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추진제 세척 위험 생각 못했다" 한화에어로, 입으로 외친 안전 외5.

太兄 2026. 6. 2. 21:50

"추진제 세척 위험 생각 못했다" 한화에어로, 입으로 외친 안전

전날 입장 표명 비판 쏟아지자
현장 작업 환경 위험성 인정
대표이사 "책임 달게 받겠다"

입력 2026.06.02. 19:24업데이트 2026.06.02. 20:50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뉴스1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이 사고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한 작업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가재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장은 2일 대전 유성구청에서 열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타성과 관성에 젖어 기존 작업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수십 년 된 관행들을 따라 이행했던 게 실패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며 공식 사과했다.

가 사업장장은 전날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폭발이 발생한 세척 작업에 대해 “평소 위험한 작업으로는 인식하지 않고 있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노동조합 등의 비판이 이어지자 몸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로켓 추진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쓰인 공구에 묻은 화약을 세척하다 사고가 났는데, 사측은 “화약은 물에 닿으면 위험성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가 사업장장은 “덜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이지 위험하지 않다고 말씀드린 건 아니다”라며 “좀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살피지 못해 반성을 깊게 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사용한 세척제와 관련해선 “제품에 대한 안정성·폭발 위험 등을 확인하고 안전하고 판단되면 사용 허가를 한다”며 “그래서 저희는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저희가 부족하게 판단한 게 아닌가 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 투입돼 사망한 20대 비정규직 두 명에 대한 안전 교육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법적으로 준수된 교육을 이수해야 작업장에 출입시키고, 작업 표준에 의해 업무를 하게 구성돼 있다”며 “지난 2018년, 2019년 사고 이후 작업 전에 30분간 안전 교육과 정비를 실시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2018년 5월 충전 공실에서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 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나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그 후 9개월 만인 이듬해 2월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졌다.

한화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가 사업장장은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국방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다시 일어서야 하는 만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안전장치를 더 확충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해당 세척 장비에 관련된 새로운 투자나 기술 검토 등을 하던 중이었다”고 했다.

가 사업장장은 또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 다양한 안전 대책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지만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며 “뼈저리게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안전을 확보해야 할지 추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피해 본 동료와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큰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도 사죄드리고, 대표이사로서 어떤 책임과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지난 1일 폭발 사고로 작업자 5명이 숨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이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고용노동부의 공정안전관리(PSM) 평가...
 
경찰과 소방 당국이 전날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의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대전경찰청은 2일 오전 대전 유...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1일 폭발 사고가 나 작업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이 사업장은 로켓과 미사일의 추진체 등을 ...

 

삼성重, 4.3조원 '바다 위 LNG 공장' FLNG 수주…올해 목표 60% 채워

입력 2026.06.02. 16:37업데이트 2026.06.02. 16:49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모습.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바다 위 LNG 공장’으로 불리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 설비(FLNG) 4조30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북미 지역 발주처로부터 FLNG 1기를 4조3301억원에 수주했다고 2일 공시했다. 발주처가 착수지시서를 발급하면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간다. 인도 예정 시기는 2030년 7월이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해 정제부터 액화·저장·하역까지 수행할 수 있는 대형 해양플랜트다.

기존에는 해상 가스전을 개발할 때 해저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이동하면, 정제·액화를 거쳐 저장 탱크에 보관했다. 이를 LNG운반선에 싣고 운송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FLNG로 이 모든 과정을 바다 위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FLNG인 로열 더치 쉘의 ‘프렐류드’를 비롯해 현재까지 FLNG 11척 중 7척을 수주했다. 전 세계 FLNG 시장의 64%를 장악하고 있다. FLNG는 가스 냉각 기술뿐 아니라 육상에서 가동해왔던 플랜트 설비를 해상에서도 문제없이 설치해야 해 조선 업계에서 난도가 높은 기술로 꼽힌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수주 실적은 총 83억달러로 늘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 139억달러의 약 60% 수준이다. 상선 부문에서는 LNG 운반선과 초대형 에탄 운반선(VLEC),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 컨테이너선, 원유 운반선 등을 포함해 50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치(57억달러)의 88%를 달성했다. 해양 부문은 이번 FLNG 계약을 포함해 33억달러로 연간 목표(82억달러)의 40%를 채웠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압도적인 FLNG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검증된 기술력과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성과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끝나기도 전에 시작된 듯한 민주당 당권 경쟁

조선일보
입력 2026.06.02. 00:10
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지난 3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가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비판한 소셜미디어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취소했다고 한다. ‘나꼼수’ 출신 김용민씨는 지난 28일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관련해 “자신이 공천한 후보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김어준씨 등과 어울리는 정청래”라며 “‘다음’은 없을 것”이라고 썼다. 김용민씨 등 친이재명계는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를 의식해 민주당 김용남 후보를 열심히 돕지 않는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김 총리가 호응했다가 당내에 논란이 일자 취소했다는 것이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선거 운동 중인 당 대표를 비판하는데 같은 당 출신 총리가 호응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총리는 정부의 선거 관리 총책임자이기도 하다. 당 내부 당권 경쟁에 관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적절치 않다. 김 총리가 이러는 것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뒀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가 끝나는 대로 그가 총리직을 그만두고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정청래 대표와 대결할 것이란 이야기가 파다하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전북 지사 선거는 친정청래계와 친이재명계의 전당대회 전초전이란 말까지 나온다. 정 대표에게 제명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관영 후보는 “당선되면 정청래 연임 저지의 선봉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후보가 “김관영도 이 대통령이 선택한 사람”이라며 가세했다. 송 후보는 김 총리와 함께 친이재명계 당 대표 후보로 꼽힌다.

