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데나 美공군, '역대급' 엘리펀트 워크…"태평양 전쟁에 동원할 모든 것 보여줬다"
F-15E, F-35A, 공중급유기, 조기경보기, 수색 헬기 등 53대
전쟁 나면 실제 투입할 미 공군력 '종합 세트' 최대 규모
중국 겨냥해 "결코 메시지 놓칠 수 없을 것"
지난 6일 일본 오키나와 섬의 카데나 공군기지에서는 미 공군ㆍ육군ㆍ해군의 연례 합동 연습인 ‘엑서사이즈 베벌리 허드(Exercise Beverly Herd)의 일환으로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가 진행됐다.
태평양에 위치한 미 최대 공군기지인 카데나 기지에서 운용하는 100여 대의 항공기 중 무려 53대를 선보인 행사로,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미 공군이 한꺼번에 동원하는 각종 항공기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엘리펀트 워크’란, 한 기지나 임무에 배속된 여러 항공기들이 활주로 위를 줄지어 행진하며 신속하게 이륙 준비를 하는 훈련이다. 동시에, 가상의 적에게 자국의 공군력을 과시하는 일종의 무력 과시 퍼레이드다.
미국은 종종 이런 엘리펀트 워크를 시연하지만, 이번 엘리펀트 워크는 전시 작전에서 실제 동원할 다양한 항공기 조합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선 역대 최대 규모였다.
미 온라인 군사전문 매체인 ‘태스크 앤 퍼포스(Task & Purpose)’는 “태평양에서 당장 전쟁이 발발해 미군이 항공 전력을 편성해야 한다면, 이날 카데나 기지에서 선보인 엘리펀트 워크의 라인업에서 수정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개의 엘리펀트 워크에선 한두 종(種)의 항공기만 참여한다. 예를 들어, 2020년 유타 주 힐 공군기지에선 52대의 F-35가 엘리펀트 워크를 했다.

그러나 6일 카데나 퍼레이드는 목표물을 탐지하는 정찰기, 그 목표를 타격할 10대의 공격기, 이를 엄호할 전투기, 두 종류의 공중 급유기, 지휘통제기, 조난 시 투입될 수색ㆍ구조 헬기 등 심각한 공중전에서 실제 운용될 다양한 전력을 종합적으로 선보였다.
퍼레이드가 ‘메시지’를 전하는 대상은 분명했다. 중국이었다.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0일 “결코 놓칠 수 없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했다.
엘리펀트 워크의 가운데에는 9ㆍ11테러 이후 미국의 모든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미 공군의 주력 전술공격기인 F-15E ‘스트라이크 이글’ 8대가 위치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시모어 존슨 공군기지 소속으로 데나에 배치된 이 전투기는 신속성과 저공 침투 전술로 적의 강력한 표적을 다양한 공대지 폭탄으로 타격한다.

이 F-15E 주위를, 유타 주의 힐 공군기지에서 온 F-35A 전투기 24대가 둘러쌌다. 작전상 시나리오에서 이 F-35들은 적진을 타격하는F-15E를 적 전투기로부터 호위한다.
물론 F-35도 폭탄을 장착해 정밀 타격과 근접항공지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부 무장창이 아닌 날개에 무기를 장착하면 스텔스 기능이 손상되므로, 폭탄 탑재량은 F-15E가 훨씬 많다고 한다.
F-15E 앞쪽에는 해군 EA-18G 그라울러 2기가 있었다. 전자전 공격기인 이 항공기의 주(主)임무는 적의 방공(防空) 레이더 탐지와 무력화(無力化)다.

후방에는 실시간으로 전투기들에 정보를 제공할 3종의 대형 정찰기가 행렬을 따랐다. 이중 핵심은 거대한 원형 레이더로 최대 320㎞ 거리에서 미 전투기들을 지휘하고 적을 탐지하는 공중 지휘통제 본부인 조기경보기 E-3 센트리(AWACS)였다. 그리고 그 앞으로, 미 공군의 공군 RC-135 리벳 조인트와 해군의 P-8 포세이돈이 위치했다. 각각 적의 휴대전화 전술 무전기, 레이더 등 적의 현대식 통신체계를 감청하고, 함정ㆍ잠수함 탐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엘리펀트 워크의 선두엔 MQ-9 리퍼 드론 2기, 또 KC-135 급유기 6대를 비롯한 8대의 공중 급유기가 등장했다. 군사 전문가들이 이제 전쟁도 “전술이 아니라 물류가 관건”이라고 말하는 것을 대변하는 듯 했다.
행렬의 맨앞은 HH-60 구조 헬기 6기였다. 전투기 조종사가 격추되거나 탈출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구조 작전을 수행한다. 행렬 옆에는 육군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2기가 배치됐다. 패트리엇은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핵심 방어 수단이다.
이날 퍼레이드는 동원된 항공기 대수로만 따지면, 2023년 텍사스주 셰퍼드 공군기지의 80대, 2022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시모어 존슨 공군기지의 70대 퍼레이드에 이어 세번째 규모다. 그러나 두 퍼레이드는 모두 F-15E 단일 기종의 퍼레이드였다.

실제 전쟁이 동시에 동원될 미 공군력의 ‘종합 세트’를 선보였다는 점에선 6일 카데나 엘리펀트 워크는 미 공군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제18전투비행단 수석원사 브랜든 울프강은 USA 투데이에 “이런 엘리펀트 워크는 무시할 수 없는 메시지를 보낸다”며, “우리 동맹국들과 잠재적 적대국들에게 우리는 통합돼 있고, 능력을 갖췄고, 언제든 준비돼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카데나 기지는 1년 전에도 33대 항공기 엘리펀트 워크를 실시한 바 있다.
'시사 일반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김문수인가 (0) | 2025.05.10 |
---|---|
소련 탐사선 오늘 지구로 추락, 한반도 영향은? (0) | 2025.05.10 |
"첨단 무기, 넓은 전장... 인도-파키스탄 충돌, 과거와 위험할 정도로 다르다" (0) | 2025.05.10 |
국가원로회 회 (0) | 2025.05.09 |
- 백성을 믿지 마라 ! - (0) | 2025.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