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회의장 박차고 나갔다...국힘 공관위, '부산시장 컷오프' 놓고 정면충돌 외3.

太兄 2026. 3. 16. 18:13

회의장 박차고 나갔다...국힘 공관위, '부산시장 컷오프' 놓고 정면충돌

일부 공관위원 "충격적 요법 써야" 주장
박형준 "망나니 칼춤" 강력 반발

입력 2026.03.16. 15:10업데이트 2026.03.16. 17:51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026년 3월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영환 충북도지사 컷오프(공천배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장경식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내부 회의가 16일 부산시장 공천 논의 과정에서 파행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역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컷오프(경선 배제)하자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일부 공천관리위원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하면서 회의장에서 나간 것이다. 박 시장은 “망나니 칼춤”이라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국민의힘 공관위 회의에서 이 위원장은 박 시장의 지지율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이 위원장 발언을 받아 또 다른 공관위원도 “(박 시장 컷오프라는) 충격적 요법을 쓰지 않으면 국민의 관심도 받을 수 없다”며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는 박 시장과 주진우(초선·부산 해운대갑) 의원 두 사람이 공천 신청한 상태다.

이보다 앞선 공관위 회의에서도 박 시장을 컷오프하자는 취지의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컷오프되면 나머지 후보인 주진우 의원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된다. 이에 대해 다른 공관위원들은 “지금 부산시장 후보가 겨우 둘밖에 없는 상황인데 경선을 거쳐야 한다” “당의 공천 절차에 시민들 공감대가 있어야 선거에서도 지지를 받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반발했다고 한다. 이들은 “현역 시장을 정당한 사유 없이 컷오프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장 공천 논의 과정에서 ‘컷오프 문제’가 화두에 오르자, 공천관리위원인 정희용 사무총장, 곽규택·서지영 의원은 회의 도중에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말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박 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박 시장은 “이 위원장이 아무 기준도 없이 현역 단체장을 컷오프하는 것은 혁신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라며 “망나니 칼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결정적 중요성을 가진 부산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부산시장 경쟁자인 주 의원 또한 “이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께 정중히 경선을 요청드린다”며 “부산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박 시장과 당당히 경쟁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도 공동 명의 입장문에서 “지금 부산시장 선거는 특정 후보의 개인기로만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선의의 경쟁을 거쳐야만 본선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당 공천관리위는 그 힘을 스스로 꺾는 결정을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쪽 날개를 부러뜨려 최종 후보로 나설 부산시장 후보의 경쟁력을 스스로 낮추는 결정은 재고해달라”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 공천 면접 심사에 임하고 있다./뉴시스

이보다 앞선 지난 13일 이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이 위원장이 서울·부산·대구와 같은 핵심 지역에서 공천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이 큰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14일 장동혁 대표는 경기도 모처에서 이 위원장과 배석자 없이 만난 자리에서 “복귀해 달라”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사퇴 선언 이틀 만인 15일 공천관리위원장직에 돌아오면서 “장 대표가 공천 전권(全權)을 맡아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필요한 결단이 있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가 심장이 멈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전기 충격까지 가하듯이 우리 당에도 그 정도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었다.

대구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16일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해 “대구 선거를 망치고 더불어민주당에 대구시당을 상납하려고 작...
 
김영환 충북지사는 16일 “저는 공심위(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6·3 지방선거 충북지...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15일 복귀 일성(一聲)으로 “서울시장 후보 재재(再再)공모를 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천 절차에 참여하라”...

 

트럼프, 호르무즈 호위 요구 5국→7국으로… "참여 여부 기억할 것" 압박

입력 2026.03.16. 15:28업데이트 2026.03.16. 17:22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호위 군함 파견을 요청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7개국에 군함 파견을 위해 접촉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들에 추가로 군함 파견을 요구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 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에어포스 원 안에서 자국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지원할 7개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7개국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군함 파견을 요청한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보다 2개국 더 늘어난 것이다.

