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vs오세훈, 김부겸vs추경호... 16곳 시·도 단체장 대진표 완성
6·3 지방선거 한달 앞으로

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6곳 시·도 단체장 후보 대진이 2일 완성됐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17곳 시·도 가운데 5곳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12곳은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엔 전남·광주 행정 통합으로 전남·광주 통합시장을 뽑기 때문에 광역단체장 자리가 1곳 줄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16곳 시·도 후보들을 모두 비현역 단체장 출신으로 꾸렸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지방선거 때 당선됐던 12곳 현역 단체장 출신이 그대로 이번 지방선거 후보로 나선다.
◇수도권
서울에선 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맞붙는다. 정원오 후보는 3선 서울 성동구청장 출신이다. 이른바 ‘명픽(이재명 대통령 선택)’ 후보로 불린다. 오세훈 후보는 4선 서울시장을 지냈다. 선거 직전 서울시장이기도 했다. 이 외에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와 정의당 권영국 후보 등이 나선다.
인천은 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붙게 된다. 박찬대 후보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서 호흡을 맞췄다. 유정복 후보는 2014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당선됐고, 앞서 재선 국회의원, 농수산식품부·안전행정부 장관 등을 지냈다.
경기는 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의 여성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추미애 후보는 6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직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다. 양향자 후보는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며, 삼성전자 최초로 상고 출신 여성 임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 개혁신당은 조응천 전 의원을 내세웠다. 민주당 의원 시절 ‘검수완박’ 반대 등 당내 소신파로 불렸고, 이후 개혁신당으로 옮겼다. 야권에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진보당 대변인 출신인 홍성규 후보도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충청·강원
대전은 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의 대결이 진행된다. 허태정 후보는 대전 유성구청장, 대전시장을 지냈다. 이장우 후보는 대전 동구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2022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에 당선됐다.
세종에선 세종시 정무·경제부시장,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신인 민주당 조상호 후보와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차관급), 세종시장 출신인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 고위 경찰 간부 출신으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조국혁신당 황운하 후보가 나온다.
충남은 민주당 박수현 후보,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 간 매치업이 성사됐다. 박수현 후보는 재선 국회의원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을 지냈다. 김태흠 후보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이며, 2022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충북의 경우 보수 진영에서 2024년 민주당으로 넘어간 민주당 신용한 후보와 민주당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2022년 국민의힘 후보로 충북지사에 당선됐던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가 대결한다.
강원은 민주당 우상호 후보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가 맞대결한다. 우상호 후보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 정무수석으로 일했다. 김진태 후보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에 선출됐다.
◇영남
대구에선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붙는다. 국무총리 출신인 김부겸 후보는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 가운데 20대 총선에서 보수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이력이 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추경호 후보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다.
경북은 2018년 지방선거 때 경북지사에 도전했던 민주당 오중기 후보, 3선 국회의원에 재선 경북지사로 이번에 3선 지사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가 대결한다.
부산은 3선 국회의원, 이재명 정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17대 국회의원, 이명박 정부 정무수석, 재선 부산시장으로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대결을 펼친다. 개혁신당 대변인 출신 30대 정이한 후보도 나왔다.
울산은 국민의힘으로 시작해 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으로 옮긴 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재선 울산 남구청장을 지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돼 이번에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가 붙는다. 이외에 당 최고위원 출신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 20대 국회의원과 울산 동구청장을 지낸 진보당 김종훈 후보, 3선 울산시장 출신 무소속 박맹우 후보 등이 나온다. 범여권 후보들의 경우 단일화 변수가 있다.
경남은 전·현직 경남지사들이 붙는다. 민주당은 2018년 경남지사에 당선됐던 김경수 후보, 국민의힘은 2022년 경남지사에 당선된 박완수 후보가 나선다. 김경수 후보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문재인 핵심 참모’로 불렸고, 이재명 정부에선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을 지냈다. 박완수 후보는 3선 경남 창원시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재선 국회의원의 경력이 있다.
◇호남·제주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선출되는 전남·광주 통합시장 후보로 민주당은 광주 광산구청장, 재선 의원 출신 민형배 후보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텃밭에서 19대(전남 순천·곡성)·20대(전남 순천) 국회의원을 한 이정현 후보가 나선다. 이외에 민주노총 출신 진보당 이종욱 후보와 21대 국회의원 출신 정의당 강은미 후보가 나선다.
