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가 정동영 해임 건의하자... 與, 조롱하듯 사진 찍고 퇴장
민주당 의원들 집단 퇴장... 지자체장 출마 의원들과 촬영 '삼매경'
국힘 "뭐가 두려워 해임 건의안 표결도 막나... 기념촬영 제정신 아냐"

국민의힘이 발의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단상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는 것을 무시하고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은 지난 24일 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했다. 정 장관이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로 기존에 알려진 평북 영변과 남포 강선 외에 ‘평북 구성’을 언급해 기밀을 유출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미국은 그동안 위성·감청·정찰기 같은 정찰 자산으로 수집한 대북 정보를 한국에 제공해왔으나, 정 장관 발언 이후로 일부 정보의 제공을 중단했다. 미국이 자국이 수집한 기밀 정보를 정 장관이 누설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이 북한이 파기한 9·19 남북 군사 합의를 일방 복원하겠다고 발표하고,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보조를 맞춰 ‘평화적 두 국가’를 주장했으며, 남북 경제 협력 재개를 추진하는 등 “일방적·굴종적 대북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이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유엔군사령부의 관할권을 임의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국가안보실이나 외교부, 국방부와의 조율 없이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고 다닌다고 주장하면서, 이 또한 해임 건의 이유로 들었다.
정 장관 해임 건의안은 국회법에 따라 발의된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인 이날 본회의에 보고됐다. 다만 다음 달 1일까지 다른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 없어,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지 않은 해임 건의안은 폐기된 것으로 본다’는 국회법 조항에 따라서 자동 폐기될 상황이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건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자유 발언을 청해, 국민의힘이 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낸 취지를 구두로 설명했다. 김 의원이 발언을 시작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은 김 의원을 뒤로한 채 자기들끼리 기념사진을 찍었다. 6·3 지방선거에 시·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국회의원을 사퇴하는 의원들이 주축이 돼 남기는 사진이었다. 김 의원이 발언을 마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산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은 27일 본회의를 열어 해임 건의안을 보고하고 오늘 본회의에서 표결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했는데, 우 의장과 민주당은 이를 묵살하고 오늘 본회의에 보고하는 ‘폐기 꼼수’를 저질렀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160석 거대 여당이 뭐가 두려워서 해임 건의안을 표결도 못 한다는 말이냐”라며 “부결시키면 될 것을, 뭐가 걱정돼서 이런 꼼수로 폐기시킨다는 말이냐”라고 했다.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다 한들, 강제력이 없어서 이재명 대통령이 해임을 거부할 수도 있는데, 도대체 표결도 못 하겠다는 꼼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야당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발언하는데 기념 촬영을 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제정신이냐”고 했다. 이 의원은 “야당에 대한 무시 차원을 넘어,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 의원들의 품격과 자격의 문제”라며 “오늘 민주당의 태도는 자격 미달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격을 훼손시킨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주가조작·샤넬백, 2심서 유죄로 뒤집혔다
법원, 징역 4년 선고... 1년 8개월서 형량 늘어
주가조작은 시세조종 직접 가담
명태균 여론조사는 무죄 판단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28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여론조사·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항소심 선고를 열고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2094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 무죄를 선고했던 주가조작 혐의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전인 2022년 4월 샤넬백을 수수한 혐의가 유죄로 뒤집히면서 형량이 늘었다.
항소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김 여사의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시세조종 세력에 거액의 자금과 계좌를 위탁해 사용하게 하고 그 수익을 분배했을 뿐 아니라 통정매매에 직접 가담했다는 것이다.
