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韓-싱가포르, '공급망 교란' 공동 대응… '천연가스 스와프' 체결

太兄 2024. 10. 8. 20:05

韓-싱가포르, '공급망 교란' 공동 대응… '천연가스 스와프' 체결

싱가포르=양승식 기자
입력 2024.10.08. 13:54업데이트 2024.10.08. 17:47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현지 시각) 싱가포르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앞서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각) 로런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내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양국은 공급망 교란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을 체결하고, 특히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한쪽의 액화천연가스(LNG) 재고가 부족해지면 다른 쪽에서 즉시 빌려주는 ‘LNG 스와프’도 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웡 총리와의 공동 언론 발표에서 “양국은 2025년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해나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내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부존자원의 부족이라는 불리한 여건에서도 인재를 양성하고 첨단기술과 금융 허브를 구축한 결과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점증하는 국제 경제의 불안정성에 대응해, 전략 물자의 공급망과 에너지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며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기초로, 바이오·에너지·첨단 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약정을 통해 양국은 공급망이 교란되는 징후를 포착하면 이를 상대국에 신속하게 통보해 대비할 수 있게 하고, 공급망 교란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는 5일 안에 긴급회의를 개최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또 평소에도 공급망 교란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모의 훈련을 하기로 했다.

양국은 SCPA를 통해 원자재 수급 안정화뿐 아니라 첨단 제조업과 바이오산업, 에너지 자원 등의 분야에서도 공급망 재편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싱가포르가 중계 무역 중심의 국가이다 보니 공급망과 대체 공급자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어 한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LNG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이를 바탕으로 LNG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필요 시에는 LNG를 서로 빌려주는 스와프를 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3위의 LNG 수입국인 한국과 글로벌 LNG 교역 허브인 싱가포르 간에 체결한 LNG 수급 협력 MOU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MOU를 통해 국내 천연가스 수급을 안정시키고, LNG 도입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산업부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첨단 산업 에너지 기술 협력 MOU’도 체결했다. 양국 주요 기업과 연구 기관들이 첨단 제조업과 미래 차,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공동으로 R&D를 수행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싱가포르기업청도 ‘중소·스타트업 협력 MOU’를 체결해, 양국 스타트업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상호 지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인적·물적 교류의 제도적 기반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며 “1972년 발효된 양국 간 항공협정을 내년까지 개정하고, 이번에 체결된 범죄인 인도 조약을 통해 양국 간 사법 공조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북핵 대응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웡 총리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오는 11일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분명하고 단합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공조하기로 했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각)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서 실시되는 연합 훈련에 적극 참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