전북은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재선 국회의원 출신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전주갑 당협위원장 출신 국민의힘 양정부 후보, 민주노총 출신 진보당 백승재 후보 등이 나온다.
제주는 3선 의원 출신 민주당 위성곤 후보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지냈던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가 붙는다.



국힘 경기지사 후보에 '고졸 신화' 양향자... 與 추미애와 격돌

국민의힘이 2일 경기지사 후보에 양향자 최고위원을 확정했다.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경선으로 진행됐고, 경선엔 양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이성배 전 MBC 아나운서가 참여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4월 30일~5월 1일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각 50% 비율로 반영한 결과 양향자 후보가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삼성전자 최초의 상고(商高) 출신 여성 임원(상무)을 지냈다. 2016년 1월 민주당에 영입됐고, 2020년 4월 총선 때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됐다. 그해 8월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다만 2021년 7월 보좌진의 성추문 문제가 불거진 뒤 탈당했다.
이후 양 후보는 2023년 ‘한국의희망’을 창당했다. 2024년 22대 총선 무렵 개혁신당과 합당해 원내대표를 맡았다. 작년 4월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입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다가 1차에서 탈락했으나, 작년 8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후보, 개혁신당은 조응천 후보, 진보당은 홍성규 후보가 나온 상황이다. 이 가운데 야권에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바이오 전면파업 이틀째... 노사 평행선, 손실만 눈덩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전면 파업이 이어져 공정에 차질이 발생하면 최소 6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2일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노동절인 전날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또 앞서 예고한 대로 5일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전날 파업에 조합원 4000명 가운데 2800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별도의 단체 행동 없이 연차휴가를 내고, 휴일 근무를 하지 않으며 업무에 임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지급 여력과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를 고려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차례 교섭이 진행됐지만, 노사는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파업은 2011년 회사 창사 이래 처음이다.
사측이 추산한 파업 손실액은 최소 6400억원이다. 연속 공정의 특성상 공정이 잠시라도 멈추면 단백질이 변질될 우려가 있어 전체 생산품을 폐기해야 하므로 손실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조가 전면 파업 전 지난달 28~30일 진행한 60여 명 규모의 부분 파업으로도 회사는 15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측은 “현실적으로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워 교섭에 난항을 겪어왔다”며 “특히 기업의 인사권,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 사항은 회사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였기에 협상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문제의 본질은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컸다는 데 있지 않다”며 “회사가 한 달 이상의 시간 동안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제안을 준비하지 못했고, 파업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을 알고도 실질 협상과 비상 대응에 실패했다는 데 원인이 있다”고 맞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사측은 “하루빨리 일터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검 추진, 국힘에 희망 씨앗 준 것"… 與 영남 후보들 전전긍긍
선거 변수 된 특검 공소취소권

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모든 사건을 공소 취소할 수 있는 이른바 ‘조작 기소 특검법’이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특검법 본회의 처리, 이 대통령의 특검법 재가와 특검 임명에 이르기까지 이 이슈는 상당 기간 굴러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특검법이 선거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접전지로 분류되는 영남권의 민주당 후보 캠프들은 공개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선거에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비슷한 목소리는 충청권의 일부 후보 진영에서도 흘러나왔다. 반대로 국민의힘 후보들은 1일 일제히 ‘조작 기소 특검’을 비난하며 ‘정권 심판론’을 띄우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국민에게 ‘대통령은 범죄자’라고 외치는 꼴”이라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차라리 짐이 곧 국가요 법이라고 선언하라”며 “강력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반드시 역풍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부산·대구는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 여부를 판가름할 지역이다. 현재 판세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로 민주당이 우세하거나 백중세로 분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조작 기소’ 특검을 강행 처리하고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일련의 과정이 보수 결집과 부동층 자극 등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희망을 준 셈”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은 ‘조작 기소’ 특검법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차기 원내대표로 사실상 확정된 한병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조작 기소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에 특검의 진상 규명은 당연한 것”이라며 “공소 취소 권한은 증거가 나왔을 때 특검에 판단 권한을 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지방선거는 대선·총선과 달리 지역 현안에 누가 더 잘 대응할지, 누가 중앙정부와 잘 연결되고 지역에 유리할지를 판단하는 선거”라며 “야당이 특검 심판론을 내세운다고 해서, 원래 뽑을 후보를 바꾸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다른 의원은 “이번 특검법은 우리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을 위한 방탄 입법’이라고 규정한 법안을 수차례 강행 처리해왔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6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국민의힘 내분 등으로 선거 지형은 민주당에 유리하게 조성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작 기소 특검’ 이슈는 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단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비슷한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코리아정보리서치·천지일보의 지난달 27~28일 조사에서 ‘특검의 공소 취소 권한’에 대한 찬성은 42.9%, 반대가 38.1%로 오차 범위 안이었지만,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은 각각 반대가 48.2%, 46.2%로, 찬성 37.6%, 37.8%를 웃돌았다.
