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 도전하면 관세 100%"... 트럼프, 브릭스에 엄포
"미국이란 수출시장 잃게 될 것"
브라질·러·인도·中·남아공에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30일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를 향해 “새로운 자체 통화든, 기존 통화든 브릭스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이란 수출시장과 작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 공화국 5국이 2009년 결성한 연합체로 최근 들어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문호를 넓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의 3대 교역국인 멕시코·캐나다를 상대로도 이민과 마약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달러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미국은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브릭스가 국제 교역에서 달러의 대안을 찾을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을 용납할 수 없고, 여기에 도전하는 나라엔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현재 브릭스는 역내 통화 활용을 늘리는 식으로 달러화 사용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브릭스 국가 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 디지털 기축통화 구상을 갖고 있는 중국이 여기에 가장 적극적이다.
트럼프는 “이들 국가는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강력한 미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100%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훌륭한 미국 경제와 작별을 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달러 패권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그들은 다른 ‘빨대(sucker)’를 찾으면 될 것”이라며 “브릭스 국가가 국제 무역에서 미 달러를 대체할 가능성은 없으며, 이를 시도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에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는 달러 패권을 지지하지만 ‘약(弱)달러’에도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보고 있는 대규모 무역 적자에 대한 문제의식이 상당한데 지나치게 고(高)평가된 달러를 ‘무역 불균형’의 주범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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