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갑자기 우크라에 패트리엇 시스템 2~3기 추가 지원
우크라이나가 운용하는 8기 중 2기는 수리 중
지난 달 젤렌스키가 "15기 돈 주고 사겠다"고 했을 때는
트럼프 "20배나 덩치 큰 나라에 전쟁 일으키고는…" 부정적
러의 계속된 공습과 광물 협정 체결 후, 푸틴에 비판적
미국은 이스라엘과 독일, 그리스에 배치된 지대공(地對空) 패트리엇(Patriot) 시스템 2~3기(포대ㆍbattery)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하고, 관련국들과 협의 중이라고 뉴욕타임스가 4명의 미 국방부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시스템을 추가 제공하기로 한 사실은 지금까지 보도되지 않았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이 보유한 구형(舊型) 패트리엇 시스템을 보수해서 올 여름까지 우크라이나로 이전하고, 독일이나 그리스에 배치한 패트리엇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배치 패트리엇 시스템의 우크라이나 이전은 미 대선 이전인 작년 9월에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이미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이행하기로 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기존에 승인된 지원 패키지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장비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리엇 시스템은 제작 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 3848억 원) 이상이며, 운용에 약 90명의 병력이 필요하다.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패트리엇 시스템은 전세계에서 약 186기의 패트리엇 시스템이 운용되고 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에도 약 10기가 배치돼 있으나, 지난달 초 예멘의 후티 반군 세력 공격과 관련해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1기를 중동으로 배치하기로 두 나라는 합의한 바 있다.
고성능 레이더와 이동식 발사대를 갖춘 대공(對空) 포대로 구성된 패트리엇 시스템은 미사일과 비행 물체를 요격할 수 있다. 미국이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 상당수를 유럽·아시아·중동에 배치된 미군 병력과 동맹국 보호를 위해 해외에 배치했다. 수십 기는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겨냥해,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배치됐다.
‘희소 자산’이다 보니, 미국도 위기 시마다 그때그때 ‘돌려막기’식 배치로 대응하고 있다. 유럽 동맹국들은 독일과 그리스의 15기를 포함해서 약 40기의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8기 중 2기는 현재 수리 중이다. 이스라엘에서 오는 시스템 1기와 독일 또는 그리스로부터 오는 1기를 더하면 우크라이나는 총 10기를 확보하게 되며, 이는 대부분 수도 키이우 방어용으로 쓰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2023년 4월 처음 패트리엇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보냈고, 2024년 1월에는 미사일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은 지난 1월 말에는 교체 예정인 이스라엘의 구형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90기를 우크라이나로 보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만까지도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시스템 추가 배치 및 구매 의사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월 13일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도시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모두 150억 달러를 내고 10기의 패트리엇 시스템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다음날 “젤렌스키는 항상 미사일을 구입하려고 한다”면서 “자기보다 덩치가 20배나 더 큰 나라에 전쟁을 일으키고는, 다른 나라가 미사일을 주기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비난했었다. 2월28일 트럼프와 밴스 부통령, 젤렌스키가 백악관 집무실 공개 회동에서 설전을 벌이고 젤렌스키가 쫓겨나다시피 백악관에서 나온 뒤였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공습 강화와 미국ㆍ우크라이나 간 희토류를 비롯한 희귀 광물에 대한 공동 개발 협정 체결 이후 트럼프의 기류는 자신이 ‘독재자’라고 불렀던 젤렌스키에 대한 부정적인 수사(修辭)를 줄이고 푸틴을 비난하는 쪽으로 좀 더 기울었다.
미국이 2월 들어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4월24일 북한판(版) 이스칸데르(Iskander)라 불리는 KN-23 탄도 미사일을 비롯한 미사일 70기와 드론 145기를 키이우에 집중 발사했다. 이 공격으로 전력망을 포함한 인프라 시설이 크게 파괴되고, 민간인 13명 이상이 죽고 90명 이상이 다쳤다. 작년 7월 민간인 33명이 죽은 러시아의 공습 이래 최악의 피해였다.
젤렌스키는 다음날 성명을 내고 “자선(慈善)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의 패트리엇 시스템을 구매하겠다”고 재차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역시 24일 “러시아의 키이우 공격에 기분이 좋지 않다. 불필요했고, 타이밍도 나빴다. 블라디미르, 멈추시오. 매주 5000명의 군인이 죽고 있소. 평화협정을 맺으시오”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썼다<아래>.

4월26일 트럼프와 젤렌스키는 바티칸 시티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서 무릎을 맞대고 앉아서 우호적인 만남을 가졌다. 같은 날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지난 며칠 동안 푸틴이 도시와 마을, 민간 지역에 미사일을 쏠 이유는 없었다. 푸틴은 전쟁을 끝내고 싶은 게 아니라 나를 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썼다.

바티칸 시티 회동 이후에,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젤렌스키가 패트리엇 추가 배치를 요청한 사실을 밝혔다. 트럼프는 “그는 3년째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같은 말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봐요, 그는 자기 나라를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하길 원하오”라고 말했다.
곧 이어 4월 30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미국ㆍ우크라이나 간 광물 개발 협정이 체결됐다.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 광물 개발을 위해 양국이 출자한 공동 기금을 미국의 군사원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 미국 무기가 계속 우크라이나로 공급되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시사 일반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것이 정당인가, 범죄조직인가 – 민주당의 사법 쿠데타 선전포고 (0) | 2025.05.05 |
---|---|
- 교육, 민주당이 집권하면 생기는 일 - (1) | 2025.05.05 |
트럼프와 틀어진 캐나다, 'K 방산' 집중 조명... "민주주의의 새 무기고" (0) | 2025.05.05 |
중국은 이미 선을 넘었다 (0) | 2025.05.04 |
이재명 대선 후보등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0) | 2025.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