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설' 사과 거부한 김어준... "고발땐 모조리 무고로 걸 것"
"터뜨린 기자가 책임져야... 우린 모르고 유튜브 했을뿐"
"짜고 친 것 아닌데 우리가 왜 사과?"... 민주당은 재발 방지 요구
박찬대 "당에서 김어준은 고발 안 해...국민 정서와 차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2일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제기된 이른바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과 관련, 허위 사실 유포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을 밝힌 가운데, 친명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13일 “(김씨는) 책임감 있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조처를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씨 방송이 생방송이기 때문에 출연진이 어떤 이야기를 갑작스럽게 어떻게 할지 모른다”면서 “이 사안(거래설)에 대해 팩트 체크를 미리 못 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일이 벌어지고 나면 책임감 있게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 조처를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거래설이 김씨 유튜브에 출연한 전직 MBC 기자 장인수씨가 제기한 것이라도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으면 이를 여과 없이 내보낸 것에 대해서는 해당 유튜브의 총책임자로서 김씨가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김씨 유튜브 채널에 대해 “접근성 면이나 파급력 면에서 굉장히 좋은 플랫폼”이라면서도 “다만 그 플랫폼과 여기에 출연하는 정치인들 사이에 그래도 일정한 견제 관계는 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플랫폼 자체의 신뢰성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장인수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발언자 장인수뿐만 아니라 장을 제공한 자에 대해서도 함께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전날 당이 장인수씨는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죄로 고발하면서도 김씨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 “국민과 지지자들 정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했다.

당내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논평을 내고 “김어준 뉴스공장과 장 전 기자의 공소취소 거래설은 표현의 자유 가치로 면죄부를 받을 수 없는 악의적 음모론”이라며 “언론 기능을 하는 뉴미디어를 자처했으니 응당한 책임을 지고 반성과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는 이날 오전 유튜브에서 ‘거래설을 미리 알고 있지도 않았고, 출연한 기자(장인수)가 독자적으로 취재해서 사전 조율 없이 말한 것으로 책임은 해당 기자에게 있는 것’이라며 사과할 의향이 없다는 취지를 밝혔다.
김씨는 “미리 짜고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 분들은 무슨 근거로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방송 전 작가들이 패널들에게 주제를 묻고, 밤 12시쯤 공용방에 통합 대본을 게재해 스태프 전원이 공유한다”며 “장 기자 케이스 역시 모든 단계의 기록이 남아 있고, 어떤 단계에서도 장 기자가 라이브에서 한 말(거래설)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장 기자가 출연 전까지 자신이 라이브에서 말한 내용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것을 기록과 시간으로 모두 입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좋다”면서 “모조리 무고로 걸어 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취재 내용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장 전 기자 본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언제 어떤 형식으로 자신의 취재 내용을 터뜨릴지는 그건 프로로서 장 전 기자가 선택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장 전 기자가 터뜨릴 장소로 선택할 만큼 뉴스공장 접속자가 많은 걸 왜 우리가 사과해야 하냐”면서 “뭐라는 거야”라고 했다.

앞서 지난 10일 김씨 유튜브에 출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누가 봐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매우 최근 다수 고위 검사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라면서 ‘공소 취소해 줘라’라는 뜻을 전달했다.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재명 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들은 김씨는 “큰 취재를 했다”고 했다. 11일엔 다른 출연자가 “거래설이 사실이면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도 했다.

이후 정성호 장관은 “황당한 음모론”이라며 거래설을 강하게 부인했고, 친명 의원들은 “지라시 수준의 소문에 불과한 주장” “삼류 소설도 안 되는 왜곡”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12일 이 대통령의 대장동·위례신도시·대북 송금 사건 등 7개 사건의 공소 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조작 기소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면 검찰이 사건을 공소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張, 오세훈 겨냥 "공천은 공정이 생명"... 이정현은 폰 꺼놓고 사퇴했다
선거 82일 앞, 국힘 표류.... 장동혁 고심 커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공천 신청 추가 접수를 보류한 것과 관련해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이 인적 쇄신,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공천 신청을 미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기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를 두고 장 대표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추가 공모 가능성을 없앤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이 이미 두 차례 공천 접수를 했음에도 오 시장이 ‘기한 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초 8일까지 공천 신청 접수를 받기로 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마지막 호소’라면서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접수 기한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에 공천관리위는 12일까지로 접수 기한을 한 차례 연장했다. 그런데 오 시장은 12일에도 “당의 변화를 위한 실천 조짐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추가 공천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오 시장의 공천 신청 보류 하루 만인 13일 공관위원장 직에서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사퇴의 변’을 통해 “이번 공천 과정에서 저는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려고 했다”면서도 “그러나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장동혁 대표는 이날 “제가 국회에 나와서 보고를 받고 바로 연락을 드렸는데 (이 위원장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며 “연락이 닿는대로 이 위원장을 만나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소속, 이름 적고 나가라"는 출입절차 반발한 현대차노조.... 사무실 점거하고 기물 파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노조 간부들이 회사 사무실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지난 10일 공장장 명의의 공고문을 내고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공고문에 따르면, 노조 간부 7명은 지난 5일 지원실장실을 무단 점거하고 고성을 지르고 폭언을 행사하며 PC와 사무집기, 화분 등을 파손했다.
발단은 출입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아산공장은 지난해 4월 노사 논의를 거쳐 근무시간 중 외출 시 정문에서 소속과 성명을 적도록 하는 절차를 도입했다. 지난 2월 27일 회사가 신원 확인 절차에 불응하고 공장을 나간 직원에게 출입 절차를 적용하자, 노조 측이 이를 ‘현장 탄압’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결국 약 일주일 만에 사무실 점거·파손 사태로 번졌다.
회사는 공고문에서 “노사가 함께 논의해 시행 중인 출입 절차를 원칙대로 적용한 것은 정당한 관리 활동”이라며 “이를 탄압으로 매도하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물리력을 동원해 업무를 방해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위력을 앞세운 구시대적 방식을 되풀이하는 것이 진정한 노사관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투자 대기 자금 늘자…1월 시중 통화량 27조7000억원 늘어

