

박 검사가 소속된 인천지검도 법무부와 별도로 박 검사에 대한 감찰 전 기초 조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현재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징계) 기록을 보고 있고, 인천에서도 보고 있는 게 있다”며 “별개보다는 같이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조만간 검사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박 검사 징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사 징계는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등 5단계로 나뉜다. 구 대행이 요구한 정직 2개월은 중징계에 해당한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를 청구하자 13일 법조계에선 “검사가 피의자에게 자백을 받으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 12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 정직 징계를 청구하며 그 사유로 ‘(피의...
 
더불어민주당 등이 주장하는 ‘연어 술 파티’ 의혹과 관련해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를 ...

 

인천공항 주차할 곳 없더라니…직원 사용 85% 적발되자 "국민께 사과"

입력 2026.05.15. 13:24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이 '직원 정기권'에 과도하게 점유되면서 이용객 주차난이 심화됐다는 감사 결과가 나오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과했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둔 13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장기주차장이 차량들로 빼곡히 주차돼 있다./뉴스1.

공사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정기권 관리 소홀로 국민 불편을 초래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부실했던 업무체계 전반을 원점 재검토하고 정기권 관리체계를 혁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전날 인천공항과 인천공항공사 및 자회사·관계사 직원들이 인천공항 전체 주차 면적의 84.5%에 달하는 3만1265건의 정기 주차권을 발급해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다만 정기주차권의 하루 평균 사용 건수는 5134건(13.8%)에 그쳤다.

지난해 공사와 자회사 직원들이 무료 정기주차권을 사용해 면제받은 1·2터미널 단기 주차요금은 41억원이다. 공사의 연간 단기주차장 수익(366억원)의 11% 수준이다.

국토부는 "공사는 적정 발급 한도를 정하지 않고 사용 실태 관리도 전무한 상황에서 정기주차권을 무분별하게 남발했다"며 "이러한 행태가 인천공항 주차장 혼잡을 가중해 온 핵심 원인 중 하나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료 정기 주차권을 휴가철 해외여행 때 쓰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직원들이 개인 연가 중 무료 정기주차권을 사용한 사례는 작년에만 1220건(1017명)이었고 이들이 면제받은 주차요금은 총 7900만원으로 집계됐다.

공사는 뿐만 아니라 주차 대행(발레파킹) 서비스 개선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국토부의 2월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검토 및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한미, 드론 체계 공동 공급망 구축... "드론 동맹으로 진화"

입력 2026.05.15. 16:45업데이트 2026.05.15. 17:01
지난 2월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드론쇼 코리아(DSK)'에 참가한 에이럭스 부스에서 육군 교육용 드론이 전시돼 있다. /김동환 기자

한미 국방 당국이 15일 드론·대(對)드론 체계에 대해 공동 공급망을 구축하고 표준화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한미 동맹이 ‘드론 동맹’으로 진화하는 시작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전준범 국방부 국방인공지능기획국장과 패트릭 메이슨 미국 육군성 방산수출협력 부차관보가 참가한 가운데 ‘드론·대드론 협력 및 시장 참여’에 관한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공동 공급망 구축을 위해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연내 구축하려는 ‘드론·대드론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 한국산 제품을 등록하는 방안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산 제품을 한미 양국이 구매·운용할 수 있어 상호 운용성 향상과 물류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드론·대(對)드론 협력 및 시장 참여’ 협력의향서 체결식에서 전준범 국방부 국방인공지능기획국장과 패트릭 메이슨 미국 육군성 방산수출협력 부차관보가 협력의향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또 한미 연합 작전의 효율성과 호환성 등을 위해 한미 간에 드론·대드론 체계를 표준화하기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는 소형 드론용 배터리의 공통 표준 채택 등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정보 교환과 공동 연구 등을 통해 공통 표준 체계를 신속히 구축할 계획이다. 한미는 긴밀한 협력을 위해 관련 실무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메이슨 부차관보는 “한국 등 동맹국은 기존 획득 장벽을 극복한 가운데 효율적이고 상호 운용이 가능한 드론 체계의 신속한 전력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종대 국방부 차관보도 협력 의향서 체결에 앞서 미측 관계자를 만나 “산업부·국토부 등 관련 부처와도 협력해 안정적인 공동 공급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갈수록 태산 'N% 성과급' 파업, 법적으로 정당한가