항소심은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2010년 10월 22일 권 전 회장의 권유를 받아 블랙펄인베스트에 총 20억원이 든 증권 계좌를 제공했다고 봤다. 수익에 대해 어느 정도의 확신이 없었다면 이 같이 큰돈을 맡길 수 없었을 거란 것이다. 항소심은 “김 여사가 제공한 증권 계좌는 블랙펄 측이 시세 조종 행위에 이용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항소심은 “피고인은 2011년 1월 13일 수익 정산과 함께 공모 관계에서 이탈했으나, 다른 공범들의 시세 조종은 2012년 12월 5일까지 이뤄졌다”며 “포괄일죄에 해당해 공범인 피고인도 죄책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항소심은 김 여사가 수익을 정산받은 2011년 1월 13일 이후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는 시세 조종이 아니라고 봤다. 권 전 회장 등 시세 조종 세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거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특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김 여사가 2022년 4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샤넬백을 수수한 것에 대해 1심과 달리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대통령에 취임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대통령 취임식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 800만원이 넘는 고가품이 오간 것을 단순한 당선 축하 선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가방을 받은 시점에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대선을 도운 통일교 측이 보상을 요구할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1심이 유죄를 인정한 2022년 7월 샤넬백·그라프 목걸이 수수 혐의에 대해선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명태균씨에게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 58건을 무상으로 수수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명씨를 처음 만난 2021년 6월 18일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상호 협의를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나기 전인 2021년 4월부터 1주 간격으로 대선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만남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항소심은 또 “피고인 부부가 명씨의 여론조사 실시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약속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날 김 여사는 머리를 묶고 검은색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고 공판이 시작된 이후에는 얼굴을 푹 숙인 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재판부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 취지로 설명하자 고개를 들어 변호인을 바라봤다. 김 여사는 선고가 진행되는 동안 재판부를 바라보거나 변호인과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주문 낭독 전 재판부가 김 여사에게 일어나라고 하자 김 여사는 고개를 숙인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재판부가 1심보다 무거운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하자 눈을 찡그리기도 했다. 선고를 마친 재판부는 천천히 자리를 정리하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변호인과 대화를 나눈 후 교도관의 부축을 받고 법정을 떠났다.



김성태 "연어 술파티? 안 먹었다"... 국조특위 청문회서 회유 의혹 부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이른바 ‘연어 술 파티 회유 의혹’에 대해 “제가 나이가 60에 가까운데 이제 먹는 것 가지고 그만 좀 말해달라”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5월 17일 정확히 술 안 먹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종합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청 안에서 소주를 마시고 그랬냐’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검찰이 김 전 회장과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술과 연어를 주며 회유해 진술을 조작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전 회장은 “제가 나이가 몇인데 그만 좀 말씀하셨으면 좋겠다”며 “연어 먹었다고 (하는데) 무슨 관계냐”고 했다. 그는 “무슨 커피를 먹었네, 교도관들이 저희들 뭐 수발을 들었다고 하는데 저도 매일 밧줄 묶이고 수갑 차고 조사받으러 가면서 무슨 수발을 받느냐”며 “물론 자주 가다 보면 검찰 직원들과 정이 들면 커피 몇 잔 먹고 (또) 김밥 먹다 걸려서 창피해서 먹을 것도 안 먹었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관련해서 재차 ‘연어 술 파티 회유 의혹’을 묻자 “사실 안 먹었기 때문에 안 먹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이 주가 조작을 위해 대북 송금을 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사실상 경기도를 위해 북한 측에 800만달러를 보냈다는 법정 진술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이날 “민주당과 국정원이 짜놓은 프레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이) 북한에 보낸 800만 불 중 500만 불은 주가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맞느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더 이상 재판에 관련된 것은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 의원이 재차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에 쓰인다는 것을 알고 보낸 것을 맞느냐”고 묻자 “재판에 관련된 것은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이 이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대납한 혐의가 인정돼 2024년 7월 1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지난 1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세값 폭등에 물량도 44% 급감, 서민 주거 위기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주일 전보다 0.22% 올라 6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1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배가 넘었다.

