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한 OECD 1위...자살률 8.5% 치솟아 9년만에 최대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이 27.3명을 기록하며, 지난 2014년(27.3명)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사회적 고립과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며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한 사람은 35만2511명으로 1년 전보다 5.5%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사망률은 689.2명으로, 1년 전보다 5.3% 감소했다. 사망 원인 1위는 암(24.2%)이었고, 2위는 심장 질환(9.4), 3위는 폐렴(8.3%), 4위는 뇌혈관 질환(6.9%)이었다.
지난해 사망자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은 1만3978명으로 전체의 4%를 기록했다. 사망 원인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자살률(27.3명)은 1년 전(25.2명)과 비교하면 8.5% 치솟은 것으로, 남성의 자살률이 38.3명, 여성이 16.5명으로 각각 1년 전보다 8.4%, 9.0% 뛰었다.
코로나 이후 사회적·경제적·문화적 고립 상태가 두드러지면서 자살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다 같이 힘들었던 코로나 시기에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들이, 코로나 이후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이다. 코로나 때 이뤄졌던 경제적 지원이 끊기거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보복 소비현상이 나타날 때 참여하지 못한 데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이 대표적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사회적 고립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더 강하게 느낀다는 응답이 나오고 있고, 그로부터 영향을 받아 자살이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지난해 60대(60~69세) 자살률이 30.7명으로 1년 전보다 13.6% 증가하며, 전 연령대를 통틀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50대 자살률이 12.1% 늘어나며 그 뒤를 이었고, 40대가 9.3%, 30대가 4.4%씩 증가했다. 80대 자살률은 59.4명으로 1년 전보다 1.9%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를 통틀어 수치 자체는 가장 높았다.
정작 코로나로 인한 사망은 확연히 줄어든 추세다. 지난 2022년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 전체의 8.4%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는데, 지난해 들어 코로나 잠잠해지며 전체 사망자 가운데 비중이 2.1%로 줄어들었다. 2022년에는 전체 사망 원인 중 코로나가 3위였지만, 지난해에는 7계단 내려간 10위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 비교를 위해 연령 표준화를 거친 자살률은 24.8명이었다. 이는 OECD 전체 평균(10.7명)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압도적 자살 사망률 1위 국가이고, 우리 다음인 리투아니아(2022년 기준)는 17.1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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