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난양배 초대 왕좌에… 中 왕싱하오 격파하며 8번째 메이저 우승
신진서(24) 9단이 난양배 초대 왕좌에 등극했다.
28일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2국에서 신진서는 중국의 왕싱하오(20) 9단에 227수 만 흑 불계승, 종합 전적 2대0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1국에서 기선을 제압하며 상대를 압박했던 신진서는 2국에서는 다소 위기를 맞기도 했다. 흑을 잡은 신진서는 초반 준비한 포석(布石)으로 왕싱하오를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67수에서 실수를 범하며 주도권을 왕싱하오에게 내줬다. 이후 상대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신진서는 112수에서 왕싱하오가 허점을 보이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좌변 전투에서 결정적인 한 수(119)를 두면서 단숨에 전황을 뒤집었고, 이후 주도권을 완벽하게 장악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대국 후반부에는 시간적인 여유까지 남기며 차분하게 승리를 가져왔다.
이 승리로 신진서는 통산 메이저 세계대회 8회 우승을 기록하며, 중국의 커제·구리 9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창호 9단(17회), 이세돌 9단(14회), 조훈현 9단(9회) 다음가는 기록이다.
신진서가 결승 무대에 진출할 때마다 항상 완봉승으로 승리를 가져간다는 징크스도 이번 대회에서 이어갔다. 강자와의 맞대결에서도 단 한 판도 내주지 않는 ‘결승 완승 본능’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
신진서는 이번 대회에서 중국 강호 판팅위, 롄샤오, 구쯔하오, 당이페이 9단을 연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반면 왕싱하오는 중국의 떠오르는 강자다. 이번 대회에서 커제, 랴오위안허, 리친청 등을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왕싱하오와의 상대 전적은 4승1패로 달아났다. 또한 이 승리로 전체기전에서 올해 11전 전승, 지난해 12월 21일부터 15연승을 달렸다. 이 중 국제대회에서 4연승 중이다.
난양배는 처음 열린 메이저 세계 대회로, 기존 세계대회와 다르게 피셔룰을 적용했다. 피셔룰은 착점을 할 때마다 지정된 초만큼 시간이 늘어나는 방식으로, 빠르게 두는 게 시간 배분에 유리하다. 제한 시간은 기본 2시간에 추가 시간 15초가 주어진다. 초읽기 소리가 나지 않는 점이 기존 대국과 다른 점이다.
중국바둑협회와 싱가포르바둑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25만 싱가포르달러(약 2억6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700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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