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독선'·전재수 '리스크'에도…6·3 지방선거 '보수 붕괴' 조짐 보여
경기·PK에서 국민의힘 민심 이반 심각
민주당 후보, 논란 속 여론 조사 압도 우위
'나쁜 후보'보다 '싫은 정당' 심판 분위기
오는 6월 3일로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 정치 지형은 그야말로 ‘지각변동’을 넘어선 ‘지형의 붕괴’ 수준에 직면해 있다. 특히 보수의 심장부라 불리던 부산·울산·경남(PK)과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의 민심 이반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인 체제 변화를 시사한다. 최근 발표된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수치와 빅데이터 분석은 보수 진영에 ‘절망’이라는 두 글자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4월 7~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3.1%P, 응답률1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가 제시하는 정당 지지율 지표는 보수 진영 입장에서 경악스러운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더불어민주당 48%, 국민의힘 20%라는 압도적인 격차가 벌어진 가운데, 선거의 성패를 가를 핵심 지역의 수치는 더욱 처참하다.
"이승만 개XX" 들은 사업가, 사비 1500만원 들여 제주 4.3 소설 썼다
소설 '사십구년유월, 어느날의 일'과 작가 김석 인터뷰

최근 대형 서점 한쪽에서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이라는 투박하고 굵은 서체로 제목이 쓰여 있는 두꺼운 소설을 발견했다. 남자 4명, 여자 1명 모두 5명의 젊은이가 어떤 곳을 바라보는 80년대 운동권 판화 스타일의 표지였다. ‘김석’이라는 낯선 이름의 작가가 쓴 책. 책은 “대구에서 제주 4·3까지 남조선 혁명 투쟁이 어떻게 이식되고 확장됐는지, 다섯 인물의 투쟁과 죽음을 통해 그린 소설”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책 소개만 보면 이 책은 누구 편인지 쉽게 판별하기 어려웠다. 책을 소개한 신문 기사도 없었다. 50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소설로서의 재미와 함께 여러 가지 사유할 소재를 던져주는 새로운 시각의 소설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도, 누군가에게는 가슴이 뜨거워질 수도 있는 논쟁적 내용들이었다.
제주 4·3은 78년 전 일이지만 해가 갈수록 우리 사회에 새로운 숙제와 과제를 남기고 있다. 통합이 아닌 분열로, 정리가 아닌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이 갈등이 해결되지도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제주 4·3을 다룬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을 관람한다고 국민 통합이 이뤄질 리 없다.
최근 박진경 대령의 서훈 취소부터 박 대령을 암살했던 군인들에 대한 일각의 추모 분위기까지.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지만 다른 한쪽에선 ‘역사 왜곡’이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토론회 한 번으로, 무슨 책 한 권으로 정리될 문제가 아니다. 사실과 편견, 허구와 주장이 마구 뒤섞이고 정치 권력이 여기에 편승하고 있다. 소설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 역시 또 다른 논란을 제기할 만한 책이다. 그러나 제주 4·3을 ‘민간인 학살’이냐 ‘남로당의 폭동’이냐 같은 ‘결과’가 아니라 왜 한반도의 청년들은 해방과 6·25 전쟁의 사이에서, 경성과 대구, 제주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폭탄을 던지고 죽창을 가슴에 꽂으면서 싸우고 충돌했는지 그 과정을 보여 준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이런 처절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고, 그 속에서 민중들은 굴하지 않고 역사의 파도를 헤쳐나왔다는 점을 소설적 형식으로 묘사하고 있을 뿐이다.
보통 신간이 나오면 출판사에서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보내는 방식으로 홍보를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게 전혀 없다. 서평이나 신문 기사도 한 줄 없다. 개인 돈 1500만원을 들인 자비 출판이었다고 한다. 출판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작가 김석(필명)과 통화를 하고 싶다고 했고, 13일 그에게서 답 전화가 왔다.
-소설가 김석. 처음 듣는 이름이다. 그전에도 책을 쓴 적이 있나.
“처음이다. 다른 책도 쓴 적이 없다. 이 책이 첫 작품이다.”
-자신을 직접 소개해달라.
