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양

시어머니 신발

太兄 2024. 9. 13. 16:46

○ 시어머니 신발

집에 들어서는 시어머니를 보고 며느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침에 신고 나가신 따뜻한 털신은 온데 간데없고 다 해진 여름신발을 신고 들어오셨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신발이 왜 이래요?”

“어유, 미안하다. 잃어버렸어.”

며느리는 참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쪼들리는 살림살이에 큰맘 먹고 사드렸는데 얼마 되지 않아 그걸 잃어버리시다니..

“어디서 잃어버리셨어요? 다 낡아 빠진 신발은 뭐고요.”

역정이 실린 질문에 어머니는 우물쭈물 대답하셨습니다.

“응 그게..식당에서 신발이 바뀐 것 같아.”

“그 식당 어딘데요? 변상해 달라고 해야죠.”

어머니는 또 우물주물하며 대답을 피하셨습니다.

“에이, 놔둬라.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건데, 뭐.”

며칠 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시어머니가 인터넷에 올라왔다는 겁니다.

며느리는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동영상에서 어머니는 구걸을 하는 어느 남루한 할머니에게 신발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낡고 해진 여름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털신을 벗어건네면서 말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시려면 발이 시려서 안 돼요.이 신으로 어서 갈아 신으세요.”

할머니가 미안해하며 손을 내젓자 어머니는 계속 설득했습니다.

-“나는 전철에서 내리면 집이 금방이에요. 얼른 이걸로 신으세요.”

어머니는 미안해하며 주저하는 할머니한테 억지로 털신을 신겨 주고, 그 할머니가 신고 있었던 낡은 여름 신발을 신었습니다.

그렇게 신발을 바꿔 신고 행복한 웃음을 짓는 어머니, 미안한 웃음을 짓는 할머니.

그 광경을 감동 깊게 본 어떤 사람이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린 것이었습니다.

그런 사정도 모르고 신발을 잃어버렸다고 잔소리를 했으니.. 며느리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며느리는 시장 보러 나선 길에 어머니 털신을 한 켤레 다시 샀습니다.

또 어디서 잃어버리시더라도 절대 잔소리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

참된 사랑을 실천하는 시어머니 모습은 신앙의 모델이 되는 분이시군요.

'교 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웅  (6) 2024.09.14
귀이천목(貴耳賤目)  (2) 2024.09.13
공짜  (1) 2024.09.13
인생(人生)의 행복(幸福)  (2) 2024.09.12
함께 가야 할 同伴者  (1) 2024.09.12