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삼성 반도체 보조금 6.9조 확정… 26% 줄어든 이유
미국 정부가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에 당초 발표했던 금액보다 약 26% 줄어든 보조금 47억4500만달러(약 6조9000억원)를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일 미국 상무부는 예비거래각서 체결과 부처 차원의 실사 완료에 이어 반도체법에 근거해 이 같은 보조금을 삼성전자에 직접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삼성이 향후 수년간 370억달러(약 53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텍사스주 중부에 위치한 현재의 반도체 생산 시설을 미국 내 첨단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의 종합적 생태계로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삼성에 대한 이번 투자로 미국은 세계 5대 최첨단 반도체 제조업체가 모두 진출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며 “이는 인공지능(AI)과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최첨단 반도체의 안정적인 국내 공급을 보장하는 동시에 수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받게된 보조금은 양측이 지난 4월 예비거래각서(PMT)를 서명할 때 발표한 64억달러(약 9조2000억원)보다 약 26% 줄어든 금액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서명 당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4조6000억원)를 투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규모와 투자 대상을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4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이번에 보조금이 줄어든 건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액 자체가 줄어든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초 삼성전자는 440억 달러를 투자하고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최종 투자 규모를 37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효율적인 글로벌 투자 집행을 위해 일부 중장기 투자 계획이 변동됐고 이에 따라 보조금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캠퍼스, 기흥 NRD-K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첨단 패키징을 포함한 생산 공장에 대한 충분한 생산 능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 중순 본격적으로 가동될 기흥 NRD-K에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총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기술 연구 및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밖에 2030년부터 용인 국가산단에 첨단 시스템반도체 라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받게되는 보조금은 줄었지만 전체 투자금액 대비 보조금 비중은 약 12.8%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앞서 상무부는 미국 인텔에 최대 78억6500만달러, 대만 TSMC는 66억달러, 미국 마이크론은 61억6500만달러를 각각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비중으로 보면 TSMC(10.2%), 인텔(7.8%), 마이크론(4.9%) 등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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