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탐사선이 달에서 가져 온 유리 구슬…"1억2000만년 전 화산 활동 증거"
중국과학원, 창어 5호 채집한 유리 구슬 분석
3000개 중 3개는 화산 활동으로 생성
"희토류의 방사선이 화산 활동 촉진" 추정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달에서 가져온 암석에서 과거 화산 활동의 증거가 나왔다. 달은 30억년 전 화산 활동이 끝났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비교적 최근까지 화산 활동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달의 내부에서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활동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과학원(CAS) 연구진은 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1억2000만년 전 달에서 화산 활동이 일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창어 5호는 중국이 2020년 11월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이다. 달 표면에서 암석과 토양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기져오는 임무를 맡았다. 달 시료 채취는 1976년 옛소련의 무인 탐사선 루나 24호 이후 44년 만이었다. 창어 5호는 발사된 지 한 달 후인 2020년 12월 달 시료를 갖고 지구로 돌아왔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창어 5호가 수집해 온 달 시료 중 작은 유리구슬 3000개의 성분을 분석했다. 달은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아 늘 지구에 한쪽 면만 보인다. 창어 5호는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의 ‘폭풍의 바다(Oceanus Procellarum)’에서 암석을 비롯해 2㎏ 규모의 시료를 채집했다. 폭풍의 바다는 달 지형 중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져 과거 화산 활동을 연구하기 적합한 곳이다.
연구진은 유리구슬 3000개 중 3개가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유리구슬은 망간, 칼슘, 알루미늄이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과 비슷한 비율로 들어 있었다. 유리구슬의 연대는 우라늄과 납 동위원소의 비율을 비교해 확인했다. 유리구슬이 만들어진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억2000만년 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천문학계는 달의 화산 활동이 약 30억년 전에 끝났다고 여겼다. 달 지각 밑에 있는 맨틀이 지구보다 밀도가 높다. 이 때문에 화산 폭발을 일으키기에 부적합해 지구보다 일찍 화산 활동이 끝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 연구진이 달의 화산 활동이 최근에도 일어났다는 증거를 발견하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중국 연구진은 새로운 가설도 세웠다. 유리구슬의 성분을 정밀 분석한 결과, 토륨처럼 방사선을 방출하는 희토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희토류 원소가 방사선을 뿜으며 발생한 열이 달 내부에서 화산 활동을 일으킨 동력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와 달의 기원을 찾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달과 지구가 만들어진 시기가 비슷한 만큼, 지구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단서도 얻을 수 있다. 리 추리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인류가 달에 다시 진출하는 만큼 달 표면의 물질들이 어떤 특징을 갖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달에 기지를 건설하거나 자원을 활용할 때 중요한 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k6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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