군함 파견 요청 국가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나는 정말로 이들 국가가 나서서 자신들의 영토를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며 “그곳은 실제 그들의 영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날 트루스소셜 글에선 국가에게 ‘바란다’(Hopefully)고 언급했으나, 이번엔 ‘요구한다’(I’m demanding)며 보다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아울러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나는 이건 말할 수 있다. 그들에게도 전달했는데,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며 불참의 대가를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행정부가 접촉한 7개국 정부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어떤 국가들이 참여하겠다고 했는가’라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국가도 있고, 관여하기를 꺼리는 국가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7개국 ‘연합’ 전력이 구성되는 대로 호르무즈에서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배치할 것을 요구한 5개국 중 한 곳인 중국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아직 이르다.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거론한 5개국 가운데 미국의 동맹이 아닌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5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중국 관영지가 “누군가...
 
미국 석유업계 경영진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 차질이 세계 에너지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봉쇄를 위협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을 위해 한국 등 5국을 콕 집어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한...

 

대법, 법왜곡죄에 형사재판 보호 TF 구성...재판소원은 후속조치 연구반 구축

입력 2026.03.16. 16:42업데이트 2026.03.16. 17:58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뉴스1

법원행정처가 최근 시행된 법왜곡죄(개정 형법)와 관련해 법관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형사재판 보호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재판소원(개정 헌법재판소법)과 관련해서는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을 가동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체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법원행정처장 직무를 대리하는 기우종 행정처 차장은 16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최근 개정된 법률 시행과 관련해 법원행정처가 추진할 방안과 대책을 설명했다.

우선 기 차장은 법왜곡죄와 관련해 형사재판 보호 지원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 차장은 “법왜곡죄 처벌규정 신설에 따라 법관들이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법원행정처는 법왜곡죄가 법관들의 자긍심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재판작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할 정책적 조치들을 세심히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TF를 통해 제도 정비, 예산 확보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재판소원 제도와 관련해선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이 구성될 방침이다. 기 차장은 “재판소원의 도입은 사법제도의 큰 틀을 변경하는 것임에도 충분한 준비 과정 없이 헌법재판소법이 시행됐다”며 “아직 법리적으로 불분명한 부분이 많아 제도가 안정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기 차장은 연구반을 구성해 향후 문제 될 수 있는 여러 쟁점에 대한 검토와 연구를 지원하고, 필요한 부분에선 관계 기관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으로 인해 사법 자원이 사실심이 아닌 대법원에 집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대책을 내놨다. 기 차장은 “사실심에서의 신속 충실 공정한 재판 구현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법관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며 “법관 증원, 재판연구원 증원, 시니어판사 제도 도입 및 사법보좌관의 업무 범위 확대 등 사실심의 재판 역량을 유지 보강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 차장은 ‘사법 3법’ 시행과 관련해 “법률안 논의 과정에서 많은 우려를 전하였음에도 이제 시행에 이르게 되니 혼란스러움이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사법부가 나아갈 길은 주권자인 국민과 헌법에 충실하도록 우리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전국의 사법부 구성원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법 왜곡죄 첫 사건’으로 수사 중인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의 사건을 13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배당했다. 경기 용인서부경찰...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재판소원 청구와 법 왜곡죄 고...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혐의(공갈 등)로 지난 12일 징역 3년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 서해를 지켜라

서해 상공서 미·중 대치
'한·미 엇박자'도 우려
NLL서 北 오판 막아야

한·중 서해 중간선도 위협
대만과 동시 위기 발생시
공동 대응 전략 마련해야

박인국 前 주유엔대사, 최종현학술원 초대원장
입력 2026.03.15. 23:55업데이트 2026.03.16. 10:40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해상 관리 플랫폼 '애틀랜틱 암스테르담'의 이동 경로. 지난 1월 28일 오전 4시20분 기준 해당 구조물 PMZ 경계선으로부터 약 8해리(15km)까지 근접했으며, 이후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신호가 끊겼다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밝혔다./ CSIS

서해는 1895년 청나라 북양 함대가 산둥반도 류궁다오에서 일본 해군에 궤멸당하며 중국 몰락의 서막을 연 역사적인 격전지다. 그러나 이제는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지난달 주한 미군 F-16 전투기 10여 대가 서해 공해 상공에서 대규모 훈련을 하다 미·중이 숨막히는 대치를 벌인 장면은, ‘주한 미군 역할 현대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동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동중국해와 서해에서 실시된 특수 훈련 역시 중국을 겨냥한 준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서해 대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전투기의 황해 공역 활동을 법규에 따라 감시했고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정작 당혹스러운 것은 주한 미군과 우리 국방부 사이에서 불거진 이견이다. 우리 정부가 미측의 ‘사과’가 있었음을 시사하자, 주한 미군은 한밤중에 이례적으로 반박문을 내며 긴장이 고조됐다.

