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푸틴과 시진핑 나란히 앉았다

러시아가 9일 오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한 열병식을 열어 군사력을 과시하고, 중국과 밀착했다. 러시아는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의 항복을 받아낸 날(5월 9일)을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를 해마다 열어왔고, 1995년부터는 열병식도 하고 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앉았다. 푸틴은 지난해 열병식 땐 고령의 참전 용사들과 앉았었다. 푸틴은 이날 국가원수로서는 22번째 열병식에 참석했다. 그는 “진실과 정의는 우리 편”이라며 “온 나라와 국민이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전을 지칭)’에 참전한 이들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또 2차 대전 승리에 대해 “우호적인 중국인들을 비롯해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싸운 모든 이들의 투쟁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전날 푸틴과 시진핑은 7시간 30분 동안 연쇄 회담을 갖고 20여 건의 양자 문서에 서명하며 연대를 과시했다.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북한에 대한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제재와 탄압을 포기하라”며 북한을 옹호했다. 이어서 “미국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과 핵기술 동맹국 이전 등은 세계 안정 위협 요인”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열병식에선 러시아 육군 총사령관 올레그 살류코프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 장관의 사열을 받으며 병력 1만1000명을 이끌고 붉은광장을 행진했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RS-24 야르스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러시아의 최신 무기들이 광장을 가로질렀고, 최첨단 드론 등을 운용하는 제7독립무인시스템 정찰타격연대가 열병식 데뷔전을 치렀다.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벨라루스, 이집트, 라오스, 몽골, 미얀마, 우즈베키스탄 등 13국이 자국군을 내보냈다. 이날 중국군은 항일전쟁의 고난을 묘사한 ‘유격대의 노래’를 부르며 행진했고, 러시아 소년 군인들과 함께 반(反)파시즘 노래인 ‘카추사’를 불렀다.
북한군 부대는 열병식에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군 고위급은 행사에 참석했다. 푸틴은 열병식에서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 북한군 대표단 5명과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대사 일행과 일일이 악수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열병식 불참에 대해서는 그가 다자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전례가 없고, 북·러 양자 회담이 별도로 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올해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는 중국 등 전 세계 27국 대표단이 참여했다. 이 중 15명의 정상은 푸틴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 유럽의 친(親)러시아 지도자인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는 EU(유럽연합)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를 찾았다. 남미의 경제 대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자리했다. 작년 전승절 열병식에 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 국가와 쿠바·기니비사우·라오스 등 소수 우호국의 대표단만 참석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 정부는 북·러 군사 협력이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과거 러시아의 60주년 전승절 행사엔 노무현 대통령이, 70주년 행사엔 대통령 특사로 윤상현 의원이 참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부터 비우호국에 전승절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국가에 열병식 초청장을 보냈다.
러시아는 전승절을 계기로 8일 밤부터 우크라이나전 3일 휴전을 선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게임(game)에 불과하다”며 거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9일 하루에만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200여 차례 교전이 있었고, 러시아군의 공습은 18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열병식이 열린 모스크바에서도 극도의 경계 태세가 유지됐고,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여파로 러시아 전역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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