조선일보
입력 2026.05.15. 00:20업데이트 2026.05.15. 09:18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투쟁 결의 대회를 연 모습.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약 45조원)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총파업 압박에 나섰다. /뉴시스

중앙노동위원회가 14일 삼성전자 노사에 사후 조정 재개를 요청했고, 사측은 별도로 노조에 대화 재개 공문을 발송했다. 경제 6단체도 곧 반도체 공급망 차질을 우려하며 파업 철회를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는 15일 오전 10시까지 성과급 제도화 등에 대해 사측 입장 변화가 없으면 21일부터 파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태는 단순한 임금 인상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N%) 성과급 지급 제도화’는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 거액의 돈을 고정적으로 챙기겠다는 것으로 기업의 장기 투자 전략에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반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문제다.

삼성전자 노조원 대부분이 하는 일은 일반 제조업 생산직 직원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받는 돈은 수십 배 차이 난다면 이는 용납되기 어렵다.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당장 같은 요구가 HD현대중공업, 카카오, 현대차 등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협력사와 해외 공장 직원들까지 배분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노조가 회사 이익의 특정 비율을 정해 내놓으라는 요구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런 요구가 법적으로 가능한지부터 가려야 한다. 대법원은 2024년 삼성전자 성과급(OPI) 소송에서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성과급 비율을 강제로 정하자는 것은 법에 정해진 임금 협상이 아니란 해석도 가능하다. 이를 이유로 파업하는 것 역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상당수 노동법 전문가들도 “대법원이 임금의 성격이 아니라고 한 사항을 파업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노동법이 보호하는 파업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한다.

노동법상 파업은 임금이나 근로시간 같은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반면 영업이익 처분은 미래 투자와 주주 배당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경영 판단 영역이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치열한 기술 경쟁 산업에선 다음 기술 개발과 생산을 위해 이익 대부분을 재투자해야 한다. 대만의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에서 삼성전자 노조와 같은 행태는 있을 수 없다.

정부는 ‘이익 N% 성과급’ 파업이 법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성과급 등도 노사 협상의 대상이 된 적이 있지만 지금처럼 상상을 벗어난 규모도 아니었고,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된 상황도 아니었다.

 

민주당 후보들, 검증 위한 '양자 토론' 왜 피하나

조선일보
입력 2026.05.15. 00:00
오세훈 후보와 인사 나누는 정원오 후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회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 여러 차례 양자 토론을 제안했으나 정 후보가 거부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선 국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민주당 하정우 후보와의 ‘TV 토론’을 요구하고 있지만, 하 후보 측은 ‘선관위 법정 토론을 제외한 TV 토론은 안 한다’고 한다. 경기지사 선거의 양자 토론도 불확실하다.

오 후보는 14일 전세 부족 등 서울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양자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정 후보에게 제기된 ‘음주 폭행’ 의혹 등은 꺼내지 않을 테니 “정책 토론 만은 하자”는 것이다. 정 후보 측은 “정책 대결을 하겠다”면서도 “상대방과 싸우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상 회피하는 것이다. 유권자가 후보들 품성과 정책을 가장 빨리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서로 상대를 지적 비판하고 방어하는 양자 토론이다. 정 후보가 서울의 각종 문제에 대한 지식과 대안이 부족하다고 자인하는 것이 아니라면 양자 토론에 나서야 마땅하다. 정 후보 측은 ‘양당 후보만 토론하면 소수당 후보가 시비 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 서울시장 선거에선 양자 토론을 했다. 당시 부동산·교육 등 많은 현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저질 말싸움은 거의 없었고 유권자들은 후보 실력을 검증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군소 후보가 있었지만 민주당은 양자 토론을 하자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앞선다고 보고 ‘시간만 보내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이해관계와 난제가 얽혀 있는 서울에서도 시장 후보가 시간 때우기용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은 유권자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방선거에서 법적 토론은 ‘1회 이상’이다. 한 번만 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래선 유권자들이 후보의 실력과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지지율이 앞서 있다는 민주당 후보들은 당당하게 양자 토론을 자청하기 바란다.