지금 민주당 후보들은 같은 사업을 자신의 지역으로 끌어오겠다고 중복 공약을 하고 있다. ‘유엔AI허브’는 서울, 부산, 인천 시장과 충남지사 후보 등 4명이 공약했다. 아무리 선거 공약이 엉터리라고 해도 이는 지나치다. 전남광주·세종시장 후보도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자기 지역에 유치한다고 공약했다. 당 지도부급 인사들이 절반쯤은 전당대회에 정신이 가 있으니 기본적인 공약 교통 정리조차 안 되는 것 아닌가.

 

같은 사업장에서만 세 번째 참사라니

조선일보
입력 2026.06.02. 00:00업데이트 2026.06.02. 11:07
1일 폭발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의 사고 현장이 처참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이 사업장은 로켓과 미사일의 추진체 등을 연구·개발하는 국가보안시설이다. 사고는 사업장 세척실에서 작업자 7명이 화약이 묻은 공구를 물로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산업체는 특성상 사고 위험이 늘 있는 곳이다. 이 위험 때문에 개발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문제는 이 사업장에서 일어난 사망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 사업장에선 2018년과 2019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각각 5명, 3명이 숨졌다. 2018년 사고는 로켓 추진체에 고체 연료를 충전하다가 발생했고, 2019년엔 다연장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빼내는 준비 작업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그러다 7년 만에 또 인명 사고가 난 것이다. 공정은 다르지만 같은 사업장에서 세 번이나 사망 사고가 났다면 무언가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2018년 사고는 근로자들이 충전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고무망치로 고체연료가 담긴 밸브를 두드리다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로켓 고체연료는 폭발 위험 때문에 충격을 가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그런데도 당시 공장 관리자들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9년 사고는 로켓 추진체 내부에 남아 있던 정전기가 화약과 반응해 폭발하면서 일어났는데, 이 때에도 정전기를 외부로 흘려보내는 예방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018년 사고 후 노동청의 특별 근로감독 결과 이 사업장에서만 법 위반 사항이 486건 적발되는 등 안전수준이 최하 등급으로 조사됐다. 방산업체여서 외부 감시가 없는 환경이 안전 관리 미흡으로 이어진 듯 하다.

이번 사고 역시 안전 관리 소홀이 원인일 수 있다. 한화 측은 “2018·2019년 사고 후 관련 공정을 자동화했으나 이번에 사고가 난 공정은 위험도가 낮고 복잡해 자동화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참사가 정말 마지막이 되도록 철저한 조사와 대비가 필요하다.

 

'반도체 초과 세수 국부펀드로' 옳은 방향이다

조선일보
입력 2026.06.02. 00:20
반도체 공장 찾은 구윤철 부총리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반도체 수퍼 사이클로 발생하는 초과 세수 상당액을 국부펀드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부총리는 “반도체로 벌어들인 돈을 그냥 배분하고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자산으로 키우겠다”며 “초과 세수는 국부펀드 재원으로 두고 그걸로 투자해서 다시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가려 한다”고 했다. 호황의 과실을 민생지원금 같은 현금 살포로 흩뿌리지 않고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뜻으로 옳은 방향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500조원으로 작년(91조원)의 5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세율 20%를 곱하면 두 회사가 낼 법인세만 100조원이 된다. 작년 나라 전체의 법인세 세입(84조원)보다 많다. 여기에 영업이익의 10%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직원들이 내는 소득세(최고 세율 45%)가 늘어나고, 법인·소득세의 10%인 지방세 세입도 급증한다. 증시 활황으로 증권거래세도 늘어난다.

그동안 정부 일각에서는 이 돈을 미래 투자보다 나눠먹기 분배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노령연금 강화 등 ‘국민배당금’을 제시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 초과 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사회적 대화밖에 없다”고 했다.

