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암살 피해간 트럼프...50일 남은 미 대선에 미칠 영향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50일 가량 앞두고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 대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지자 결집과 부동층 확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예상과 더불어, 두 번째 암살 시도인 만큼 지난번처럼 의미 있는 지지율 상승 효과가 발생하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자기 소유의 골프장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도중, AK-47 소총을 조준해 트럼프의 암살을 준비하던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가 비밀경호국(SS)과 현지 경찰에 저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은 미 대선이 51일 남은 날로, 앞서 지난 7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 암살 시도에 이어 64일만에 발생했다. 이미 일부 주가 사전 투표 절차를 시작하는 등 미국은 본격적인 ‘대선 모드’로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 7월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은 이틀 뒤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7월 15~18일)에 영향을 미쳐 트럼프 지지 세력을 강하게 결집하게 만들었다. 특히 트럼프는 총격을 받은 직후 지지자들을 향해 의연하게 주먹을 불끈 쥐어 들어보이고, 이틀 뒤 귀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와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강인한 모습으로 상당한 지지율 상승 효과를 봤다. 당시 맞대결을 펼치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노쇠한 모습과 크게 대비되며,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현재 일부 여론 조사에서 새로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지지율이 뒤지고 있는 트럼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지지자들의 결집을 촉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대선 캠프는 사건이 발생한 당일 지지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새로운 기부금 모금을 요청했다. 이메일에는 “아무것도 나를 늦출 수 없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단결. 평화.(UNITY. PEACE.)”라는 글과 함께, 모금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가 실려 있다. 모금 페이지에는 “우리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습니다. 여러분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트럼프 캠프는 이메일 뿐 아니라, “단결. 평화.”라는 글귀와 함께 모금 링크를 공유하는 문자 메시지도 발송했다.
이처럼 지난 10일 대선 TV 토론에서 ‘판정패’ 평가를 받으며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국면 반전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두 번의 총격 시도에도 건재를 과시하면서, ‘미국을 이끌 강인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어필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바뀐 이후 트럼프의 암살 미수 사건은 대중들의 기억에서 거의 잊혀져 가고 있었는데, 이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총격을 받는 모습이 대중에 그대로 공개된 7월 버틀러 사건과 달리 이번에는 개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도중 암살 시도가 사전 발각됐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그 당시만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암살 사건을 전후해 일시적으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뿐, 결국 최종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미국의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도 1975년 9월 5일·22일 두 번의 암살 시도를 피해간 적이 있는데, 당시 트럼프처럼 대중 앞에 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약 2% 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상승했다”라며 “그러나 그의 지지율은 한 달만에 암살 시도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고 결국 재선에 실패했다”라고 과거 유사한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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