“1970년생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다 지금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전업 작가도 아닌데 어떻게 소설을 쓸 생각을 했나.
“방송에서 스타 역사 강사라는 분이 제주 4·3을 설명하면서 영구 분단을 획책하려는 남한의 단독선거에 저항했던 제주도민들을 군인과 경찰이 학살했다고 설명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제는 이런 식의 설명이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다가 영화나 소설 등을 통해 제주 4.3하면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져 있다. 총을 든 군인과 경찰이 평화롭게 감자를 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무명옷을 입은 소녀를 잔인하게 학살하는 이미지 말이다. 어느 한쪽 사람들이 만든 이런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평범한 생활인이 소설까지 쓸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요즘 학생들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면 4·3 관련 추모 시설도 방문한다고 한다. 그런데 지인이 거기서 나오는 학생들이 “이승만 개새끼”라고 욕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줬다. 아무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고 싶었다. 소설 같은 것 쓰지 않고 지금 이대로 살아도 먹고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오히려 소설을 쓰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피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욕을 좀 먹더라도 진실을 말하고 싶었다.”
-소설을 어떻게 준비했나.
“작년 여름부터 집필을 시작해 올 초에 완성했다. 그리고 올해 4월 3일에 맞춰 출간했다.”
-자비로 출판했다는데.
“소설가도 아니고 이름이 알려진 사람도 아니다. 다른 방법이 없어 개인 돈 1500만원을 들여 직접 책을 낸 것이다. 일종의 사명감이라고 해야 할까.”
-보도자료도 신문사의 서평도 없다. 그냥 교보문고 매대에만 전시됐던데.
“사실 그것도 광화문점 285만원, 강남점 230만원을 내가 직접 주고 한 것이다. 출판사가 한 게 아니다(웃음).”
-소설이 꽤 흥미진진하다. 자료 조사는 어떻게 했나.
“기본적인 서적들은 대부분 절판이 됐지만, 국립도서관에 가면 절판된 책을 찾아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신문 기사들이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그런 사료들에 기초하고 약간의 상상력을 가미했다.”
소설에는 다섯 명의 청춘이 등장한다. 소설이지만 이 책은 현대사의 중심을 관통했던 인물들이 일부 실명으로 등장한다. 남로당 진영의 김달삼과 이덕구, 이북 출신의 우익 청년 임일과 선우정, 그리고 비극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대한민국 민중 고효순이다. 이 중 선우정과 고효순은 100% 가상의 인물이며 이덕구와 임일은 사실에 기반해 소설적 허구를 일부 덧붙였다고 한다. 김달삼(이승진)은 실존 인물이다.
-4.3을 사실대로 묘사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제주 민중의 봉기, 군경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라는 대세적 관점에서 벗어나면 정치적으로 시달림을 받을 수도 있다.
“사실 지금의 편향된 역사관의 시작은 1970년대 백낙청씨의 ‘창작과 비평’, 리영희씨의 ‘전환시대의 논리’, 그리고 해방 전후사의 인식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하나의 관점으로 역사를 다시 쓰려 한 것이고, 결국 이들의 인식이 지금의 주류적 역사관이 됐다. 이들에 대한 가치 평가를 떠나 그들은 당시 자신들이 불이익을 당할 것을 각오하고 용기를 내 그런 일을 한 것이다. 반대로 지금 그런 역사 왜곡을 바로잡으려 한다면 그들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나부터 용기를 내본 것이다.”
-소설에는 우익에 의한 백색 테러와 좌익에 의한 군경 및 민간인 살해가 함께 묘사돼 있다.
“사실에 근접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 여자 주인공 고효순은 우익에 의한 백색 테러로 실명했다. 군경이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나온 것도 사실이고 좌익 유격대의 민간인 학살도 사실이다. 2003년 발간된 정부의 4.3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군경에 의한 희생자와 별개로 남로당 유격대에 의한 희생자가 2000여 명에 달한다. 왜 이런 희생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
-왜 연구서가 아니고 소설인가.
“제주 4.3을 하나의 ‘결과’가 아니라 해방과 대구, 그리고 제주 4.3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 전체가 보인다. 이걸 보여주려면 소설이나 영화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영화를 만들 재주나 돈이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소설을 써본 것이다.”

