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北 "9일부터 南연결 도로·철길 끊어...요새화 공사 진행"

太兄 2024. 10. 9. 17:38

北 "9일부터 南연결 도로·철길 끊어...요새화 공사 진행"

북한 "대한민국은 제1의 적대국·불변의 주적"
우리 군 "북한군 작업내용 확인된 것 없어"

입력 2024.10.09. 10:30업데이트 2024.10.09. 14:15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4월경부터 북한이 다수병력을 투입해 경계력 보강 일환 불모지 조성, 지뢰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방벽을 세우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북한은 9일 남측과 연결된 도로·철길을 끊고 국경 요새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인 대한민국과 접한 남쪽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봉쇄하는것은 전쟁억제와 공화국의 안전수호를 위한 자위적 조치”라며 “대한민국과 연결된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남쪽국경’ 요새화공사와 관련하여 우리 군대는 오해와 우발적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부터 9일 오전 9시 45분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이 때없이 출몰하고 ‘정권종말’을 떠드는 호전광들의 악청이 일상으로 되여버린 현실은 결코 스쳐지날수 없는 사태의 심각성을 실증해주고 있다”며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사태에 대처하여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 공화국의 주권행사령역과 대한민국 령토를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공포한다”고 했다. 지난 국군의날 행사와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 전개 등을 빌미로 삼은 것이다.

김정은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남북 단절 조치를 예고해왔다. 김정은은 올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공화국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며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 철책에 더해 요새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런 ‘반통일’ 지침을 선언적 의미를 넘어 물리적으로 공식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35년 만에 남북을 가르는 248㎞ 군사분계선이 요새화될 경우 중·러와 미국의 대립에서 싹튼 ‘신냉전’의 도래를 상징하는 ‘제2의 베를린 장벽’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7~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와 관련해 헌법에서 ‘평화 통일’을 삭제하고 ‘영토 조항’을 신설했는지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단절 및 요새화를 선언하면서 관련 헌법 개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북한학과)는 본지 통화에서 “제1의 적대국이라는 우리나라는 ‘패싱’하고 미군에게 통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한·미 갈라치기”라며 “김정은 지시에 따라 적대시 정책을 펼치며 대남 긴장조성을 하면서 ‘자위적 조치’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에게 통보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까지 북한군 작업내용이 확인된 것은 없다”고 했다. 북한군은 올 들어 경의선·동해선 철로를 철거하고 군사분계선 일대 방벽화 작업 및 지뢰매설에 나서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이날 발표와 관련돼 추가로 작업이 이뤄지는 정황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예고한 대로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헌법을 개정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초 지시한 ‘평화통일’ 문구 삭제 등 ‘적대적 두 국가론’ 입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