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결론을 밝히지 못한 80분 회동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0분간 만나 김건희 여사와 의정 갈등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 대표는 한 달 전 대통령에게 단독 회동을 요청했지만, 회동은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회동 직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쟁점 사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냈는지 밝히지 못했다.
한 대표는 “나빠지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전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그리고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방안과 함께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을 말했다고 한다. 여야 의정 협의체를 제외한다면 한 대표 요청 사항은 대부분 김 여사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한 대표는 “정부의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무슨 답을 했는지 묻자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에 확인해 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따로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 되기로 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검찰은 최근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명태균씨와 그 주변 인물들이 김 여사의 카톡 메시지와 총선 공천 개입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한 달 전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나 선제적으로 조치하지 못하고 미루다 논란을 더욱 키운 측면도 있다. 한 대표 역시 회동 전부터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등 3대 요구 사항을 공개적으로 내놓으면서 자기 정치를 우선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 그리고 통상적 당정 관계에선 보기 드문 일이다.
평상시라면 대통령과 여당 대표 회동이 특별한 성과가 없이 끝나더라도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고, 다음 달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장외투쟁까지 예고했다. 김 여사 문제를 방치할 경우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국론 분열도 극심해질 것이다. 80분간 회동의 결과에 대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모습이 지금 여권이 처한 비정상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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