작가는 이 책을 홍보할 방법을 몰랐다. 일부 기자와 유튜버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 같은데 아무런 답이 없다고 한다. 기자는 서점 매대를 지나치다 우연히 이 책을 읽게 됐다. 마케팅이나 홍보가 없었지만, 서점 사이트에 리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1946년 경성에서 대구, 제주로 이어지는 남로당과 이를 추종하는 이들의 행적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현대사 공부를 다시 하게 만드는 텍스트”
“해방 공간의 혼란이 어떻게 비극으로 수렴되는지, 그 인과관계를 이토록 명확히 짚어준 소설이 있었나 싶다. 특정 진영의 논리가 아니라, 당시의 시스템이 어떻게 개인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었는지 분석하는 태도가 매우 지적이다”.
작가는 “계약 때문에 대형 서점 매대 전시도 이번 달이면 끝난다. 초판 2000부를 찍었는데 다 팔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생각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소설은 악인도 영웅도 없다. 다만 같은 시대를 통과하며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다섯 명이 있을 뿐이다. 이들의 선택은 결국, 당신의 질문이 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도 있는데 왜 우리만 비판"... 삼전 노조 주장 따져보니
[비즈톡]

삼성전자 노조가 반도체 사업(DS)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일각에서 “SK하이닉스 노조도 많이 받는데 왜 삼성전자 노조만 비판하느냐”는 반발이 나옵니다. 작년 9월 SK하이닉스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는데, 이에 따라 직원 1명당 최대 13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이 수치를 들며 자신들이 요구하는 메모리 사업부 1인당 평균 6억2000만원의 성과급이 무리한 액수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직접 분석해보니, 이는 잘못된 주장이었습니다. 먼저 비율 자체가 다릅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두는 반면, 삼성전자 노조는 15%를 요구합니다. 삼성전자 측은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한다”고 했지만 노조 측은 영업이익 15% 명시를 주장하며 교섭이 중단됐습니다.
“1인당 13억원”이라는 수치도 따져봐야 합니다. 이 금액의 근거는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가 내놓은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447조원)입니다. 영업이익의 10%인 44.7조원을 직원 3만4466명(작년 말 기준)으로 나눈 것이지요. 하지만 맥쿼리는 증권사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낸 곳입니다.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194조4330억원, 내년은 235조5562억원으로 맥쿼리의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SK하이닉스 1인당 성과급은 올해 5억6403만원, 내년 6억8375만원입니다.
같은 국내 컨센서스 기준으로 삼성전자 노조 요구안(15%)을 적용하면 어떨까요.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반도체 사업부(DS)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추정하고, 15%인 40조5000억원을 성과급으로 나누자고 합니다. 노조 측 계산에 따르면 메모리 사업부 1인당 평균 성과급은 6억2419만원입니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360조6812억원 기준으로는 1인당 8억3388만원입니다. 올해도, 내년도 삼성전자 메모리 직원이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이 받는 겁니다. 일각에서 나온 “삼성전자가 하이닉스보다 성과급을 적게 받는다”는 것은 낙관적인 전망치를 골라 쓴 결과였습니다.
