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또 검사 탄핵한다는 민주당, 헌법과 국회에 대한 모독

太兄 2024. 11. 28. 20:07

또 검사 탄핵한다는 민주당, 헌법과 국회에 대한 모독

조선일보
입력 2024.11.28. 00:25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7차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청래 위원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검사(강백신, 엄희준) 탄핵청문회 관련 안건 표결에서 거수로 찬성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이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지검장, 4차장검사, 반부패수사2부장 등 3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다음 달 4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겠다고 했다. 탄핵 사유는 이들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해 공무원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무혐의 처분하면 항고·재항고 등 관련 절차에 따라 불복할 수 있다. 이 사건은 이미 고발인이 항고해 서울고검에서 수사 중에 있다. 그런데 다 무시하고 탄핵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 사건을 4년가량 끌다가 뒤늦게 무혐의 처분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헌법상 탄핵 소추는 직무 집행 중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 행위가 있어야 한다. 김 여사 무혐의 처분 과정을 비판하는 것과 탄핵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없는 사람들을 탄핵할 수 없다는 것을 민주당이 모를 리 없다. 하지만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이 지검장 등의 직무는 정지된다. 탄핵 소추의 목적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마비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인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차장·부장검사들이 입장문을 내며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이 지난해부터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검사만 9명에 달한다. 그중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검사 3명 중 2명에 대한 탄핵안은 헌재에서 기각됐다. 탄핵안이 기각된 이정섭 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를 총괄하던 검사였다. 수사 검사를 피의자가 탄핵한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탄핵안이 발의된 다른 검사들도 대부분 이 대표나 민주당 관련 수사를 했던 검사다.

서울중앙지검도 얼마 전 1심 징역형 선고가 난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비롯해 ‘대장동’ 사건 등의 재판을 맡고 있다. 그 서울지검장 등을 탄핵하려는 것은 이 대표 방탄용일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는 지난 7월 검사 탄핵안을 발의한 뒤 ‘이 대표 등을 괴롭힌 게 탄핵 사유’라는 취지로 말했다. 중대한 헌법 조치인 탄핵을 정치용으로 남발하는 것은 헌법과 국회에 대한 모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