반도체는 경기를 타는 산업이기 때문에 수퍼 사이클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호황기에 일시적으로 불어난 세금을 고정 수입으로 착각해 정부 지출을 대폭 늘리면 나중에 불황이 닥쳤을 때 국채를 발행해 부족한 세금을 충당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실제 2021년과 2022년 각각 61조3000억원, 52조6000억원의 초과세수가 생겼을 때 정부가 이를 재난지원금 같은 현금성 지출로 소진했다가 다음 2년간 90조원 가까운 세수 결손이 발생한 전례가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초과 세수를 반도체 경기 하강에 대비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재원으로 축적해야 한다. 북해 유전 개발로 얻은 막대한 수입을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노르웨이가 모범 사례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 30년간 연평균 6.6% 수익률을 올리며 자산을 3000조원 규모로 불렸고, 정부 예산이 부족하면 이를 메워주는 완충판 역할도 한다. 일시적 호황으로 생긴 초과 세수를 어떻게 쓰느냐도 장기적인 국가경쟁력과 미래 세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6·3 지방선거 후 닥칠 정치폭풍

민주공화국 수호와
합리적 보수 재건이라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민심을 거스르는
공소취소 특검에 맞설
새로운 희망 살려야 한다

입력 2026.06.01. 23:55업데이트 2026.06.02. 11:49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출범식·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내일이면 뜨거웠던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어디까지 커지고, 국민의힘은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시험대였다. 그래서 선거 후 한국 정치에는 두 개의 큰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보수 재건이다. 커질 대로 커진 민주당 권력은 헌정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죄 없애기에 매진했다. 검찰 해체가 결정되고, 소위 사법개혁 3법으로 사법부는 거의 무력화됐다. 이제 공소 취소 특검으로 사법부를 허수아비로 만들려고 한다. 한 사람이 법 위에 서게 되면 그게 왕이고, 민주공화국은 껍데기만 남는다. 그걸 막아야 할 국민의힘은 그 자체가 문제다. 헌법 가치를 지킬 새로운 보수가 나오지 않으면, 민주공화국은 위기에 처할 것이다.

보수 진영은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래 총선에 3연패했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잃고 지역정당으로 전락했다. 윤석열 집권으로 재기할 기회를 얻었지만, 12·3 비상계엄으로 더 깊은 나락에 떨어졌다. 그런데도 장동혁 지도부는 윤어게인을 고수했다. 진보 유튜버 김어준씨는 장 대표를 “민주당 전략 자산”이라며 조롱했다. 이제 민주당의 공세가 보수의 심장 대구까지 밀려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6·25전쟁 때 팔공산 전투 같다. 윤어게인이 절망의 몸부림이란 걸 이보다 더 확실히 보여줄 수 없다.

하지만 보수의 새로운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바로 부산 북갑 선거다. 이곳 선거는 사실 한동훈 대 장동혁의 대결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동원됐고, 한 최고위원은 ‘하정우 파이팅’까지 외쳤다. 부산에 간 박근혜 전 대통령도 “박 후보가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래서 이 선거는 보수의 미래를 다투는 전투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도 자신의 분신으로 하정우 후보를 내려보냈다. 대한민국을 AI 강국으로 만들 인재를 정치적 카드로 허비하는 셈이다. 한동훈만은 안 된다는 이 대통령의 결의가 이렇게 절박하다. 결국 부산 북갑에 대한민국 최대 권력이 모두 모였다. 한국 정치의 앞날도 이 회전에서 결정된다는 뜻이다. 한 후보는 뜻밖에도 선전하고 있다. 검사 출신에 수퍼 엘리트, 미숙한 정치가란 세평에도 불구하고 민심에 다가섰다.

공소 취소 특검이 헌법을 위협하고, 국가 시스템을 뒤흔드는 초미의 현안이란 사실은 지난 1년간 충분히 목격해 왔다. 민주국가라고 예외가 아니다.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권력으로 덮으려고 특별검사를 해임하고, 법무장관을 압박했다. 각종 범죄 혐의로 3개 재판에 회부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23년 이후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 개인에게도 공소 취소 특검보다 더 중차대한 사안은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한 달 남짓이다. 8월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민주당은 7월 중순부터 전국 합동 연설회와 순회 경선을 진행한다. 특검 문제는 그전에 결정 나야 한다. 하지만 민심이 문제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소 취소 권한을 가진 특검에 반대 44%, 찬성 27%다. 지난해 11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도 48%가 부적절, 29%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5월 28일 갤럽 조사는 대통령에 당선돼도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55%에 달했다.

민심은 명확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란 거다. 갤럽 조사를 보면, 진보 진영의 31%조차 공소 취소에 반대한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진보 측 33%는 재판 지속을 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공소 취소 추진 민주당 의원 모임이 “이상한 모임”이고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3월 10일, 장인수 전 문화방송 기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 거래설을 폭로했다. 대통령 최측근이 검찰 스스로 공소 취소를 해주면,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거였다. 이튿날 한 출연자는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까지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민심의 큰 물결과 싸워야 한다. 특히 6월 한 달, 그리고 향후 4년간, 대한민국은 그 싸움으로 고통당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민심이 마음을 맡길 정당이 없다는 게 문제다.

합리적 중도층에겐 이번 지방선거가 괴롭다. 견제와 균형으로 민주공화국을 지키자면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 그러나 야당 중엔 대안을 찾기 힘들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면 장동혁 체제의 연명을 도울 뿐이다. 결국 선거 뒤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키는 싸움에서 새로운 희망이 드러날 것이다.

5월 31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 사전투표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지방선거 역대 최고치인 23.51%를 기록했다. /고운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