사업 구조의 차이는 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단일 사업에 직원 3만4466명입니다. 벌어서 나누면 됩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스마트폰·가전·TV·AI·로봇까지 아우르는 종합 기업으로, DS 부문만 직원 7만7896명, 전체 직원이 12만8271명에 달합니다. 투자해야 할 곳도 훨씬 많습니다. 작년 R&D 투자액이 삼성전자는 37조7500억원, SK하이닉스는 6조7325억원입니다. 특히 차세대 HBM4E부터는 HBM이 올라가는 베이스 다이를 수요처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는데, 이는 파운드리를 보유한 삼성전자만의 강점입니다. 지금 파운드리 투자를 줄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과급을 많이 받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노조가 회사 전체 상황엔 눈을 가린 채 주머니에 꽂힐 성과급 액수에만 신경 쓴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 노사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 명의 이름과 부서명, 조합 가입 여부 등이 적힌 자료가 공유된 것을 확인하고 이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노사 간 합리적 접점을 찾아 그 에너지를 기술 경쟁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천궁Ⅱ 좀 빨리"...사우디·UAE, 韓에 방공무기 요청

중동 걸프 국가들이 방공 전력 보강을 위해 미국 중심의 무기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과 우크라이나, 영국 등으로 공급선을 넓히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지난 6주간 이어진 공습으로 방공 탄약 재고가 빠르게 줄자 이들 국가가 즉시 전력 보강이 가능한 대체 무기 확보에 나섰다고 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한화·LIG넥스원 측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M-SAM·천궁Ⅱ) 체계의 인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한국 업체들에 요격 미사일 추가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M-SAM은 드론과 탄도미사일, 항공기 등을 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방공 체계로, UAE가 최근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실제 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확보를 위해 일본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이자 미국 무기의 주요 고객이었던 사우디와 카타르, UAE가 대체 미사일 방어 체계를 찾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의 고가 요격 체계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특히 이란 샤헤드와 같은 저가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공격이 확산하면서, 더 다양한 방공 수단을 결합한 다층 방공망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의 방공 시스템 외에도 우크라이나산 요격 드론, 미국의 전통적인 개틀링 기관포, 영국 스타트업의 저가 미사일 등 다양한 수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거리 요격 체계뿐 아니라 요격 드론, 전자전 장비, 근접 방어 수단 등을 함께 운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걸프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간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우크라이나와 무기 생산 및 경험 공유를 위한 국방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카타르도 우크라이나와 협력 협정을 맺고, 당국자들이 현지 요격 드론 훈련장을 방문해 업체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UAE 역시 우크라이나와 협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기업과 군은 걸프 국가들이 요격 드론과 전자전 장비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수요를 감당하기에도 벅찬 상태여서, 실제 수출까지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WSJ은 이러한 흐름이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보복 공격 규모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저가 드론이 대규모 공습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현실도 드러낸다고 짚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요가 급증했는데도 미국 방산업계가 생산 능력을 충분히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드러난 것이며, 그 결과 미국 업체들이 잠재적 수주를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WSJ은 지적했다.
국제 유가 폭등에도 판매가 동결, 소비 부추기는 정부

국제 유가 급등에도 정부가 2주일 단위로 시중 판매가 상한선을 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최근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휘발유 1.6%, 경유 23.7%, 등유 11.5%씩 급등했지만 지난 10일 3차 고시에서 이를 반영하지 않고 2주일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앞선 2차 고시 때도 국제 가격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지 않은 채 리터당 210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국제 유가에 연동해야 할 판매가 결정 메커니즘이 무너진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인위적 가격 억제가 국민들에게 에너지 위기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 전쟁이 격화되던 지난 3월 넷째 주 휘발유와 경유 판매량이 각각 25%, 16%씩 급증했다. 일부 사재기 수요가 섞여 있었겠지만 세계적인 에너지 절약 추세와 달리 우리의 석유 소비가 늘어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란 전쟁 이후에도 자동차 통행량이 줄어든 정도 외에 일상에서 에너지 비상사태에 따른 절박함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정부가 최고가격제와 같은 가격 통제로 위기의 실체를 가리면서 소비자가 절약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한 결과다.
인위적 가격 억제는 국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이번 추경에서 정유사 손실분 등을 메워주는 데 5조원을 배정했다. 화물차 기사 등 생계형 수요자뿐 아니라 부유층을 포함한 모든 소비자에게 무차별적으로 기름값 보조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는 재정 집행의 공정성도 훼손한다. 산업부는 “현재 재원에 비춰 부담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지나친 낙관론으로 보인다.