전셋값 상승은 전세 물량 가뭄 탓이다. 지난 주말 서울 전세 매물은 1만5344건으로 1년 전보다 44% 급감했다. 일부 지역에선 수천 가구 대단지에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는 경우도 있다. 전세 수급 불균형은 문재인 정부 당시 ‘임대차 2법’의 부작용으로 전세대란이 일어났던 2021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 지수는 108.4로, 2021년 6월 넷째 주(110.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수급 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집값 안정을 목표로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하는 부동산 정책이 집값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냈다. 하지만 전·월세난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다주택자가 세금 폭탄을 피하려고 전세 놓던 집을 내놓으면서 전·월세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 방침을 밝힌 1월 말 이후 석 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32% 늘어난 반면 전·월세 매물은 각각 30%가량 급감했다.
정부는 “다주택자 매물을 무주택자가 사면 전·월세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전·월세 수요도 줄어들기 때문에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논리로 다주택자 규제에 집중하면서 전·월세 대책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매매 시장과 전·월세 시장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도 한 몸처럼 움직이지는 않고 있다. 대다수 임차인은 초강력 대출 규제와 갭투자 금지에 묶여 당장 집을 살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택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집값 안정과 함께 서민의 주거 안정 보장이다. 전세 물량을 유지할 대책을 완전히 도외시한 채 매매 시장만을 겨냥한 규제에 치우친다면 전세난을 해소하기 어렵다. 현재 상황을 서민 주거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가 매매 시장과 별도로 전월세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작업 걸지 말라"더니 AI수석 출마, 국민 속이는 것

청와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부산 북갑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정청래 대표는 26일 하 수석을 만나 출마를 설득했고, 하 수석은 “집에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AI 3대 강국 도약’을 강조했고 청와대에 AI미래기획실을 신설해 네이버 출신인 하 수석을 임명했다. 하 수석도 “앞으로는 3년, 혹은 5년이 AI 골든타임”이라며 중장기 AI 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한 지 3년도 아니고 10개월 만에 출마를 위해 하던 일을 중단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지금까지 대통령이 강조했던 ‘AI 강국론’도 미래 전략이 아닌 정치 구호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AI 3대 강국’의 입법을 위해 국회에 정책 설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 목적이라면 애초에 민주당이 하 수석을 영입하고 AI 수석은 다른 인사에게 맡겼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하 수석 차출론이 나오자 지난 9일 공개 회의에서 “할 일도 많은데 누가 작업 들어 온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고, 하 수석도 “5월이나 6월에도 청와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하 수석 출마를 둘러싸고 당·청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하 수석이 출마를 결정하면서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정치 신인인 하정우를 빨리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화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 수석도 그동안 청와대 일 때문에 보궐선거 출마가 어렵다는 식으로 말하면서도 거의 매일 언론 인터뷰에 나와 출마 가능성을 함께 열어뒀다. 하 수석은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서는 일찌감치 정치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모두가 유권자들을 우롱하고 속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 출마는 정당과 개인의 선택 문제다. 그러나 당 대표는 설득하고 대통령은 만류하고 자신은 고민 끝에 결단했다는 식의 ‘띄우기’는 AI 전문가라는 포장과 맞지 않는 구태다. 특히 대통령의 언급이 이렇게 쉽게 뒤집히다간 결국 대통령 말의 신뢰 추락이라는 위험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절대 권력, 절대 부패' 보여주는 잇단 돈 선거 파문

지방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전남 순천시장 후보 측이 불법 정치 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한 사업가가 후보 선대위원장과 만나 “오늘 갑작스럽게 나왔는데, 우선 급하게 이거라도.. 지금까지 많이 썼죠. 10개 이상 들어갔소? 그거 5개밖에 안 돼”라고 했다. 그러자 후보 선대위원장은 “아껴가면서 잘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후보를 후원하는 사업가가 후보 선대위원장에게 선거 자금을 건네는 장면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후보는 경선에 이겨 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그러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민주당이 당 차원의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지금 민주당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지방선거 금품 문제가 터지고 있다. 드러난 것만 이번이 다섯 번째이고 모두 호남 지역이다. 앞서 전북지사 경선에 나섰던 김관영 현 지사가 대리기사비 지급 논란으로 제명됐다. 또 다른 전북지사 후보인 이원택 의원은 식사 비용을 제3자에게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남 광양시장 예비 후보는 불법 전화방 운영과 금품 제공 등 혐의로 경선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전북 임실군수 결선에서도 돈봉투 전달 시도 의혹이 제기돼 정청래 대표가 개표 보류와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당에서 아무리 감찰을 하고 조치를 해도 자고 나면 새로운 의혹이 터진다.