 

학교에서 사라진 것은 소풍만이 아니다

신뢰가 사라진 학교
교사는 위험관리자 됐고
가르침은 리스크가 됐다

증상만 보고 말하지 말고
그 아래 구조를 짚어야
해법과 제도가 바뀐다

이재명 대통령이 4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저도 초등학교 5학년 때 경주 수학여행 간 게 평생의 기억으로 남아 있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운 것도 참 많다”며 “혹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고 했다. /뉴스1

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이 현안을 던진다. 장관과 전문가가 답한다. 시원해 보인다. 문제를 직접 챙기고 즉석에서 대책을 요구하는 모습은 정치적 효과가 크다. 그러나 위험도 있다. 리더가 던진 것은 진짜 문제인가, 아니면 눈에 띄는 증상인가? 묻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해법을 정해 놓고 독촉하고 있는가?

정책 실패는 답이 없어서만 생기지 않는다. 더 자주, 문제 정의가 틀려서 생긴다. 문제 정의는 단순히 현상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 아니다. 현재 상태와 목표 상태 사이의 간극이 무엇이며, 그 원인과 책임을 어디에 둘지 정하는 일이다. ‘누구’의 문제인가도 중요하다. 그래서 문제 정의가 바뀌면 해법도, 책임도, 예산과 제도도 바뀐다.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교육부 장관에게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아닌가.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 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는 옳다. 소풍도 수업이고 운동회도 배움이다.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만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면 증상만 본 것이다. 진짜 질문은 “왜 학교가 소풍을 안 가느냐”가 아니라 “왜 교사들은 소풍을 교육이 아니라 법적 위험으로 느끼게 되었느냐”이다. 전자는 교사의 소극성을, 후자는 학교를 둘러싼 책임 구조를 문제로 만든다. 두 질문이 여는 정책의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

과장이 아니다. 2022년 속초에서, 2023년 목포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아이가 숨졌다. 두 사건 모두 인솔 교사가 1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로 금고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물론 아이를 잃은 비극의 무게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하지만 체험학습에서 사고가 나면 교사 ‘개인’에게 법적 위험이 닥칠 수 있는 현실에서 교사들은 공포를 느꼈다.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1주기인 2024년 7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이초교사거리에서 교사유가족협의회 관계자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서초경찰서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스1

숫자도 같은 말을 한다. 2024년 교육활동 침해 심의는 4234건으로 5년 전의 세 배다. 교사 28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정년 전에 교단을 떠난 교사는 6년 만에 가장 많은 7400여 명이었다. 초등 교사 96%는 체험학습에 부정적이고, 80% 이상이 악성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를 두려워한다. 학교가 울리는 강력한 불안 경보다. 불안은 비겁함이 아니라 문제의 신호다.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두려워한다면 그 감정을 훈계할 게 아니라 해석해야 한다. 왜 아이가 넘어지는 순간 교사는 교육자가 아니라 잠재적 피고인이 되는가.

증상은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초등학교에서는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가 생활 지도를 위축시킨다.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은 학생 사이의 갈등 회복이 아니라 법률 절차의 문제로 바꾼다. 고등학교에서는 입시 과열이 생활기록부 문장 하나까지 이해관계의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 이런 증상들은 서로 닮았다.

문제가 달라지면 해법도 변한다. 안전요원을 늘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안전관리의 처방이지 책임 구조의 처방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당한 교육 활동 중 사고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교사 개인이 법적 위험을 떠안지 않도록 기준을 선명히 하고, 소송 시 교육청과 국가가 법적 대응을 책임지며, 민원은 교사 개인의 휴대전화가 아니라 학교의 공식 창구에서 다뤄야 한다.