지금의 위기는 단기간에 끝날 사안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전쟁 이전으로의 완벽한 복귀는 없을 것”이라 했고,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970년대 오일 쇼크와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모두 합친 것보다 심각한 위기”라고 했다. 밸브만 다시 열면 해결되던 과거와 달리 유전과 정제 시설 등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자체가 파괴되어 완전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마저 흔들리는 초유의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시장 가격은 그 자체로 강력한 ‘절약 신호’다. 포퓰리즘적 가격 동결로 시장 기능을 훼손하지 말고,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하되 취약 계층에 정교한 ‘핀셋 지원’으로 재정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평지풍파 외교 파장, 증폭 말고 진정시켜야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동영상으로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이스라엘 정부가 반박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아이를 고문한 뒤 지붕에서 떨어트렸다”는 글과 동영상을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영상은 2년 전 영상이었고, 아이 고문도 사실이 아니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 대통령이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야에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 강력 규탄한다”고 했다. “글 게시 전에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국가 정상이 틀린 사실을 앞세워 우호적 국가를 공개 비난한 것도, 그 나라 외교부가 ‘규탄’ 같은 적대적 용어로 상대국 정상을 반박한 것도 외교 상식에 어긋난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양국이 외교 채널로 조용히 해결하는 것이 서로의 국익에 맞는 행동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 정부의 반박에 대해 “반인권적이고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재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공익 추구가 사명인 정치와 언론에서도 매국 행위는 버젓이 벌어진다”며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야당·언론을 비난했다.
이스라엘의 과도한 군사 행동과 이로 인한 민간인 희생은 국제적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보편적 인권’을 강조할 목적이었다면 내용과 시기 등을 고려해야 했다. 전쟁 중인 국가를 상대로 소셜 미디어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인용하며 홀로코스트까지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이던 2023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해 이란이 반발하자 “외교 참사다. 기초적 사리 판단도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변명으로는 국익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며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3년 전 자신의 발언을 되돌아보길 바란다. 느닷없는 소셜 미디어 발언에서 시작된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건 대통령 자신밖에 없다.
'李 공소 취소'에 올라탄 범죄자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하더니
쌍방울 사건은 공소 취소?
범죄자 반사이익 보는 부조리
이런 國調, 결국 부메랑 될 것

민주당이 강경파 주도로 ‘이래도 되나’ 싶은 많은 일을 벌이고 있지만, ‘위법 소지’란 측면에서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의혹 국정조사’는 단연 앞 순위에 있다. 민주당이 ‘조작 기소’라고 찍은 7개 사건 가운데 1번은 쌍방울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등을 돕기 위해 총 800만달러를 북한에 줬다는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경기부지사를 지낸 이화영씨가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돼 있다. 이씨는 이미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쌍방울에서 수억 원을 받아 쓴 혐의가 인정돼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추가 기소됐다. 이 대통령 재판은 중단 상태다.
이화영씨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친분이 깊고 800만달러 전달에 깊숙이 관여했다. 만약 이 대통령 재판이 중단되지 않았으면 이씨가 2019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이를 보고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을 것이다. 이씨는 한때 보고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했다가 재판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검사가 거짓 진술을 하라고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연어 술 파티’도 그가 제기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걸 뒷받침할 직접 진술도 물증도 없는 상태다. 재판이 진행됐더라도 무죄가 나올 수 있다고 보는 법조인도 꽤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왜곡 사건’의 경우, 1심에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증거 부족’ 등이 이유였다. 그 사건 재판장이 민주당 공격을 가장 많이 받았던 지귀연 판사였다.
조작 기소 국정 조사의 목표가 공소 취소에 있다는 것은 먼저 민주당 지도부의 입에서 나왔다. 국정 조사에서 국정원도 조작 기소 공세에 가세했다. 김성태씨가 필리핀에서 북한 공작원 리호남에게 70만달러(800만달러의 일부)를 줬다고 진술했지만, 그때 리호남이 제3국에 체류했다는 걸 확인했다는 것이다. 리호남이 여러 여권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반박도 있지만, 국정원 얘기가 맞을 수도 있다. 당연히 피고인(이화영)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 하지만 나머지 730만달러만 따져도, 김성태와 관련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북한 인사가 돈 받고 써준 영수증도 나왔다. 이씨의 판결문에 자세히 들어가 있다.
이화영씨 측은 확정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를 예고했다. 확정 판결 사건은 특별사면을 받고,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검찰의 공소 취소로 지워 버리는 걸 기대할 수도 있다.