올해 1월 시중 통화량이 전월보다 27조7000억원 늘어났다. 투자 대기 자금이 늘면서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6년 1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1월 대표적 통화 지표인 M2(광의통화, 평잔)는 전월보다 27조7000억원 늘어난 410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7%, 전년보다 4.6% 늘어났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MMF(머니마켓펀드),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뜻한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을 포함한 구 기준 M2는 전월보다 1.2%, 전년보다 8.4% 증가했다. 수익증권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은 43.1%였고, 수익증권의 구 M2 기여도는 3.9%포인트였다.
한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반영해 올해부터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인 수익증권을 제외한 수치와 기존 수치를 병행 공표하고 있다.
상품별로 기타통화성 상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이 증가하면서 전체 통화량 증가를 주도했다. 기타통화성 상품은 외화예수금이 늘고 주식 투자 대기자금이 유입되며 CMA가 증가해 10조9000억원에서 21조원으로 늘었다. 또 가계의 투자 대기성 자금이 늘면서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도 4조원에서 15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단기 자금 지표인 협의통화(M1, 평잔)는 1356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6.3%에서 5.8%로 낮아졌다. 금융기관 유동성(Lf, 평잔)은 6097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법 왜곡죄' '4심제' 첫날 이용자는 모두 정권편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제 시행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 왜곡죄로 고발당했다. 대법원장이 사실상 ‘1호 고발’ 대상이 된 것이다. 이유는 대법원이 작년 5월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과정에서 7만여 쪽의 종이 기록을 출력해 사건을 검토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변호사가 이런 고발을 했다. 경찰은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법리 왜곡을 이유로 판검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 왜곡죄가 도입되면 현 민주당 정권 쪽 사람들이 이를 이용할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됐다.
법 왜곡죄는 이 법 시행 전의 수사·재판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형벌 불소급 원칙 때문이다. 작년 5월 재판을 이날 시행된 법 왜곡죄로 처벌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이 변호사는 대법원이 기록을 안 본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고발을 했다고 한다. 궤변일 뿐이지만 앞으로 법 왜곡죄가 어떻게 이용될지 예고하는 면도 있다. 이 변호사는 최근 다수 진보 성향 유튜브에 출연하고 있다고 한다.
딸 명의로 ‘사기 대출’을 받아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산 혐의로 기소된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직후 “대법원이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했다. 이날 시행된 재판소원법을 통해 사실상 4심을 받아보겠다는 얘기다. 양 의원이 재판소원을 청구하면서 확정 판결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 헌재가 이를 받아들이면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대법원 판결 효력은 정지된다. 재판소원이 정치인들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첫날부터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대다수 법조인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이나 양 의원의 재판소원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법원장까지 고발되는 것을 보면서 판검사들은 위축될 수 있다. 사건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 권력자들이 사실상 4심제인 재판소원을 악용하고, 일반 국민은 ‘소송 지옥’에 빠지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
이런 문제는 이미 여러 전문가가 예견한 것이다. 대법원은 물론 민변과 참여연대조차 제도 도입 전에 “토론과 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사법부를 압박하기 위한 정략적 목적으로 법안을 졸속으로 처리하면서 시행 첫날부터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는 예고편에 불과할 것이다.
'李 공소취소 거래설' 속 '李 조작기소 국정조사' 바람 잘 날 없다

