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운전 미숙...액셀 99% 밟았다 떼기 두 번 반복"

"시청역 참사, 운전 미숙...액셀 99% 밟았다 떼기 두 번 반복"

가해 운전자 구속송치
"신발 바닥에 액셀 문양"
피의자는 여전히 "차량 결함"

서보범 기자

입력 2024.08.01. 10:00업데이트 2024.08.01. 15:03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이 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 종합 수사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 가해 차량 운전자가 구속 상태로 1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시청역 역주행 참사 관련 종합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국과수 감정결과와 CC(폐쇄회로)TV 12대, 블랙박스 4개, 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해 운전조작 미숙에 의한 사고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피의자 차모(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송치했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 역주행으로 16명의 사상자를 낸 가해 운전자 차모씨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여전히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은 “피의자는 조선호텔 지하 주차장 출구 약 7~8m 전에 ‘우두두’하는 소리와 함께 ‘브레이크가 딱딱해져 밟히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세 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차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다”는 주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판단은 달랐다. 국과수가 경찰에 제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액셀(가속 장치)과 브레이크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EDR(사고 기록 장치) 분석 결과 브레이크는 사고 발생 5초 전부터 사고 발생 시점까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CCTV와 주변 차량 블랙박스에도 차씨 차량 브레이크등이 점등한 모습을 발견되지 않았다. BMW 차량을 부딪힌 이후에야 보조브레이크 등이 점멸했다고 한다.

차씨는 당시 액셀을 최대 99% 밟았으며, 최고 시속은 107km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류 서장은 “액셀 변위량은 최대 99%에서 0%로 당시 피의자는 밟았다 떼기를 반복했다”며 “국과수 조사 결과 순간적으로 두 차례 엑셀에서 발을 뗀 것을 제외하면 ‘풀액셀’을 밟은 셈”이라고 했다. 차씨 오른쪽 신발 바닥에서 액셀과 같은 모양의 문양이 발견된 점도 고려됐다.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 역주행 사고 현장에 국화꽃 등 추모 물품들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인도 방향으로 돌진하면서 16명의 사상자를 낸 것과 관련해 차씨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핸들을 틀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류 서장은 “인도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 속도가 조금 줄어들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인도 방향으로 핸들을 틀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와 유족 측은 차씨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류 서장은 “현재까지 피해자 측과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유족 전원이 모두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씨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현재 독립 보행이 가능한 상태로, 추가 병원 치료는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경찰은 차씨에 대해 세 차례 피의자 신문을 실시,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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