영남권의 민주당 후보 캠프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접전 중이다. 대구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안 그래도 대구는 막판 보수 결집이 있는데, ‘조작 기소 특검’이 기름을 부은 것 같다”고 했다.
부산은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오차 범위 안팎에서 앞서는 추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따라 그 격차가 들쭉날쭉한 상황이다. 경남지사 선거 상황도 비슷하다. 민주당 김경수·국민의힘 박완수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안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영남권 민주당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와중에 ‘조작 기소 특검’이란 핵폭탄을 맞은 격”이라며 “다음 주 여론조사 결과가 몹시 걱정된다”고 했다.



李 대통령 사건 8개 다 '공소 취소 특검'에 올린 민주당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 기소 특검법’엔 국정조사에서도 다루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5개가 추가됐다. 특검의 수사 대상 12개 중 8개가 이 대통령 연루 사건이다. 대장동·백현동 비리, 대북 송금에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까지 이 대통령이 피고로 기소된 모든 형사 사건이 망라됐다. 특검이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을 갖는 만큼 이 대통령 관련 사건 전부를 뒤집거나 흔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북 송금 사건의 ‘조작 정황’이 드러났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회유·조작’의 핵심 증거라고 했던 ‘술 파티’ 의혹은 당사자인 쌍방울 전 회장이 청문회에서 공개 부인했다. 대북 송금 목적이 이 대통령 방북 대가가 아닌 주가 조작용이란 민주당 주장도 부인했다. 쌍방울 전 회장이 입맛에 맞는 진술을 하지 않자 민주당은 그를 위증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대북 송금의 본질인 ‘방북 비용 대납’을 건드리는 조작 정황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는데 공소 취소 대상에 넣어 재판 자체를 없애려 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공소 취소는 1심이 진행 중인 사건에만 가능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선거법 위반 사건과 2심 재판 중 중단된 위증 교사 사건도 특검 대상에 넣었다. 현행법으로는 공소 취소로 이미 판결이 난 유·무죄를 없앨 수 없다. 그러나 조작 기소나 법 왜곡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면서 공소 취소가 가능한 사건의 범위를 넓히는 법 개정까지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민주당의 폭주를 보면 어떤 위헌적 법률을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다.
특검법은 1심 판결은 기소 6개월 이내, 2·3심은 각각 3개월 이내 끝내라고 규정했다. 검사의 공소 취소는 판사의 공소 기각 결정으로 확정된다. 수사 대상이 12개인데 대법원 판결까지 1년 안에 끝내라는 것은 대통령 무죄 만들기를 속전속결로 마무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검법은 ‘별건 수사’를 할 수 있는 근거 조항과 수사에 협조하면 형량을 깎아주는 ‘형량 거래(플리바게닝)’ 조항도 넣었다. 회유를 위한 별건 수사와 형량 거래 등을 허용하지 않는 우리 형사 사법 체계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지난해 민주당은 대장동 일당이 중형을 선고받자 대통령 재임 중 형사 재판을 중지하는 ‘재판 중지법’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무리하게 처리하지 말라”는 뜻을 민주당에 전하면서 법안은 중단됐다. 청와대는 이번 특검법에 대해선 수사 대상 12개 중 8개가 이 대통령 사건인데도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재판 지우기 특검’에 청와대도 동의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라디오 듣고 탈북 결심", 끊어진 대북 방송 재개해야

미국 하원의원 토론회에서 탈북민 양일철 씨가 “2018~2019년 우연히 라디오를 들으면서 김씨 정권이 정말 무서운 사기꾼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한미 당국이 송출한 대북 방송을 듣고 실상을 깨달아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양씨는 지난해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남으로 넘어왔다. 2018년 탈북한 이재희씨도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그동안 개보다도 못한 인생을 살았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제는 이런 탈북민이 나오기 힘들어졌다. 이재명 정부가 대북 확성기 중단, 대북 전단 단속에 이어 50년간 해온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TV 방송을 모두 꺼버렸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요즘 세상에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는데 뭔 대북 단파 방송을 하느냐”며 ‘바보짓’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 정권은 주민의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외부 정보와 차단된 북 주민에게 대북 방송은 바깥 소식을 전해주는 유일한 통로였다. 탈북민 대상 조사에선 66%가 ‘대북 방송을 듣고 탈북 결심을 했다’고 답했다. 북을 탈출한 뒤 대북 방송을 한 사람을 은인이라며 찾아 나선 탈북민도 있었다.