권력자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해 범죄자들이 득을 보는 사례는 이미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도 봤다. 검찰이 항소 포기를 하는 바람에 대장동 업자들은 수천억 원대 배임 책임의 면죄부를 받았다. 그들은 검찰이 범죄 수익으로 묶어 놓은 2000억원대의 대장동 수익을 풀어 달라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민주당이 조작 기소로 지목한 7개 사건에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조작 사건이 끼어 들어간 것도 어이없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특검을 남발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을 겨냥한 특검 3개를 돌린 뒤 ‘2차 종합 특검’을 또 만들었다. 이번 국조가 끝나면 또 하나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이화영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 수사와 구속, 기소용이란 얘기가 파다하다. 2차 종합 특검의 특검보가 김어준씨 유튜브 채널에 나와 40분간 수사 상황을 설명한 걸 보고 법조인들은 “정치 편향, 수사 기밀 유출, 여론몰이”라며 혀를 찼다.
권력은 유한하고 특히 청와대 권력이 그렇다. 또 어떤 정권이든 아킬레스건 한두 개쯤은 안고 출발하는데 그걸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명운이 갈리기도 한다. 수준 낮은 이번 국조는 보고 있으면 낯이 뜨거울 정도다. 여권 한쪽에서 “무기력한 야당 덕을 보고 있지만, 공소 취소 집착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목소리를 내진 않는다.
정부, 이스라엘에 '인권 침해' 책임 묻는 유엔 결의안엔 기권
지난달 27일 유엔인권이사회 통과 결의안
韓등 19국 기권… 美 문제 의식 등 고려한 듯
'보편적 인권' 앞세워 이·팔 문제 적극 개입하나
한미 관계에도 부담 가능성, 與는 트럼프 때리기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비판한 뒤 이 문제가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정작 이스라엘의 정책 및 군사 행동이 국제법에 위배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유엔인권이사회(UNHRC) 결의안에는 기권(abstain)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이번 국면에서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보편적 인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찾아봐야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이·팔 문제에 있어 우리의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했던 외교부의 다자(多者) 외교 초식에 일대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은 지난 2024년 10월 유엔 총회에서 2025~2027년 임기의 UNHRC 이사국에 당선돼 이를 수임(受任)하고 있다.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인권 상황’에 관한 결의안(A/HRC/61/L.35/Rev.1)을 찬성 24, 기권 19, 반대 4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인 군사 작전, 입법·행정 조치 등을 지적하며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독립된 조사위원회(COI)가 책임 규명에 나서고, 모든 나라가 팔레스테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를 공급한 나라·기업 같은 ‘제3자’에까지 추후 책임을 물을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중국, 파키스탄, 쿠바 등이 결의안에 찬성한 반면 국제 사회에서 자유·민주 진영에 속하고 한국의 유사 입장국으로 분류되는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 19국은 기권을 했다. 한국 역시 기권을 했는데 이사회의 이·팔 문제 관련 결의안이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10·7 테러를 저지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한 인권 침해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미국 측 문제의식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자 외교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 UNHRC 탈퇴를 지시했고, 지난 1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등 66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에 엄격한 국제법 잣대를 들이대 이게 표결에도 반영되면 이는 대미(對美) 외교에도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與는 트럼프 규탄 “美에도 尹같은 자 있나 보다”

한국 정부는 이·팔 양국이 분쟁 해결을 위해 독립된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는데, 이번 국면을 계기로 캐나다·호주·영국 등에 이어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가 인정’ 대열에 동참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팔레스타인 내에 상주 대사관은 없고 2005년 11월 설치된 대표사무소만 있어 비공식적인 외교·영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이스라엘에 전쟁범죄 책임을 묻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이제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그에 걸맞은 적극적인 행동으로 그 의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등 반미(反美)·좌파 성향 시민단체들은 13일 오후 서울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침략과 폭격’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 인사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트럼프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네타냐후는 이 대통령의 지적을 경청해야 한다”고 했고,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리버럴 성향 여배우인 메릴 스트립이 트럼프를 비판한 영상을 올리며 “한국의 윤석열 같은 자가 미국에도 있나 보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국제사회는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누구도 정면으로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데,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이 ‘그래선 안 된다’고 한말씀하신 것”이라고 했다. 윤미향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에 살고 있어 위로가 된다”며 “침략전쟁으로 세계를 통곡으로 몰아넣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성, 사죄가 문제 해결의 시작인데 미국은 지금 저들의 죄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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