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김민전 "尹·韓은 순망치한 관계… 둘 다 깊은 성찰할 듯"

太兄 2024. 7. 7. 17:42

김민전 "尹·韓은 순망치한 관계… 둘 다 깊은 성찰할 듯"

[주간조선]

여다정 기자
입력 2024.07.07. 05:30업데이트 2024.07.07. 08:05
photo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오는 7월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4명의 당대표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는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이 대결구도 양상을 보이면서, 후보등록 이전부터 당대표 후보들의 러닝메이트로 뛰는 최고위원 후보 라인업에 관심이 쏠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분열된 지지기반을 다시 하나로 복원하겠다”며 누구의 손도 잡지 않은 채 홀로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 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다.

국회 입성 전부터 정치학자이자 정치평론가로 이름을 날린 김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장관으로부터 최고위원 출마 제의를 받았지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유족 이래진씨의 간곡한 부탁으로 어떤 후보와도 연대하지 않기로 했다. 특정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뛰다 그 후보가 낙선했을 경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당의 주요 의제로 끌고 나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최고위원으로서 당의 화합을 위한 거멀못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그는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 의회 정치를 공부한 입장에서 한국정치가 더 이상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그는 “현재 잘못된 제도들을 국민께 알리고 개선해 나가 향후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이 되면 제대로 된 정치 개혁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과거 국회 사무처에서 근무했던 걸로 아는데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경험한 현실 정치는 다를 것 같다. "1995년에 국회 사무처에 취업해 6년간 일했다. 30년간 국회를 관찰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치평론도 2001년부터 시작해 20년 이상 했다.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한국 정치가 너무나 많이 변했다. 우리가 3김 시절을 굉장히 비판했지만, 오히려 그때만 못하다. 적어도 3김 시절에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고치려는 노력이 있었고, 또 본인들이 의혹을 받을 때에는 조금 물러서서 의혹이 해소된 뒤 복귀하는 모습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국회 자체를 사유화해 방탄에 나서고, 수사하는 검사를 탄핵하겠다고 나선다. 이런 측면에서 국회가 굉장히 많이 후퇴했다고 본다. 국회가 이렇게 특정인의 사유화가 돼버린 것은 최초의 일이다."

- 사실상 최고위원 당선이 확정됐다. 최고위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자 하는지. "사실 고민은 많았다. 보좌진도 다 반대했다. 어느 조직에서나 빨리 나서서 좋은 일은 없지 않나. 그러나 어느 계파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서 최고위의 균형을 잡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향후 2년간 지방선거 때까지 큰 선거가 없어 개혁하기 굉장히 좋은 시기이다. 지금부터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작업들을 천천히, 튼튼하게 해나가서 국민의힘이 다시 이기는 정당이 되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 특정 당권주자와의 연대에는 선을 그었지만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출신으로서 '친윤'후보로 알려졌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동훈 후보와 가깝다고 언급되거나, 한동훈 후보와 같이 사진 찍은 것을 비난하는 글도 있었다. 또 반대로 원희룡 후보, 나경원 후보와 가깝다는 평가도 있었다.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그런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해석에도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는 특정 후보를 반대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들의 정책이나 말씀이 옳지 않다고 생각되면 '아닙니다' 말하는 역할,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 지난 총선 이후부터 한동훈 후보에게 붙은 '반윤 프레임'을 어떻게 평가하나. "제가 한동훈 후보를 친윤이다, 반윤이다 규정할 능력은 없다. 다만 총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과 몇 차례 갈등이 있었다는 기사들을 접했다. 그러나 그 갈등이 본인이 (당대표) 후보가 되고 나서도 지속될 것이라고 추론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혀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결국 두 지도자가 어떻게 노력해 가느냐에 달렸다. 사실 한동훈 후보의 목표는 당 대표 이후 대선 출마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본인이 성장해 나가는 데 있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해 깊은 성찰이 있을 것이라 본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순망치한의 관계라 본다."

- 총선 참패 이후 불거진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보수 분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다고 보나. "총선 패배에 대한 반성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구의 책임론으로 가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누구 한 명의 잘못으로 우리가 졌다는 것은 옳지 않다. 패배에는 100가지가 넘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면 정당 조직에 있어서도 민주당보다 우리가 굉장히 열세다. 책임당원의 숫자, 연계돼 있는 조직 등이 다 열세다.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 조직을 강화할 것이냐'는 것이 중요한 개혁의 어젠다가 될 것이다."

- 특정 캠프에 몸담지 않은 이유를 고 이대진씨의 형 이래진씨의 부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도 앞장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우선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을 이슈화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우리의 능력이 부족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반성할 부분이다. 이래진씨는 '동생의 죽음을 은폐하고 월북몰이 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우리 군을 타박하고 본인은 정의로운 것처럼 행동할 수 있느냐'고 분노한다. 그 분노에 공감해 함께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역대 국정원장 14명 가운데 10명이 재판을 받았지만 모두 공개재판이었다. 그런데 왜 박지원 전 원장 관련 사건만 비공개로 하는지 알 수 없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의원들께 공개재판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래진씨의 바람대로 납북자와 피해 유족이 북한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오토 웜비어 법' 제정도 고려하고 있다."

- 최근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일각에서만 제기되어온 부정선거 의혹 이슈를 제도권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문제를 이야기하면 음모론자로 몰아가는 프레임이 있어 동료 의원들이 다루기 어려웠을 거다. 저는 정치학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쉽다. 정치학을 공부한 입장에서 본다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전투표제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이다. 이런 제도를 하는 나라가 없다.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라고 한다면 이렇게 검증 불가능하고, 불투명하고, 국정원조차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제도를 왜 유지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는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제가 프레임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부정선거다’ ‘아니다’로 가면 검증을 해보지 않는 한 아무도 진실을 알 수 없다. 부정선거 여부와 관계없이 제도 자체가 부실하고 말이 안 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교정이 필요하고, 제도를 고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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