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유럽·日의 절반… 美는 이미 AI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
MWh당 산업용 전력요금 美 84달러
독일은 203달러, 일본은 146달러
싼 가격 덕에 美 15년간 82% 성장
11월 5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와 해리스의 대결은 접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및 예측에 따르면 접전 지역에서 트럼프의 지지세가 상승 추세에 있다. 해리스가 승리한다면 당분간 바이든 대통령의 노선과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은 확실하다. 반면 트럼프가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는 큰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트럼프의 핵심 공약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략의 핵심에는 에너지가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명확하다.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와 전력 요금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에너지 독립과 우위를 회복하며, 제조업 강국으로 부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공약이다. 우리 머릿속의 이미지와 달리 미국은 에너지 자립을 넘어 에너지 수출 국가로 변모한 지 오래다. 미국은 2019년부터 에너지 순 수출 국가가 되었다. 2023년 미국의 상위 5대 수출 품목 가운데 원유, 휘발유, LNG가 각각 1위, 3위, 4위를 기록하면서 에너지 분야에서만 650억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에너지를 통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는 유럽연합(EU)과의 비교를 통해 저렴한 에너지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임을 강조한다. 유럽외교협회(ECFR) 자료에 따르면 2008년 EU의 경제 규모는 16.2조달러로 미국의 14.7조달러보다 컸다. 하지만 2022년 미국은 25조달러로 성장했지만 EU와 영국을 합해도 19.8조달러에 불과하다. IMF에 따르면 15년 동안 EU는 6% 성장했지만 미국은 82% 성장했다. 트럼프는 EU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높은 전력 및 에너지 가격으로 성장이 둔화되었지만 미국은 셰일 혁명을 통해 전력 요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미국의 산업용 전력 요금은 저렴하다. 2022년 6월을 기준으로 미국의 MWh당 산업용 전력 요금은 84달러로 프랑스(137달러), 일본(146달러), 독일(203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트럼프는 미국의 전력 요금을 더 낮출 수 있지만 기후변화를 명분으로 하는 규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한다. 실제로 기후 및 환경 규제가 강한 캘리포니아주의 산업용 전력 요금은 MWh당 261달러에 이르지만 텍사스의 경우 63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급진 좌파의 방해로 이를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미국 내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을 어렵게 하는 모든 규제를 제거하고, 더 나아가 필요하다면 환경청(EPA)도 폐지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
트럼프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규제위원회 개혁과 기존 원전의 계속 운영 그리고 SMR에 대한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트럼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원자력 부문에서도 자립을 강조하고 있다. 원자로에 사용되는 우라늄도 최대한 미국에서 조달하여 외국, 특히 러시아로부터의 우라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런 트럼프에게 바이든 행정부의 자동차 배출 가스 및 연비 규제 및 전기차 보급 정책은 자동차 산업 일자리 감소와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인한 서민들의 삶을 어렵게 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중국을 이롭게 하는 이적 행위인 것이다. 화석에너지에 계속 의존할 경우 전기차, 태양광 패널, 풍력 및 배터리 등 미래 첨단 제조업 영역에서 미국이 중국에 비해 뒤떨어지게 된다는 비난에 대해 트럼프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저렴한 전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2023년 엔비디아가 생산한 376만대의 인공지능용 반도체가 소모하는 전력만 해도 미국 가정 140만 가구와 맞먹는다. 당연히 인공지능용 반도체 투자가 증가할수록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모건 스탠리는 데이터 센터 전력 사용량이 2023년의 15TWh에서 2024년에는 46TWh로 약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 은행 웰스파고는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관련 전력 수요가 2026년까지 5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인 ARM은 10년 내에 인공지능용 데이터 센터가 미국 전체 전력 소비의 20~25%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분석하였다. 트럼프의 입장에서 보면 저렴한 전력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승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원유 생산에 인공지능을 도입하여 높은 생산성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시추 설비는 2015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30만 배럴로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세계 1위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와 인공지능의 조합을 통한 선순환 구조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 구조에 전통 산업 부활 및 첨단 제조업 육성을 더해 중국을 제압하고 다시 미국을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것처럼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는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화석에너지 이외에 재생에너지까지 풍부한 에너지 대국인 미국이 이를 무기로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제조업 육성에 나설 경우 세계 경제 지형은 재편되고 제조업 일자리 역시 다시 미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은 2023년 대미 투자 1위 국가였다. 미국 우선 정책을 분명히 하고 있는 트럼프의 당선은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가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으로 향하도록 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美·러 농축우라늄 협력 막내려… 러시아서 33% 수입하는 한국의 고민 깊어져
러시아와 미국의 원자력 협력은 탈냉전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1993년부터 2013년까지 생산된 미국 전기의 10%는 구 소련의 핵무기에 탑재되어 있던 우라늄으로 만들어졌다. 소련 해체 이후 핵무기 안전이 문제가 되자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폐기된 핵무기의 고농축 우라늄을 구매한 후 희석해 원자력 발전소용 연료로 공급한 ‘메가톤에서 메가와트’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94기에 이르는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소 보유국인 미국은 2014년 이후에도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농축우라늄을 도입했다. 2022년 미국이 수입한 농축우라늄의 12%를 공급한 러시아는 캐나다(27%), 카자흐스탄(2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양국의 농축우라늄 협력은 지난 5월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산 농축우라늄 수입 금지법’에 서명하면서 막을 내리게 되었다. 금지법에 따르면 미국은 2028년부터 2040년까지 러시아로부터 농축우라늄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 당장 수입을 중단시키지 않은 이유는 러시아로부터의 수입분을 대체할 공급원 확보 또는 자체 생산 시설 건설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농축 시설 확충 등의 용도로 27억2000만달러를 사용할 계획이지만 2027년까지 러시아 수입분을 대체할 농축 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미국은 캐나다, 프랑스, 영국, 일본 등과 공동으로 핵연료 공급망 다각화를 위한 ‘삿포로 5′를 결성하고 42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탈냉전 시기 통합되었던 글로벌 우라늄 공급망이 다시 분리되고 있는 것이다. 농축우라늄의 33%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우리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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