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구토까지...기립박수 부른 한국 선후배의 '역대급 접전'
배드민턴 혼복 김원호·정나은 조
서승재·채유정 꺾고 결승행
김원호는 애틀란타 金 길영아의 아들
배드민턴 혼합복식 한국 대표팀끼리 맞붙은 2024 파리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후배인 김원호(25·삼성생명)-정나은(24·화순군청)조가 결승에 진출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경기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구토까지 한 김원호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길영아의 아들로, ‘모자 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까지 탄생시켰다.
김원호-정나은은 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한국 서승재(27·삼성생명)-채유정(29·인천국제공항)조를 2대1로 꺾었다.
사실 태극전사끼리 맞붙은 이번 경기에서 서승재-채유정 조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서승재-채유정은 작년 세계 선수권 등을 우승한 세계 2위의 강팀이고, 파리올림픽 조별 예선부터 16강전까지 4연승을 달렸다. 김원호-정나은과 상대 전적에서도 5전 전승으로 앞섰다.
반면 예선에서 1승 2패를 했던 세계 8위 김원호-정나은은 게임 승률에서 앞선 덕분에 극적으로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두 팀은 팽팽한 싸움을 이어갔다. 한 세트씩 주고받은 뒤 3세트에서는 그야말로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묵직한 스매시를 연신 날리며 서승재-채유정을 공략하던 김원호는 3게임의 반환점을 돌았을 때 숨을 헐떡이며 한동안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3게임 16대13의 상황,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더니 급기야 구토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이용대 SBS 해설위원은 “김원호 선수에게 오늘 경기는 ‘모든 걸 쏟아붓겠다’ 생각하고 나온 경기”라며 “정말 뭉클하다”고 했다. 이 경기에서 이기는 팀은 누구든 2008 베이징올림픽 이용대-이효정의 금메달 이후 16년 만에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한국에 메달을 안겨주는 상황이었다.
동점과 역전, 재역전이 반복된 접전은 듀스로 이어졌고 서승재-채유정의 범실이 잇달아 나오면서 김원호-정나은이 결승 티켓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서승재는 후배 김원호를 안아줬고,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네티즌들은 “김원호 이긴 뒤 관중들의 기립박수 미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일 것” “김원호 메디컬 불러서 구토까지 하고 겨우 부여잡고 경기하는데, 부상 투혼 멋있었다” “외국인 관중들에게도 기립박수 받을만한 경기였다”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경기를 마친 후 김원호는 구토하던 순간에 대해 “헛구역질이 나오길래 한 번 나오는 거겠지 싶었는데 코트에다가 토할 것 같아서 심판에게 이야기해 봉지에다가 토했다”며 “코트에서 이렇게 티를 낸 건 처음이었다. 운동선수로서 보여주면 안 되는 모습을 올림픽에서 보여줬다”고 했다.
그런 김원호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나은이 힘이 되어줬다. 김원호는 “혼자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가 포기할 수 없었다”며 “나은이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네가 해줘라’는 얘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정나은은 “괜찮아. 약해지지 마. 숨 크게 쉬어”라며 김원호를 응원했다고 한다. 이어 “그렇게 하니까 오빠가 조금씩 돌아왔던 것 같다”고 했다.
김원호는 어머니도 언급했다. 그의 어머니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인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이다. 길 감독은 1995 세계 선수권 여자복식 금메달, 1993~1995 전영오픈 여자복식 3연패 등을 이룬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이다.
김원호는 “제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이제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엄마가 ‘올림픽 무대는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면 된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
김원호는 이번 은메달 확보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 기쁨도 챙겼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복식 은메달리스트인 김원호는 “작년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이기는 상황에서 군대 생각을 했다가 진 기억이 있다”며 “오늘 경기 중에는 그 생각을 안 하고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이기든 올라가면 금메달을 따야 했다. 저희가 이겼으니까 더 책임감을 가지고 결승전에서 어떻게든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원호-정나은의 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정쓰에위-황야충 조(중국)다. 세계배드민턴연맹 대회 상대 전적은 3승 3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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