친여 유튜브가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와 검찰 보완 수사권 거래설’을 제기한 이후 여권 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어준 유튜브의 한 출연자는 “만약 그게(거래설)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 했다. 김씨도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보완 수사권 등이 포함된) 정부안을 통과시키면 임기 말 (검찰에) 혹독하게 당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대통령 측근인 법무장관이 “검찰 보완 수사권이 없으면 경찰이 사건을 덮어도 모른다”고 우려하는데도, 여권 다른 쪽에선 이런 우려를 비판하며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하는 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12일 “당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거래설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거래설을 처음 꺼내고 탄핵까지 입에 올린 것은 친여 진영이다. 특히 김씨 유튜브는 여권 핵심들도 출연하려고 줄을 서는 곳이다.
친명계는 거래설이 “황당한 음모론”이라며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했다. 정부안을 거부하는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김용민 의원 실명을 거론하며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린 행위”라고도 했다. 반면 추 위원장은 “법사위가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했다. 강경파가 주도하는 법사위에서 정부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 ‘검찰의 (이 대통령) 조작 기소 규명’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했다. 이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대장동 비리 등 7건이다. 특검 수사도 예고했다. 정권의 한쪽에선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놓고 거래설과 ‘거래하면 탄핵’이란 말이 나오고, 다른 쪽에선 이 대통령 사건이 조작됐다는 국정조사를 열고 있다. 국정조사에 이어 특검으로 작은 꼬투리라도 잡으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밀어붙일 것이다. 국가 사법체계가 이 대통령 한 사람의 사건들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정치판에 도덕성이 실종된 나라

2026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해야 하는 직업은 무엇일까. 공무원? 정치인? 법조인? 정답은 연예인이다. 요샌 성직자보다 하기 어려운 직업이 배우나 예능인이라는 농담 같은 얘기가 들린다.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많은 한 영국인 친구는 “한국에선 성직자 수준이어야 연예인을 할 수 있는 거냐”고 했다.
최근 연예인을 향한 잣대는 수십 년 전의 소년범 전력이나 이른바 ‘주사 이모’로부터 병원이 아닌 곳에서 수액을 맞았다는 의혹 같은 사법의 영역에만 그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끄집어낸 사생활까지도 검증의 대상이 된다. 작년 한 예능인은 조폭과 알고 지내며 선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일반인과 온라인에서 음담패설을 주고받았다거나,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양다리’를 걸친 것으로 의심받은 연예인들은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췄다. 이런 문제까지 들춰내 밥그릇을 빼앗을 일인가 싶을 때도 있다.
연예인이 TV에서 사라져야 속이 시원한 사람들은 정치인 앞에서는 한없이 관대해진다. 차명 계좌로 주식 투자를 했다거나 술집에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는 ‘배지를 떼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치인, 불법 정치자금 수억 원을 받고 보석으로 풀려난 이들이 “조국 대표도 2심에서 유죄를 받고 당선되지 않았느냐”며 배지를 달겠다고 나선다. ‘깨끗한 정치인’을 표방하며 십수 년 정치를 해 온 한 국회의원은 “더 이상 국민이 정치인들에게 도덕성이나 청렴을 요구하지 않는 세상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연예인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탓도 있겠지만, 동시에 정치인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낮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수년간 ‘덕질’하던 가수의 문제 되는 행실이 드러나자 안티로 돌변한 한 지인은 “내가 콘서트에 가기 위해 쓴 돈이 얼마인데 그에게 도덕적 무결성 정도는 요구해도 되는 것 아니냐”면서도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그들은 원래 비도덕적이니 관심 없다”고 했다. 정치인의 비위 문제가 단순히 ‘휴먼 에러’라거나 ‘대법원 판결까지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문제를 축소하고 시간을 끌어주는 정치권의 동지 의식도 이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했을 것이다.
연예인을 향한 과도한 도덕적 검증이 이뤄지는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정치인의 도덕성에 무뎌지는 분위기도 개운치는 않다. 그런 정치인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법과 정책을 만들고 사회의 기준과 상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에서 황당한 법안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지고 있지만 국민은 더 이상 이런 일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정치의 윤리가 무너질 때 사회의 정의도 함께 흔들린다. 그런 세상이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사회,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법왜곡죄' 시행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당했다. 외3. (0) | 2026.03.12 |
|---|---|
| 이란 전쟁서 성능 입증한 천궁-Ⅱ…외신도 K-방산 주목 외5. (0) | 2026.03.11 |
| '친명' 한준호, 김어준 겨냥 "음모론으로 李정부 공격" 외 (1) | 2026.03.10 |
| 국힘 "尹 어게인 명백히 반대" 결의문 발표 외4. (0) | 2026.03.09 |
| 전쟁, 재계 판도까지 뒤집었다... 한화, LG 제치고 사상 첫 4위 외4. (0) | 2026.03.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