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국힘 30대 당 대표자, 환골탈태 시작되려면

太兄 2025. 5. 13. 17:51

국힘 30대 당 대표자, 환골탈태 시작되려면

조선일보
입력 2025.05.13. 00:20업데이트 2025.05.13. 08:48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오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용태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에 35세 초선인 김용태 의원을 임명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국힘 최연소 의원으로 청년 최고위원과 비대위원을 지냈다. 단일화 이전투구의 혼란과 내홍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 정치인을 당의 얼굴로 내세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당 난맥상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하며 사과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당이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했다고도 했다. 작년 말 당의 어정쩡한 유감 표명 이후 당 대표자가 처음으로 명확하게 사과한 것이다.

느닷없고 황당한 계엄으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경제·안보 위기가 초래됐다. 생각지도 못했던 조기 대선으로 민주당 정권 등장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런데도 국힘 대표자가 이에 대해 사과하는 데 무려 5개월이 걸렸다.

지금 당의 핵심은 김 위원장이 아니라 김문수 후보다. 김 후보는 12일 계엄에 대해 국민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늦었지만 맞는 방향이다. 김 후보는 후보 선출 직후엔 “수많은 국민의 함성에도 대통령은 탄핵됐고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출당에 반대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과)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나섰다. 윤 전 대통령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지지를 얻어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또 한 번 심판을 받을 수 있다. 전체 국민이 아니라 일부 지지층만을 보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미 단일화 과정에서 국힘은 전무후무한 막장극을 보여줬다. 단일화 시너지는커녕 기존 지지층마저 고개 돌리게 만들었다. 대선은 포기하고 당권과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차지하기 위해 싸움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국힘이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면 뼈를 깎는 자기 쇄신을 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과 과감하게 단절하고 후보·지도부·의원 전원이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 인적 쇄신도 중요하다. 김 위원장 임명은 끝이 아닌 첫 단추여야 한다. 대선 때 한번 써먹고 말 얼굴마담이어선 안 된다. 사람을 바꿔야 당의 체질과 행태를 바꿀 수 있다. 대선 공약과 정책도 국민이 체감하고 청년들이 공감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내용이어야 한다. 대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자리든, 이권이든 개인 이익은 버려야 한다. 모든 것을 걸었다는 확실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국힘이 진짜 바뀌는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