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시가격 18.7% 급등… 강남 보유세 1000만원 뛸듯
마포 보유세 150만원, 성동 168만원 오를 전망

서울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18.67% 상승한다. 정부가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지난해와 같이 시세의 69%로 동결했지만,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며 공시가격이 함께 오른 영향이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포·성동·광진구 등 지난해 집값 상승을 주도한 지역들은 공시가격이 20% 넘게 오르며 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전국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 약 1585만호의 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9.16%로, 지난해(3.65%) 대비 5.51%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보다 공시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18.67%)이 유일하다. 이어 경기(6.38%), 세종(6.29%), 울산(5.22%), 전북(4.32%) 등 순으로 올랐으며, 인천(-0.1%), 대전(-1.12%), 광주(-1.25%) 등은 하락했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7개 조세·복지·행정 제도에 활용되는 지표로, 주택 시세에 현실화율을 곱해 산출된다.

◇서울 공시 가격 상승률 ‘역대 세번째’
올해 서울의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지난 2007년(22.7%)과 2021년(19.05%)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당시에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으로 인해 가격이 올랐지만, 올해는 현실화율을 동결했음에도 주택 가격이 오르며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8.98% 상승하며 지난 2006년(23.46%)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 3구와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뛰었다. 성동구의 공시 가격이 29.04% 오르며 가장 큰 오름 폭을 기록했고, 강남구(26.05%), 송파구(25.49%), 양천구(24.08%)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 위주로 가파르게 올랐다. 반면 성북구(7.52%), 구로구(6.06%), 은평구(4.43%), 노원구(4.36%) 등 서울 외곽 지역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종부세 대상 48만 가구 돌파
공시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는 보유세가 40~50%씩 급증하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재산세와 달리 종합부동산세는 집값의 구간에 따라 계단식으로 누진세율이 적용되어 공시가격 상승 폭보다 세금 증가 폭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올해 1가구 1주택자 기준으로 주택 공시 가격이 12억원을 초과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전국 공동주택은 48만 7362가구로, 지난해 31만 7998가구 대비 53.2%가 늘었다.
국토교통부의 보유세 모의계산에 따르면, 강남 3구에 밀집된 고가 주택의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신현대 9차’ 전용 111㎡의 공시가격은 올해 47억2600만원으로 전년(34억7600만원) 대비 36% 오른다. 공시가격이 상승하면서 보유세도 같은 기간 1858만원에서 2919만원으로 57.1%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도 올해 공시가격이 전년(34억3600만원) 대비 33% 오른 45억6900만원으로 집계되면서 올해 보유세가 전년(1829만원) 대비 56.1% 오른 2855만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른 ‘마용성’도 마찬가지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30.9% 오르면서 보유세가 전년 289만원에서 올해 439만원으로 52.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성동구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의 보유세는 전년(307만원) 대비 54.6% 급증한 475만원, 용산구 ‘용산한가람’ 전용 84㎡는 전년 대비 41.7% 오른 676만원이 부과될 전망이다.
정부는 3월 18일부터 4월 6일까지 20일간 소유자 열람 및 의견 청취를 거친 후, 4월 30일에 공시가격을 최종 결정·공시할 예정이다. 이후 5월 29일까지 추가 이의 신청을 접수하고, 6월 26일에 최종 조정된 가격을 공시한다. 공시가격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홈페이지나 해당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최초 HBM4E 공개한 삼성전자... GTC서 기술력 뽐낸 한국 반도체
젠슨 황, 삼성 부스에서 '어메이징 HBM4′ 사인
SK하이닉스에선 '젠슨♡SK하이닉스' 남겨HBM4'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엔비디아의 GTC 2026에서 반도체 기술력을 뽐냈다.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기술을 선보이고 엔비디아와 굳건한 ‘동맹 체제’를 내세우면서 한국 기업들이 AI와 자율 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6일(현지 시각) 개막한 GTC에서 전시 부스를 차리고 7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E)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제 막 엔비디아에 6세대인 HBM4 납품을 시작한 가운데 차세대 메모리를 선보이며 회복한 기술 경쟁력을 드러낸 것이다. 이 칩은 최신 11~12나노미터 수준인 1c D램 공정과 4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정을 적용한다. AI GPU 성능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막힘없이 보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핀당 16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와 4.0TB/s(초당 테라바이트) 대역폭을 지원하는데, 기존 HBM4와 비교하면 속도는 37%, 대역폭이 21% 증가한 수치다. HBM4E는 엔비디아가 내년 하반기 선보이는 차세대 AI 가속기(인공지능 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 ‘베라 루빈 울트라’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년 후 선보일 HBM5에 1c D램 공정과 2나노 파운드리, HBM5E에는 더 미세한 1d D램 공정과 2나노 파운드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래 HBM 기술의 승부수가 될 ‘하이브리드 카파 본딩(HCB)’ 기술과 저전력 D램 모듈 소캠2와 서버용 저장 장치(SSD) PM1763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도 다양한 메모리 제품을 전시했다. HBM4와 HBM3E, 소캠2 등을 선보였고, 엔비디아와 협업해 만든 액체 냉각식 기업용 SSD와 저전력 LPDDR5X가 탑재된 AI 수퍼컴퓨터 ‘DGX Spark’도 전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GTC를 찾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기조연설을 지켜봤고 다양한 기업의 부스를 돌아봤다. 이날 젠슨 황 CEO는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HBM4 웨이퍼 위에 “어메이징 HBM4”라고 사인했고, SK하이닉스 부스에선 “HBM4를 잘 지원해달라”며 전시품 위에 “젠슨♡SK하이닉스”라는 글을 남겼다.
이날 현대차·기아도 엔비디아와 손잡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보유한 레벨2(부분 자동화) 이상 자율주행 기술을 현대·기아차 일부 차종에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이후 현대차 미국 합작법인 ‘모셔널’을 중심으로 레벨4(고도 자동화) 로보택시까지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수·포항 이어 당진·울산, 산업 도시들 잇단 위기 신청

