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와 美동맹국과 경제 단절땐 GDP 최대 51% 타격...복원 불능"
포린어페어즈 "먼바다 봉쇄 시 중국 경제는 39.9%, 미국은 3.6%만 타격 받아"
트럼프가 쥐고 있는 진짜 강력한 중국 카드
"트럼프, 중국 팽창 억제할 '디커플링' 카드는 결정적 순간까지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미국 워싱턴 DC에선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곧 추월한다는 경종(警鍾)이 울리지만, 중국 경제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속한 다국적 첨단기업들의 기술ㆍ제품 의존도가 높아서 서방 경제권과 광범위하게 단절(decoupling)되면 단기적으로 15~51%의 GDP 타격을 받게 되며, 장기적으로도 경제 궤적은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티븐 G 브룩스 다트머스대 정치학 교수와 벤 A 베이글 미 재무부 정책분석관은 미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 3ㆍ4월호에 기고한 ‘진짜 강력한 중국 카드(Real China Trump Card)’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분석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주요 경제 관계를 유지하되, 중국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면 막대한 경제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진정한 위기 순간까지 이 레버리지(leverage)를 쥐고 영토 팽창주의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 매파는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넘어, 아예 중국 경제를 첨단제품과 기술을 주도하는 미국ㆍ동맹국들 경제와 단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중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디커플링은 단 한 차례만 쓸 수 있으므로, 평시에는 ‘위기 관리(de-risking)’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다양한 12가지 디커플링 시나리오에서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가 받는 타격을 추정했다. 그 결과 미국 해군이 먼바다에서 봉쇄하면 중국 경제는 39.9%, 미국 경제는 3.6%가 혼란을 겪게 되지만, 미국의 경우는 곧 복원된다.
이들은 또 보다 엄격한 잣대로 중국 GDP를 평가하면 미국의 절반 수준으로, 이는 1975년 소련 경제가 최대였던 1975년 미국 경제의 57%에 못 미친다고 밝혔다.
◇위성이 찍은 중국 야간 불빛, 발표된 GDP 수준에 못 미쳐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우리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중국이 우리 것을 앗아간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에 내정된 엘브리지 콜비는 “이미 중국 경제가 미국보다 클지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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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24년 발표된 중국 경제 규모(GDP)는 19조 5000억 달러, 미국은 29조 달러(전세계 GDP의 25%)였다. 이 수치로 보면, 중국 GDP는 미국의 3분의2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 발표가 정확하다고 가정할 때, 실제 위성이 촬영한 중국 대륙의 불빛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엄격히 평가하면, 중국 GDP는 3분의1가량 과대포장돼 있어서 미국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한다. 2007년 리커창 당시 중국 총리는 “중국의 인위적인 수치는 참고용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에선 상환불능 투자도 GDP ‘성장’으로 둔갑
또 지난 30년 간 중국 GDP의 40%는 주택과 도로 건설ㆍ교통 인프라 사업 등을 집중 투자하는 성장 모델에 기반했다. 그 결과 중국의 빈집 비율은 20%로, 전세계 최고다. 또 도로 건설 비용이 사회에 창출되는 수익보다 훨씬 크다.
4만8000㎞에 달하는 초고속 철도망은 이용률이 매우 낮은 노선들을 다수 포함해, 10조 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선진국 경제에선 상환이 불가능할 투자는 GDP ‘감소’ 요인이 되지만, 중국에선 ‘성장’에 포함된다.
◇막강한 중국 제조업? 아이폰14의 중국 부품 가치는 4%
놀라움을 자아내는 중국의 제조업 생산능력도 제트 항공기ㆍ반도체 같은 복잡한 산업을 들여다보면, 훨씬 복잡하고 공급라인이 글로벌화돼 있으며 글로벌 생산에서 중국 밖의 대형 다국적 기업들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경제 매거진 포브스(Forbes)가 세계 2000대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살펴보면, 미국 기업이 전체 이익의 38%, 미국의 동맹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35%를 창출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기업은 16%였다. 이익은 경제적 힘을 측정하기에 좋은 기준이다. 어떤 분야에서 한 기업이 높은 이익을 창출하면, 그만큼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해 그 기업의 마진을 잠식하기가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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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은 특히 항공ㆍ우주, 방위 산업, 의약품ㆍ생명공학, 반도체 등의 첨단기술 산업에서 이익의 55%을 차지했다. 반면에, 중국의 첨단기술 산업은 전세계 이익의 6%에 불과했으며, 한국 기업의 이익 점유율보다 약간 더 높았다.
중국 기업들이 전세계 창출된 이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지정학적 의미가 없는 국내 은행ㆍ건설ㆍ보험에 압도적으로 쏠렸다.
