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4시간 항암주사 고통 끝… 이젠 5분, 전신 혈액순환, ‘이 근육’만 움직이면 됩니다

太兄 2025. 7. 2. 20:09

4시간 항암주사 고통 끝… 이젠 5분으로 충분해요

제약사마다 정맥 주사 대신 맞기 편한 피하주사제 개발 경쟁

입력 2025.07.02. 00:37업데이트 2025.07.02. 10:33

유방암 치료제로 각광받는 ‘엔허투’는 지난해 매출이 5조원 이상인 대표적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다. 일본 다이이치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개발했고, 암세포만을 표적해 공격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현재 처방되고 있는 엔허투는 의료진이 환자 정맥에 투여하는 방식인데, 가정에서 환자 스스로 주사할 수 있는 방식이 새로 개발돼 30일부터 임상 1상에 착수했다. 복부, 허벅지 등의 피하(皮下)지방에 주사하는 피하 주사 제형으로 출시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이다.

그래픽=이진영

ADC 치료제 중 피하 주사(SC·Subcutaneous injection) 제형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허투 SC 개발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의 제형 변경 기술이 사용됐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임상에서 성공적 결과가 나오면, 앞으로 피하 주사가 글로벌 ADC 개발 기업들의 필수 제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SC 기술 보유한 K바이오

피하 주사(SC) 제형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항암제는 흡수 속도가 빠르고, 대용량을 투여할 수 있는 정맥 주사(IV·Intravenous injection) 치료제로 주로 개발됐다. IV 치료제의 단점은 반드시 의료진이 투여해야 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여 시간도 4~5시간 걸린다. 반면 피하지방에 주사하는 SC 치료제는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주사를 놓을 수 있고 투여 시간도 5분 내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 편의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주로 인슐린이나 비타민 등을 투여하는 데 사용되는 SC 제형이 항암제 등에도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SC 제형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SC 시장 규모는 2024년 335억6000만달러(약 45조8000억원)에서 2034년 699억40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SC 제형 전환 기술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테오젠은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변경할 수 있는 원천 기술 ‘ALT-B4’를 보유하고 있다. 사람 피하 조직의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인체 피부에 통로를 만들어 약물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알테오젠은 MSD와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를 SC 제형으로 개발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 이전 계약 규모는 43억1700만달러에 이른다. 키트루다SC는 연내 출시가 유력하다. 알테오젠은 지난 3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도 13억달러 규모의 ALT-B4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IV 제형의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제품을 SC 제형으로 변경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를 받았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 시밀러 램시마를 최초로 허가받은 데 이어, 이를 SC 제형으로 개발해 미국에서 ‘짐펜트라’라는 신약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짐펜트라는 다른 국가에서는 ‘램시마SC’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약물 농도를 높게 유지해 IV 제형과 같은 효능을 내도록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앱토즈마의 SC 제형도 6월 출시했다.

◇자동 주사기 개발도 치열

글로벌 제약사들도 SC 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 SC 제형은 유럽에서 승인을 받았고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약은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병행 치료 요법으로 사용되는 약으로, 렉라자의 매출도 커질 전망이다. 일본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도 FDA에 SC 제형 허가를 신청했다.

환자가 자가(自家) 투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오토인젝터(자동 주사 장비)’가 대표적이다. 약액이 미리 충전돼 있는 ‘프리필드 시린지(사전 충전 주사)’는 환자가 주사기에 약을 주입하는 과정이 생략돼 투약 시간이 줄지만, 바늘에 공포를 느끼는 환자들이 꺼렸다. 이를 개선한 오토인젝터는 주사 부위에 밀착한 뒤 스위치를 누르면 숨어 있던 바늘이 나와 약물을 손쉽게 투약할 수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종 바이오 시밀러를 오토인젝터 형태로 개발해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전신 혈액순환, ‘이 근육’만 움직이면 됩니다.

- https://youtube.com/watch?v=6SK9f7c097k&si=V31I3avrq5S4XSP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