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이재명 세 번째 대선 도전을 바라보는 기대와 우려

太兄 2025. 4. 28. 21:06

이재명 세 번째 대선 도전을 바라보는 기대와 우려

조선일보
입력 2025.04.28. 00:25업데이트 2025.04.28. 06:50
21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뉴스1

이재명 후보가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합산 득표율은 89.77%로 90%에 육박했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이념과 진영에 얽매여 분열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연설에선 통합을 14번, 성장을 5번 언급했다. 3년 전 후보 수락 연설에 등장했던 기본 소득 같은 말은 없었다.

이 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 대선 도전이다. 2017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경선에서 패했고, 2021년에는 50.29%로 후보가 됐지만, 본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이 후보는 대선 패배 이후 이례적으로 바로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고 당권까지 잡았다. 민주당이 장악한 입법부가 이 후보의 정치적 방탄에 동원됐다. 지난 총선 때 ‘비명횡사’ 공천으로 이 후보를 견제할 세력이 사라졌고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1인 정당’이 됐다.

이번 경선에서 이 후보가 얻은 90%의 득표율은 당내 기반이 확고했던 김대중·박근혜 전 대통령도 근접하지 못한 수준이다. 경쟁 후보가 “90% 가까운 표가 몰리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비판했을 정도다. 현재 지지율이 앞선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입법 권력과 행정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후보가 통합과 공존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권력 집중에 대한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후보는 최근 “국가의 부는 기업이 창출한다”며 연일 친기업·친시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는 지난 3년간 중대재해처벌법이나 ‘노란봉투법’ 같은 반기업법을 쏟아냈다. 무엇이 이 후보의 진심인지 의구심을 갖는 국민에게 어떻게 신뢰감을 줄지 숙제로 남게 됐다.

이 후보는 “전쟁 위협이 사라지면 주가지수 5000도 결코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안보 위협이 아니라 주요 산업에서의 혁신이 사라지고 인재가 유출되고 강성 노조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인 문제다. 그에 대한 해법을 내놔야 한다.

이 후보는 현재 대법원이 심리 중인 선거법 재판을 포함해 위증 교사, 대장동, 불법 대북 송금, 법인 카드 유용 등 12개 혐의로 재판 5개를 받고 있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형사 재판이 어떻게 되는지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후보는 “예송논쟁 같은 허튼 이념 논쟁에 빠지지 않고 실용적 관점에서 차이를 넘어선 통합으로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이런 말이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한 일시적 변화가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