충남 당진시와 울산 남구가 정부에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신청한 데 이어 인천 동구도 신청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철강 산업 중심인 당진, 석유화학 거점인 울산 남구에 이어 수도권 철강 산업 기지인 인천 동구까지 위기를 선언한 것은 제조업 현장의 심각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위기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어 더 우려스럽다. 최근 1년 새 석유화학 단지가 밀집한 여수·서산, 철강 도시 포항·광양 등 ‘국가대표급’ 산업 도시들이 줄줄이 위기 지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도시가 생존을 위해 정부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에 기댈 처지가 된 것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고비용 구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 등의 거센 추격 속에서 취약해졌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위험 신호는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코스피 지수가 한때 6000선까지 넘는 등 증시는 들떠 있지만 현장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증권사들이 실적을 추정하는 상장사 246개사 중 64%에 달하는 158개사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의 호황을 제외하면 실물 기업 과반수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까지 겹치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는 수출 주도형인 제조 기업들에게 물류비와 원자재 조달 비용을 올리고 있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을 더욱 옥죄는 악재다. 증권사들은 상장 기업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기업 실적 부진은 결국 고용 불안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지역 소멸이라는 악순환이 된다. 지금 당진·울산·포항·여수·인천 등에서 들려오는 경보음을 왔다가는 경기 사이클로 받아들여선 안된다. 과거처럼 몰락하는 산업에 세금을 쏟아부어 연명하는 식의 해법도 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산업의 연착륙’과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을 병행하는 정교한 설계도다. 이 그림을 그려야 할 곳은 정부다.
위기의 이유가 경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는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민주화 이후 정부들은 인기 없는 이런 결단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 산업이 오랫 동안 변화 없이 정체된 이유 중 하나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에 국가 산업 지도를 새로 그린다는 생각까지 했으면 한다.
'법 왜곡죄' 시대, 판사들의 생존법

80년 사법 체계를 뒤흔드는 이른바 ‘사법 3법’이 시행됐지만 법원은 조용하다.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글도 거의 없다. 한 판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답했다. “접촉 사고라면 내려서 싸우기라도 할 텐데, 지금은 뺑소니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이 된 상태다.”
가장 타격이 큰 것은 ‘법 왜곡죄’다.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적용하거나, 증거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유죄를 인정하면 법정형이 최대 징역 10년이다. 수사권을 가진 경찰이 판사의 판결을 해부하고, 판사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관심법(觀心法)’ 수사가 시작될 판이다.
당장 법정 풍경부터 달라지고 있다. 최근 열린 법원장 회의에서는 피고인이 재판장을 향해 “법 왜곡죄로 고소하겠다. 재판 똑바로 하라!”고 대놓고 협박한 사례가 소개됐다.
법원행정처는 16일 재판작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판사들의 심리적 위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과거엔 말도 안 되는 고소·고발은 조사 없이 각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판사가 피의자로 입건된 4812건(2022년 기준) 중 정식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법 왜곡죄’ 신설 후엔 수사기관도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최소한 한 번 나와서 조사는 받으라”고 하면 판사에게는 치명적인 압박이다.
결국 판사들이 선택할 생존 전략은 “책 잡히지 않는 재판”이다. 한 법원장은 “사건을 파악하려고 적극적으로 묻고 자료를 요구하기보다는 당사자들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게 될 것”이라고 했다. 판결문도 시비 걸리지 않게 간략하게 쓸 가능성이 높다. 논란이 될 만한 사건은 ‘폭탄 돌리기’처럼 다음 재판부로 넘길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 ‘울산 선거개입’ 사건처럼 준비기일만 1년 넘게 끄는 재판 지연이 일상이 될 수 있다. 한 부장판사는 “판결을 하면 법 왜곡죄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판결을 안 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법 왜곡죄는 소수의 정치적 사건에서만 문제되는 게 아니다. 보이스피싱범, 전세사기범, 성폭행범도 무기로 쓸 수 있다. 오히려 작년 접수된 형사사건 181만 건의 상당수는 이런 사건들이다. 그들이 판사를 법 왜곡죄로 고소해 유죄 판결을 막는다면 그 피해는 누가 볼까. 판사들이 “진짜 피해자는 판사가 아닌 국민”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에서 판사는 헌법상 두터운 신분 보장을 받는다.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 왜곡죄로 판사들이 실존적 위협을 느끼면서 ‘비겁한’ 생존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판은 미뤄지고 피해구제도 힘들어진다. 이것이 “부정하고 무도한 공권력의 법치주의 훼손을 엄단한다”며 집권 여당이 도입한 법 왜곡죄의 불안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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