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성전, 십자군, 저항권" 경솔하고 위험한 선동 안 돼

太兄 2025. 1. 21. 18:58

"성전, 십자군, 저항권" 경솔하고 위험한 선동 안 돼

조선일보
입력 2025.01.21. 00:25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서울서부지법 청사 불법 진입 및 난동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최현석 서울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준비한 시위 선동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2025.01.20 /남강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직후 벌어진 서부지법 난입 시위는 담당 판사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20일 국회에 나와 “시위자들이 7층 판사실 중 유독 영장판사 방만 의도적으로 들어간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난동 사태로 체포한 90명 중 6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체포자 중에는 20·30대가 51%(46명)로 과반이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란 사실을 새삼 느낀다. 경찰은 폭력 사태가 발생한 경위는 물론 그 배후가 있다면 철저히 밝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폭력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 일부에서 “성전(聖戰)” “십자군” “저항권” 같은 말로 이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 경솔하고 위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폭력은 어떤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런 당내 인식들이 당에 결국 자해 행위가 될 뿐이란 사실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나오자 고무된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 역풍을 맞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극단 유튜버들의 자극적 선동이 법원 난동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한다. 서부지법 내부에 침입한 46명 중 유튜버도 3명이었다. 이들의 선동은 윤석열 대통령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는 유튜브를 통한 금전적 수익 창출을 위한 목적도 있다. 최근 국민의힘 일부는 이들 극단 유튜버들과 한편이 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역시 결국 자신과 당에 자해 행위가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원 난입이 국민의힘 때문에 발생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2023년 법원이 이재명 대표 구속 영장을 기각하자 “법원은 인권의 최후 보루”로 치켜세웠다가, 작년 선거법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하자 “사법 살인” “미친 판결”이라며 법원을 거칠게 공격했다. 내로남불이다. 여야 모두 20·30이 대거 연루된 이번 폭력 사태에 자신들 문제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