민주당에선 “‘컷오프’ 최소화 방침에 따라 입후보 문턱을 낮추면서 참가자가 대폭 늘어 경선이 과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한다. 예비경선과 본경선, 결선 등 3단계를 거치며 비용도 많이 들고 중간 탈락 후보의 이합집산까지 벌어져 더 혼탁해졌다는 것이다.
호남에서 금품 문제가 잇따르는 것은 본질적으로 일당 독주의 필연적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지난 30여 년간 호남의 지방자치단체 권력을 독점해왔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고 생각하니 후보들은 당내 경선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불법도 서슴지 않는다.
견제 없는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입증된 경구다. 호남 만이 아니라 영남 일부 등 ‘공천이 당선’인 곳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금 민주당은 행정부, 입법부 권력을 장악한데 이어 지방권력 장악도 확실시 되고 있다. 곧 사법권력도 장악한다. 이런 절대 권력은 특별한 자정 노력이 없으면 부패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式 핵합의가 가져올 미래
오바마보다 나은 결과물 집착
포장지만 화려한 합의 한다면
진정한 비핵화는 더 멀어지고
비밀 핵개발 악순환 빠질 수도

2005년 북핵 6자 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다음 날, 국내 언론엔 ‘한반도 냉전 끝났다’ ‘한반도 비핵화 평화의 길 열렸다’ 같은 헤드라인이 달렸다. 북한이 처음으로 ‘모든 핵 프로그램 포기’를 명문화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실질적 이행이 중요하다’는 신중론도 있었지만 뒷전으로 밀렸다.
그 후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당시 합의문은 ‘실행 계획서’가 아니라 큰 틀의 정치적 의지만 담은 양해각서 같은 것이었다. 진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는 이른바 ‘창조적 모호성’으로 두루뭉술하게 넘겼다. 이후 실질적인 이행 계획을 논의하는 첫 자리부터 딴말이 나오더니, 지루한 공방을 계속하다 결국 판은 깨졌다. 지금 북한은 핵무력을 완성했다며 미국과 대등한 ‘핵보유국’ 위치에서 군축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북핵 협상은 ‘디테일의 악마’가 얼마나 거대하고 사악한지를 국제사회가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
9·19 공동성명 후 10년이 지난 2015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해 타결한 이란 핵 합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는 북핵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5개의 부속서가 포함된 159쪽 JCPOA 합의문은 앞으로 10여 년에 걸쳐 이란 및 서방 국가들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촘촘하게 명시했다. 단계마다 무엇을 어떻게 이행해야 하고, 이를 어떻게 확인하며,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어떤 제재가 가해지는지 등이 망라돼 있다.
물론 이란의 우라늄 농축권을 15년만 묶어두기로 한 점 등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적어도 이행 계획의 구체성 측면에서는 트집을 잡기 어렵다. 그럼에도 오바마에 이어 집권한 트럼프는 “재앙적 합의로 테러 정권에 수십억 달러를 퍼줬다”며 2018년 이를 파기했다.
이란 핵 합의 이후 다시 10년이 지난 2025년,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는 핵무기 완성에 훨씬 근접한 이란을 마주하게 됐다. 트럼프가 합의를 파기한 이후 이란은 핵 농축 시설을 재가동해 60% 농축 우라늄 460㎏을 확보했다. 핵무기 11기를 제조할 분량이다. 트럼프는 ‘한밤의 해머’ 작전을 벌여 ‘이란 핵 시설을 말살했다(obliterated)’고 했지만, 실제로는 상당수가 그대로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다시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겠다”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전쟁이다.
