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수교 75년만에 '전략적동반자관계' 수립
안보·원전 협력 강화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안보·원전 협력 확대가 골자인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필리핀 방문은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국빈 방문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르코스 대통령과의 공동언론 발표에서 “오늘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여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이 안보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필리핀은 지난 2013년부터 3단계에 걸친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지난 2단계까지 FA-50, 호위함, 미사일 등 방산 수출 성과가 있었으며, 3단계 사업에서도 국제사회에서 검증된 우리의 주요 무기 체계에 필리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양 정상은 필리핀에서 실시되는 각종 연합훈련에 우리 군 참여를 늘리는 방안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9월 서명된 ‘한·필리핀 FTA를 조속히 발효시켜, 양국의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기로 했다”며 “양국 정부는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필리핀이 추진 중인 각종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윤 대통령은 밝혔다.
한·필리핀 양국은 이날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도 맺었다. 필리핀은 지난 1976년 바탄 원전 건설을 시작했지만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태를 계기로 중단했다. 지난 2022년 집권한 마르코스 대통령이 원전 사업 재개를 선언한 뒤 우리 측에 협력을 요청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022년 11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부터 원전관련 논의가 되기 시작했다”며 “원전 타당성 조사는 6개월가량 걸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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