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재판 모범 보여주는 판사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경영권 승계 관련 2심 재판부가 10월까지 다른 사건을 맡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애초 이 사건을 집중 심리 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새 사건을 배당받지 않았는데 이를 두 달 더 연장한 것이다. 재판부는 집중 심리가 필요할 경우 신건 배당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이를 요청했고, 서울고법이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이미 “선고를 법관 인사이동(내년 1월 말) 전에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판결을 다음 재판부에 미루지 않고 끝내겠다는 뜻이다. 신건 배당 중지 기간을 연장한 것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 사건 1심은 지난 2월 무죄가 선고되기까지 3년 5개월이 걸렸다. 재판만 107차례 열렸다. 그런데 2심 재판부가 내년 1월에 선고하면 검찰이 항소한 지 11개월 만에 재판을 끝내는 게 된다. 통상 2심 재판은 1심보다 시간이 덜 걸리지만 사건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빠른 속도다.
사실 이런 재판 속도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다. 형사 재판은 집중 심리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김명수 사법부’ 시절 재판 지연이 일상화돼 이런 정상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김명수 사법부 시절 재판 지연으로 ‘조국 재판’ 1심 유죄 판결은 3년 2개월이 걸렸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1심 유죄 판결은 3년 10개월 만에 나왔다.
이 비정상은 지금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오는 10월 중 1심 선고가 예상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위증 교사 사건은 기소 1년 만에, 선거법 위반 사건은 약 2년 만에 선고가 나오는 것이다. 비교적 간단한 사건인데 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장은 재판을 1년 4개월 끌다 선고도 하지 않고 돌연 사표를 내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속도라면 이 대표 관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대선 전까지 나올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만약 확정 판결 전에 이 대표가 출마하면 사회적 혼란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라도 형사 재판은 집중 심리를 통해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는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피고인에게도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사법부 전체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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