이쯤 되면 트럼프의 전쟁 출구는 명확해 보인다. 오바마 때보다 나은 합의를 들고 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든 오바마 때보다 크고 아름답다고 ‘포장’할 수 있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20년 농축 제한’ 요구도 이런 맥락에서다. ‘왜 전쟁을 벌였느냐’고 욕하는 자국민에게 “거봐라, 오바마는 15년밖에 못 했지만 나는 20년(또는 그 이상)을 해냈다”고 할 수 있어야 11월 중간선거를 치를 수 있다.
지금 이 어려운 숙제를 트럼프는 자신의 사위와 부동산 업자 출신 친구에게 맡겨 몇 주 안에 끝내려고 한다. 2015년 합의문은 전문 외교관에 더해 물리학자·법학자 등 각 분야 전문가 200여 명이 참여해 2년 이상이 걸려 도출한 것이었다. 지금은 또 10년 전보다 훨씬 미국에 대한 불신이 큰 이란 지도부가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합의가 나오더라도 9·19 공동서명처럼 포장지만 그럴듯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미 완전히 승리했다”는 트럼프의 호언장담에서 ‘진정한 비핵화’ ‘평화’의 미래는 잘 그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란은 부실한 합의 뒤에 숨어 끊임없이 딴짓을 꾸미고, 이스라엘은 어떻게든 빌미를 찾아 다시 전쟁을 벌이려는 악순환을 예고하고 있는지 모른다.
文정부 '통계 조작' 감사·수사...부동산원 노조 "대통령실 등 압박 밝혀내"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한국부동산원의 노동조합이 최근 감사원에 ‘통계 조작’ 감사 재심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탄원서에는 직원들의 통계 조작이 문재인 정부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 등 상급기관의 압박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뤄졌고,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최근 국회 국정조사에서 윤석열 정부 때 이뤄진 ‘통계 조작’ 사건의 감사 및 수사가 강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는데, 정작 피감기관이었던 부동산원 직원들은 정반대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부동산원 노조는 지난 17일 감사원에 ‘통계 조작’ 감사의 재심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노조 측은 탄원서와 함께 제출한 소명서에서 “감사원 감사를 통해 엄정한 사정기관의 시선과 함께 통계업무에 대한 사명감을 고취할 수 있었다”며 “대오각성함은 물론이고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2017~2021년 사이 총 27차례에 걸쳐 관련 대책을 발표했고, 부동산원도 정부의 정책 보조기관으로서 관련 지시에 불복하기보다는 협조적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상급기관의 지시라 하더라도 부당한 지시는 거부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당시 국내 부동산 가격이 역대급으로 상승한 점 등이 통계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장애 요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통계 조작은 대통령비서실과 국토교통부 등 상급기관 지시에 따른 것이었고, 부동산원 직원들은 고도의 정책적 결정에 동참하는 정도로 판단했다는 취지다.

특히 노조 측은 “‘당시 부동산원 임직원들은 (부동산 통계 관련) 사전보고가 부당하다며 12차례 걸쳐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는 부동산원 예산 삭감 등을 압박하며 거부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며 “검찰은 대통령실이 부동산원의 사전보고 중단 요청에 대해 ‘사전보고를 폐지하면 부동산원 예산이 없어질 텐데, 괜찮겠냐’고 말하며 요청을 묵살한 점도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또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 등이 부동산원을 압박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거나 왜곡하게 했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내 주신 부분에 대해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통계 조작’ 의혹의 당사자였던 부동산원 직원들이 당시 감사 및 수사 결과를 인정한 것이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대전지검은 문재인 정부 시절 김수현·김상조 전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장관 등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 관계자 7명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부동산원의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125회에 걸쳐 조작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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