비판자들도 같은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보호 5법이 통과됐지만 교사들은 약 80%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 증상 하나에 처방 하나로는 신뢰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 학부모를 악당으로 만들자는 말이 아니다. 학부모도 불안하다. 문제는 그 불안이 교사 개인을 향한 민원과 고소로 곧장 번역되는 구조에 있다. 좋은 제도는 그 불안을 학교 공동체 안에서 받아낸다.

리더의 일은 증상을 크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의 구조를 묻는 것이어야 한다. “왜 안 하느냐”고 다그치기보다 “무엇이 하던 일을 못 하게 만들었느냐”고 묻는 것이 더 어렵고 더 중요하다. 답을 독촉하면 속도를 낼 수는 있지만, 우리를 잘못된 곳으로 더 빠르게 데려갈 수도 있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학교에서 사라진 것은 소풍만이 아니다. 신뢰가 사라졌다. 신뢰가 사라진 곳에서 교사는 스승이 아니라 위험관리자가 되고 가르침은 리스크가 된다. 오늘 우리가 선생님께 드려야 할 것은 꽃 한 송이만이 아니라 교사가 교사답게 다시 가르칠 수 있는 조건이다. 문제 정의가 틀리면 정책도 틀린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효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뉴스1
 

발목만 잡더니 결실은 나누자고?

입력 2026.05.14. 23:37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

“가장 필요한 것은 쏙 빼고 생색만 냈으면서 이제 이익까지 가져가려고 한다.”

최근 만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숨이 깊었다. 안에선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고, 밖에선 정치권이 초과이익, 초과세수 환수를 거론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페이스북에서 ‘국민배당금’을 제안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발생할 초과세수를 청년 창업,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AI 전환 교육 등에 환원하자는 구상이다. 김 실장은 해당 글에서 초과이윤과 초과세수라는 말을 섞어 썼는데, 해당 발언에 12일 코스피가 장중 5% 급락했다. 혼란이 계속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김 실장이 한 말은 인공지능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 세수를 국민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라며 진화에 나섰다.

사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소년 가장’이다. 미국·대만·일본·중국 같은 ‘옆집’ 반도체는 부모 지원에 무럭무럭 크지만, 한국 반도체는 변변한 부모 지원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 ‘로봇 장난감(현금 보조금)’을 원하는데 로봇은커녕, 로봇이 그려진 종이 박스(세액공제)만 덩그러니 받았다.

올 1월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 특별법을 보자. 반도체 업계는 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 적용을 요구했지만 노동계 반대로 빠졌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뒷다리는 잡지 말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무시됐다. 2023년 반도체 적자기에 거론된 ‘현금 지원’ 정책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미국·EU·일본이 수십조 원의 직접 보조금으로 반도체를 육성할 때, 우리는 “재벌 기업을 왜 돕느냐”는 한마디로 상황이 종료됐다.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말뿐인 지원의 실체를 보여준다. 러브콜을 보내는 세계 각국을 거부하고 정부 유치에 따라 용인에 반도체 팹을 짓지만, 전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필요 전력 15GW(기가와트) 중 40%인 6GW는 공급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원전 6기 분량이다. 지난 2월에는 산단을 전라도로 옮기자는 정치권 논쟁이 일었다.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는 법이다. 세계 반도체 기업을 미국에 유치하며 실속을 챙긴 트럼프 대통령도 미 정부가 지원한 직접 보조금의 최대 75% 한도 내에서만 수익을 환수한다. 지원도 없이 환수하지는 않는다.

김 실장이 예로 든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천연자원으로 이익이 날 때 세금을 부과해 사회와 공유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반도체는 천연자원이 아니다. 기업가의 뼈를 깎는 노력과 직원들의 밤낮 없는 기술 개발로 이룬 것이다. 초과 이익을 나누자고 말하려면 평시에도 안정적으로 이익이 나도록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2011년 초과이익 공유 개념이 나오자,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 진단은 지금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