이렇게 공개적인 충돌은 동맹 간 안보 공조 체제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정치도 분열과 이해충돌이 잦은데 아무리 우방이라도 크고 작은 입장 차이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반드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북한의 오판을 사전에 차단해 더 큰 위기를 방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한 ‘한·미 간 엇박자’의 다른 사례는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 이후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자 12월 19일 안보리가 소집됐고 남북한 대사도 초치됐다. 당시 주유엔 대사를 맡고 있던 필자는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남쪽에서 이뤄진 우리 측 통상적 훈련을 문제 삼아 연평도를 무차별 포격한 도발을 규탄했다. 북한 대사는 NLL을 인정한 적이 없고 국제법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 대사는 1975년 2월 당시 키신저 미 국무장관이 NLL이 북한과 합의되지 않아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한 발언을 강조했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서해 연평도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북한이 이날 오후 2시 34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연평도에 발사한 포탄 수십 발로 섬 곳곳이 화염에 휩싸였다.4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했다. /연평도 주민 제공

이에 필자는 1991년 체결된 남북 기본 합의서와 부속 합의서에서 “해상 불가침 경계선은 추후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고 합의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북한 측은 그래도 자기 주장을 늘어놓았지만 남북 기본 합의서의 효력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 기본 합의서의 진가가 빛난 순간이었다. 그다음 날 우리 군의 NLL 남쪽 해상을 겨냥한 포격 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이나 일부가 우려한 ‘전쟁으로의 확대’는 없었다.

키신저 장관의 NLL 발언은 미 국무부의 주한 미국 대사관에 대한 1975년 2월 28일 자 훈령 전문에 담긴 내용이다. 30여 년이 지나 대외 비밀 분류가 해제됐고 2010년 12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로 공개됐다. 키신저 장관의 발언 배경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미국이 새로운 국제해양질서를 총괄할 해양법협약 채택을 앞두고 영해를 최소화하고 공해를 극대화함으로써 미 군함과 상선의 자유 항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론된다. 그 이후에 미 국무부와 주한 미군 측이 NLL이 국제법상 해양 주권의 경계 개념은 아니지만 전쟁 상태에 있는 교전 당사자 분리를 위한 해양 군사 경계선으로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한 특별한 역할을 공식화하게 된다. 그사이 키신저 발언에 대한 논쟁이 있었겠지만 1999년 제1차 연평해전을 계기로 한·미가 NLL에 대해 일치된 입장을 재확인한 점이 통합적 대응의 기반이 됐다.

NLL과 함께 서해의 또 다른 위기는 한국과 중국의 해양 경계선, 즉 중간선 확정 문제다. 수교 이후 34년간 이 문제에서 어떤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해양 경계선이 될 중간선을 한국에 더 가까운 동경 124도로 밀어내려 한다. 동경 124도가 중간선으로 확정되면 사실상 서해의 70%를 중국이 차지하게 된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아세안 국가들과 협상할 때 중국이 보여준 패턴과 닮아 있다. 아세안 국가들로 둘러싸인 지중해 1.5배 크기의 남중국해를 중국의 내해화하려 하자 필리핀이 헤이그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소했다. 2016년 승소했으나 중국이 판결을 무시한 것에서 보듯, 국제법과 현실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한다. 이 사례는 ‘약소국’ 필리핀의 국제 규범 확립 투쟁이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우리에게 자극이 되는지를 일깨워준다. 필리핀이 남중국해를 ‘서필리핀해’로 명명한 것도 국제사회의 관심거리다.

중국의 대만 침공과 북한의 대남도발을 별개로 보는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 중국은 대만해협과 한반도 서해에서 동시에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한·미·일 군사력을 분산시킬 수 있어 대만 침공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미국이 추진 중인 ‘동맹 현대화’ 개념을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대만과 한반도에서 동시 위기가 발생할 때 한·미·일이 어떻게 공동 대응할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서해는 오늘날 동아시아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며 한·미 동맹 안보 협력의 시험대다. 정부와 군, 그리고 동맹국들은 차분한 협력과 치밀한 전략으로 이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 불필요한 내부 갈등은 어떤 적보다 더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