◇중국이 생산하는 아이폰 14의 중국 부품 가치는 4%
중국 첨단 제조 산업의 상당 부분은 애플ㆍ보쉬ㆍ파나소닉ㆍ삼성ㆍ폴크스바겐과 같은 외국 기업이 만들고 설계한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과 전문성, 부품에 크게 의존한다.
예를 들어, 아이폰 14은 중국에서 조립돼 미국으로 수출되므로, 2018년에 미국은 이 제품에서 10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냈다. 그러나 타이완의 팍스콘이 소유한 중국 공장에서 조립한 아이폰 14에서 중국 회사 부품이 차지하는 가치는 4%에 불과하다. 미국이 32%, 한국 25%, 일본 11%, 타이완 7%였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한, 중국의 경제 성장에 복지에 기여하므로, 어느 외국 회사가 이 생산라인을 소유ㆍ통제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지정학적 관점에선, 이 구분이 매우 중요하다. 외국 기업이 철수하면, 중국 경제는 그만큼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경제 단절 시, 중국 GDP의 15~51% 영향 받고 복원 힘들어
저자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에 대해 광범위한 디커플링을 했을 때에,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타이완이 세계 경제에 편입됐을 때와 중국의 봉쇄ㆍ폭격ㆍ점령을 당했을 때 ▲중국과 미국ㆍ동맹국들 간 경제 관계가 단절된 정도 ▲이런 무역 중단이 전세계 공급 체인에 미치는 피해 등 3개 변수를 중심으로 각각의 정도에 따라 12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계산했다.
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몇 주~몇 달의 단기적 피해를 추정했을 때 중국은 대공황 같은 막대한 피해를 입어 GDP의 15~51%이 타격을 받는다. 반대로, 미국 경제가 입는 피해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을 디커플링했을 때 받는 피해는 극히 일부였다. 미국과 거의 모든 동맹국은 결국 기본 수준의 성장으로 돌아가지만, 중국의 경제 궤적은 영구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미국과 동맹국들도 단기적으로 물류 문제에 직면하지만, 중국 밖에서 대체 공장을 찾게 되고, 이렇게 떠난 기업은 새로운 공급 라인을 구축하는 수고를 고려할 때 계속 중국 밖에 남게 된다. 중국 내 미국과 동맹국 기업들은 이미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 광범위한 전시(戰時)경제 단절이 부과된다면, 많은 기업은 이 과정을 서두를 것이다
◇디커플링은 단 한 번 가능…중국의 영토 수정주의 억제할 지렛대로 잘 활용해야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에 가장 중요한 반도체 같은 분야에서만 교역을 대폭 제한하는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small yard, high fence)’ 방식을 취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파는 미ㆍ중 경제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급망을 ‘위험 관리(de-risk)’ 정도로는 중국이 제기하는 위험으로부터 미국을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중국 경제는 한 번만 단절시킬 수 있으므로, 분쟁이 없는 상황에서 디커플링을 몰아치면 중국의 무력 공격을 억제할 중요한 지렛대를 소진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 깊게 통합돼 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면 막대한 경제적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진정한 위기 순간까지 이 레버리지를 쥐고 있어야 한다.
반대로 미국이 평시(平時에 대규모 디커플링을 시작해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접근할 수 없게 되면, 중국은 첨단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효과적인 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격 기회마저 놓칠까 봐 더 신속하게 타이완에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동맹국들은 미국보다 디커플링 부담 더 커
또 미국이 평시 디커플링을 시도하면, 동맹국들과 파트너 국가들은 동참을 꺼릴 수 있다. 중국 경제와 단절되면, 독일은 미국의 2배, 일본은 3배, 한국은 7배 피해를 입는다. 미국 단독으로 디커플링을 하면, 중국 GDP에 미치는 악영향은 5~7%에 그친다. 이는 같은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입는 타격 4~5%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 평시에 2차 제재(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을 제재) 등을 통해 동맹국들을 디커플링에 동참하도록 강요할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는 동맹국들이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할 위험이 크다. 저자들은 “중국의 영토 수정주의가 심각한 위반으로 치닫지 않는 한, 중국에 대해 ‘위험 관리(de-risking)’라는 접근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나토(NATO) 군사훈련처럼 중국과의 경제전쟁 준비해야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개월 전에 군사적 대응을 계획했다.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은 예측 불가하며, 더 미묘할 수 있다.
저자들은 “NATO가 오랫동안 군사훈련과 협력을 유지했듯이,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과의 경제 전쟁을 준비하는 방법을 협력해야 한다. 공동으로 디커플링해도 국가마다 리스크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보완할지 미리 치밀하게 계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중국을 제지하려면, 세계 주요 기업들이 위치한 유럽의 동참은 필수적”이라며, 유럽에 러시아를 견제할 군사 지원을 하면서 유럽의 경제정책 협조를 받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고급 반도체 칩 제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기계를 제조하는 유일한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대중(對中) 수출을 차단한 것도 한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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