양씨를 만난 제임스 모일런 미 하원의원은 대북 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더 많은 것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힘이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고 했다. 미 트럼프 행정부도 북 주민에게 외부 진실을 전파하던 VOA 방송, 자유아시아방송 등을 폐쇄했지만 미 연방 법원이 이 조치를 중단시켰다.
정부가 대북 전단을 막고, 방송을 중단하고, 한미 훈련을 줄이고, 9·19 군사 합의를 선제 복원하고, 북한을 아무리 ‘조선’이라고 불러도 김씨 정권의 대남 적대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사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만 악화될 뿐이다. 지금 북은 한국 드라마를 봤다고 청소년까지 공개 총살하고 있다. 북한 주민도 우리 국민이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도 방송은 끄지 않았다. 대북 방송은 즉각 재개돼야 한다.
탈북민들, 미국 의회서 눈물의 증언 "북한서 개보다도 못한 인생 살았다"
상·하원 의원 만나 북한 실태 전해
영 김 의원 "인권 유린 용납 안 돼"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생전에 ‘김씨 정권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기꾼’이라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우연히 라디오를 듣고 나서야 할아버지 말씀이 옳다는 걸 알게 됐죠.”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 의회 레이번 하원 의원회관. 지난해 비무장지대를 통해 탈북한 양일철씨가 차분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VOA(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양씨의 할아버지는 아프리카 적도기니 주재 북한 대사를 지낸 외교관이다. 바깥세상을 경험한 할아버지의 위험천만한 발언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2018년부터 북한 주민들을 위해 자유 진영 국가들이 송출하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북한의 실체를 알게 돼 할아버지 심정에 공감하게 됐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국민이 된 양씨를 비롯해 북한 정권의 탄압을 피해 탈출한 탈북민 11명이 영 김 공화당 하원 의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한국계인 김 의원은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참석자들은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정보 유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8년 탈북한 이재희씨는 열두 살에 가족 모두를 굶주림으로 잃었다고 한다. 북한 내 강제 노동 조직인 청년돌격대에서 8년간 혹독한 노동을 경험했다는 그는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고 “북한에 있으면서 개보다도 못한 인생을 산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1997~2007년 중국에서 여러 차례 강제 북송(北送)을 당한 이순실씨는 인신매매 피해를 겪어 지금도 딸의 생사를 모른다고 한다. 탈북 과정에서 세 살배기 딸과 압록강을 건넜지만 “딸이 150달러(약 22만원)에 팔렸다”고 증언했다. 의회 관계자는 “여러 탈북민이 증언 도중 계속 눈물을 쏟아내 회의장에 숙연함이 흘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탈북민들은 30일 상원에서도 비공개로 증언했다. 김 의원은 “김정은은 권력밖에 모르는 인물로 자국민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고, 핵무기를 증강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주민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 유린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토론회는 미국 정치권에 북한 주민의 인권과 존엄성 증진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매년 열리는 ‘북한 인권 주간’의 일환으로 열렸다.
지난 28일엔 의회 내 초당적 인권 기구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주최하는 북한 인권 청문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한국 이재명 정부의 대북 방송 중단 등 대북 유화 조치를 비판했다. ‘탈북민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북한 인권 운동가 수잰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는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대북 정보 유입 활동에 대한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고 있어 북한 인권 운동 역사상 가장 도전적인 시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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